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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장점이 뭔지 알아? 나는 초통령이야”…‘놀이터 차트’ 점령한 아이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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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세대 대표 걸그룹 아이브. 왼쪽부터 리즈, 레이 장원영, 안유진, 가을, 이서. 사진 스타쉽엔터테인먼트

4세대 대표 걸그룹 아이브. 왼쪽부터 리즈, 레이 장원영, 안유진, 가을, 이서. 사진 스타쉽엔터테인먼트

1990년대 ‘길보드 차트’(가판대 인기곡)가 있었다면 요즘엔 ‘놀이터 차트’가 체감 인기를 보여주는 지표다. 올 여름엔 아이브의 ‘러브 다이브’가 놀이터를 강타했다. 2018년 아이콘의 ‘사랑을 했다’가 어린이들 덕에 역주행한 이래 오랜만에 등장한 ‘놀이터 메가 히트’다. 동심까지 사로잡은 아이브는 데뷔곡부터 3연속 음원 1위, 음반 밀리언셀러에 등극하며 4세대 걸그룹 대표 주자로 자리매김했다.

‘장원영 포카’ 정보 공유하는 맘카페

알라딘에서 팔린 아이브의 음반 구매자 분포(9월 28일 기준)를 살펴보면 40대 비율이 압도적이다. ‘러브 다이브’(75만7721장 판매, 이하 써클차트 29일 기준)와 ‘애프터 라이크’(131만7615장 판매)는 40대 남녀 합쳐 40%나 차지한다. 팬심으로 산 경우도 있겠지만, 부모 사랑이 작용한 경우가 대다수다. 리뷰엔 ‘아이가 좋아해요’ ‘조카 선물로 샀어요’ 등 아이 선물용으로 샀다는 글이 많다. 맘카페와 지역카페에선 자녀들의 아이브 사랑에 부응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선 부모들의 체험기가 더욱 상세하다. 아이브가 대학축제에 온다는 소식에 ‘딸 아이가 가고 싶어하는데 대학교 축제 갈 수 있나요’, ‘주차 가능한가요’ 등의 정보를 공유하거나 포토카드(포카) 구하는 법을 문의하기도 한다.

아이브 앨범 구매 비율은 40대 여성, 10대 여성 순이다. 사진 온라인서점 알라딘

아이브 앨범 구매 비율은 40대 여성, 10대 여성 순이다. 사진 온라인서점 알라딘

멤버 장원영의 포카 이벤트를 한 SKT 대리점은 최근까지 초등학생들을 응대하느라 바빴다. 유튜브에는 한 대리점 앞에서 줄지어 장원영 포카를 받아가는 모습이 영상으로 올라와 ‘초통령 장원영’의 인기를 실감하게 했다. 장원영이 지난해 10월부터 모델로 있는 10대 겨냥 캐주얼 브랜드 키르시는 초등학교 고학년 사이 ‘핫 아이템’으로 떠오른 지 오래다. ’6학년 언니룩’ 혹은 ‘사랑의 열매룩’(로고가 체리)으로 불리며 인기를 끌고 있다.화장품 브랜드 이니스프리는 10대를 겨냥해 틱톡 채널을 열고 장원영 숏츠 콘텐트로 도배했다. 광고 업계 관계자는 “10대 타깃의 브랜드 제품들이 아이브를 광고 모델로 선호하고 있다. 유아·어린이 문구 쪽에서도 아이브 관련 문의가 있다”고 말했다.

놀이터 챌린지로 번진 아이브의 ‘러브 다이브’. 사진 유튜브 키워드 검색

놀이터 챌린지로 번진 아이브의 ‘러브 다이브’. 사진 유튜브 키워드 검색

상황이 이렇다 보니 피아노 학원, 무용·발레 학원 등 어린이가 가는 곳마다 아이브가 있다. 노래와 안무를 따라 해 영상으로 남기고, 키즈 카페에선 아이브 곡이 나오면 군무로 이어진다. 뚜아뚜지, 오마이비키, 포켓TV 등 발빠른 인기 키즈 콘텐트 채널에선 이미 아이브 관련 영상을 제작했다. 어린이들의 대표 취미인 슬라임(액괴)을 다루는 유튜버들은 배경음악으로 아이브 노래를 선곡하거나 아이브 관련 퀴즈를 내면서 많게는 7만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 중이다.

“아이브나라 공주님”

아이브는 어떻게 동심을 사로잡았을까. 누가 봐도 예쁜 비주얼에 더한 화려한 공주 콘셉트가 잘 맞아떨어졌다는 분석이다. 무대마다 보는 재미가 있는 멤버들의 도도한 표정 연기는 아이브만의 나르시시스트(자아도취) 세계관에 빠져들게 한다. ‘숨 참고 러브 다이브’라는 독특한 노랫말과 중독성 강한 멜로디는 어린아이 돌림노래가 되기 충분했다. 미취학 아동의 아버지인 A씨는 “아들이 유치원에서 들었다며 ‘러브 다이브’를 한동안 부르고 다녔다. 지난해 ‘나는 문어’ ‘회전목마’ ‘신호등’에 이어 올해는 ‘러브 다이브’가 어린이들의 떼창 송”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멤버 안유진이 tvN 예능프로그램 ‘뿅뿅 지구 오락실’을 통해 예능감까지 뽐내며 새로운 팬도 유입되고 있다.

아이브 멤버 장원영이 “공주님 맞아요?”라는 아역 배우의 질문에 “아이브나라 공주님”이라고 답한 59초의 영상은 178만뷰를 자랑한다. 사진 아이브 유튜브

아이브 멤버 장원영이 “공주님 맞아요?”라는 아역 배우의 질문에 “아이브나라 공주님”이라고 답한 59초의 영상은 178만뷰를 자랑한다. 사진 아이브 유튜브

멤버들이 모두 어리다는 점도 어필 포인트 중 하나다. 장원영(18)과 안유진(19)은 각각 만 14세, 만 15세에 아이즈원으로 연예계 데뷔했다. 레이(18), 리즈(18)도 하이틴으로 분류되고, 막내 이서(15)는 아직 중학생이다. ‘맏언니’ 가을(20)이 팀 내 유일한 20대다. 어린이들이 롤모델로 삼을만한 동경의 대상인 동시에, 나이 차이가 크게 나지 않는 또래 같은 친근함도 갖고 있다.

소속사는 어린이 팬 증가에 반색이다. 스타쉽 관계자는 “아이브 특유의 하이틴 콘셉트와 주체적인 이미지가 Z세대를 비롯한 어린 친구들의 취향과 맞아 떨어졌다. 같이 부르고 싶은 노래, 따라 하고 싶은 안무 등으로 발현되고 있다”고 말했다.

장원영도 “최근 들어 축제 현장에서 많은 분들, 특히 어린이 분들도 부모님과 함께 오셔서 아이브 노래를 떼창으로 다 불러 주시고 ‘러브 다이브’ 춤을 따라 추는 모습을 보고 너무 신기했다. 많은 분들이 데뷔곡 ‘일레븐’부터 ‘러브 다이브’, ‘애프터 라이크’까지 사랑해 주셨다. 앞으로도 좋은 활동 보여드리는 아이브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소속사를 통해 소감을 전했다.

아이브가 하이틴 콘셉트의 의상을 입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스타쉽엔터테인먼트

아이브가 하이틴 콘셉트의 의상을 입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스타쉽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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