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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사람이라면?" 책으로 만들자, 가을처럼 깊은 상상력

중앙일보

입력 2022.09.30 06:00

업데이트 2022.09.30 17:04

[그림책 선생님의 말랑말랑 책방]에도 가을이 찾아왔습니다. 찬란한 이 계절을 만끽하고 상상력도 키울 수 있는 책들을 서울 탑산초등학교 김설아 선생님이 추천합니다.

온 세상이 강렬한 빛깔로 차오르기 시작합니다.아이와 함께 그림책 옆구리에 끼고 가을 안으로 한 발짝 들어가 볼까요? 파란 하늘 아래 책 읽고 낙엽을 주워보고, 보고 싶은 친구를 떠올리며 편지도 써봐요. 가을 날의 멋진 도전을 판화로 새겨본다면 아름다운 추억으로 간직할 수 있답니다. 상상력과 표현력이 가을 하늘처럼 깊어질 거에요.

가을을 담아 쓴 편지

『가을에게, 봄에게』(사이토 린 · 우키마루 글, 요시다 히사노리 그림, 이하나 옮김, 미디어창비)

ⓒ미디어창비

ⓒ미디어창비

“만약 가을이 사람이라면?” 아이들에게 물었어요. 바바리 코트 깃을 세우고 고독에 빠진 사람, 약간 차갑고 까칠한 사람을 이야기하네요.『가을에게, 봄에게』도 이런 상상에서 시작됐어요. 계절이 모두 의인화 되어있거든요.

이야기는 봄과 가을이 서로 만날 수 없는 상황에서 펼쳐집니다. 봄은 가을이 무척 궁금해요. 가을에 대해 묻자 겨울은 ‘따뜻한 아이’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여름은 ‘차가운 녀석’이라고 하죠. ‘따뜻하고 차가운 애’. 도대체 가을은 어떤 아이일까요?

마침내 봄은 가을에게 편지를 씁니다. 벚꽃을 담아 자신을 소개하죠. 그 편지를 가을에게 전해 달라고 여름에게 부탁해요. 1년 후 잠에서 깨자 가을로부터 온 답장을 겨울이 건넵니다. 가을은 코스모스를 알려주네요. 이렇게 봄과 가을은 매년 한 통씩 편지를 주고 받아요. 그 계절의 꽃과 과일, 동물, 나무 등을 통해 서로를 알아갔어요.

가을이 봄에게 쓴 편지에는 이런 구절이 있어요. “내가 볼 수 없는 것을 많이 보여줘서 기쁘다”고요. “당신과 편지를 나누는 동안 나에게도 좋은 모습이 있다는 걸 깨달았다”고도 하죠. 상대를 알아갈수록 자신도 사랑하게 되는 존재가 있나요? 이 가을 나의 ‘봄’은 누구인가요?

📌이런 아이에게 추천해요
-계절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표현하고 싶어하는 아이

📌이런 이야기를 나눠보세요
-네가 가을이라면, 봄에게 어떤 답장을 해줄래? 가을의 어떤 모습을 소개해주고 싶어?
[예시]따끔 따끔 밤 송이를 소개해주고 싶어요. 가시 안에 단단한 껍질이 있고, 속 껍질까지 까보면 노랗고 달콤한 밤이 나와요. 봄에는 밤 송이가 어떤 모습일까요?
-여름과 겨울도 서로 만날 수 없잖아. 여름은 겨울에게, 겨울은 여름에게 어떤 편지를 쓸까?

📌이런 활동을 해보세요
-가을의 입장이 되어 봄에게 소개하고 싶은 아름다운 가을 풍경을 담아 사진을 찍어보고 편지를 써봐요. 아래 링크를 참고해 그림의 일부를 오려내고 풍경으로 채워봐요. 매일 보는 가을 풍경을 색다르게 즐길 수 있어요.
[예시]계절을 담은 그림 _ 샤메크 블루위 따라잡기
봄의 입장에서 자신이 상상한 ‘봄이’의 모습을 그리고, 가을에게 봄에 돋아나는 새싹을 소개한 편지에요. 봄이의 머리는 연둣빛 새싹으로 채웠네요.

ⓒ김설아

ⓒ김설아

판화로 새기는 가을의 깊이

『아기 곰의 가을 나들이』(데지마 게이자부로 글, 그림, 정근 옮김, 보림)

ⓒ보림

ⓒ보림

“와, 이걸 하나하나 파서 찍었다고요?” 판화 수업을 할 때 이 책을 보여주면 아이들의 입이 떡 벌어집니다. 동물의 털 한 올 한 올, 나뭇잎 맥과 물고기 비늘 하나 하나 섬세하게 파냈거든요. 일렁이는 강물은 역동감이 넘칩니다. 목판 음각이 그려낸 대자연의 깊이와 생명력에 절로 빠져들죠.

산이 울긋 불긋 물들고, 달빛이 물결에 일렁이는 어느 가을 밤이었어요. 아기 곰은 난생 처음으로 엄마와 연어를 잡으러 갑니다. 연어 떼가 몰려오네요. 엄마 곰이 늠름한 모습으로 강물로 뛰어 듭니다. 엄마 곰은 금세 커다란 연어를 잡아요. 하지만 아기 곰에게 그냥 주진 않죠. “네 힘으로 잡아야지!” 아기 곰이 스스로 연어를 잡도록 엄마 곰은 지켜만 봅니다.

아기곰은 안간힘을 쓰지만, 역시나 마음처럼 되진 않습니다. 안되겠다 싶었던 아기곰이 물 속 깊이 온 몸을 던집니다. 그리고 난생 처음 물 속 세상을 마주하죠. 그곳에선 연어들이 아기 곰을 피하지도 않고, 유유히 헤엄치고 있었어요. 아기 곰은 과연 연어를 잡았을까요?

이 책은 양육자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많아요. 아이를 믿고 기다려준다는 건 참 어려운 일이잖아요. 특히 아이가 새로운 일에 도전할 땐 말이에요. 아름다운 그림과 함께 엄마 곰의 너그럽고 포근한 마음씨를 되새겨보세요. 아이의 첫 도전과 성장을 묵묵히 응원하다 보면 이 가을도 한 층 깊어져 있을 겁니다.

📌이런 아이에게 추천해요
-올 가을 새로운 도전을 앞둔 아이
-판화 등 색다른 미술 기법을 접해보고 싶은 아이

📌이런 이야기를 나눠보세요
-아기 곰처럼 너도 처음 도전해서 힘들고 두려웠던 적이 있었어? 여러 번 도전해서 성공했을 때는 어떤 기분이 들었어?
[예시]줄넘기 쌩쌩이를 할 때 너무 어려워서 안 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처음으로 해내고 나니 하늘 높이 나는 듯한 기분이 들었어요.

📌이런 활동을 해보세요
-책 속 멋진 그림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간단한 미술 활동을 통해 이해해볼 수 있어요. 이 가을에 해보고 싶은 도전을 새겨 그려보는 건 어떨까요? 우드락을 활용해보세요.
①우드락 위에 원하는 그림의 도안을 올려놓고 볼펜으로 따라 그려봐요.
②도안을 치우고 다시 볼펜으로 꾹꾹 눌러가며 그림을 새긴다는 느낌으로 그려봐요.
③잉크 스탬프로 찍으면 멋진 판화 작품이 완성됩니다.
-더 간편한 활동으로는 스크래치 페이퍼를 활용해도 좋아요. 검은 도화지를 긁으면 알록 달록 색이 나오죠. 판화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느낌의 환상적인 작품을 만들 수 있답니다.

 서울 탑산초등학교 학생들이 지우개를 활용해서 판화를 찍어보는 활동을 했어요. 이렇게 만든 판화로 '고마워, 친구야'라는 학급창작그림책도 펴냈다고 합니다. ⓒ김설아

서울 탑산초등학교 학생들이 지우개를 활용해서 판화를 찍어보는 활동을 했어요. 이렇게 만든 판화로 '고마워, 친구야'라는 학급창작그림책도 펴냈다고 합니다. ⓒ김설아

낙엽으로 만드는 나만의 세상  

『Leaf Man』(Lois Ehlert, Harcourt)

ⓒHarcourt

ⓒHarcourt

영어 원서입니다. 영어라고 부담 갖지 마세요. 영어 잘 못해도 낙엽이란 가을의 언어 만으로도 충분히 책을 즐길 수 있거든요.표지를 넘기면 각양각색의 나뭇잎들이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흔히 볼 수 있는 낙엽들을 모아둔 것 인데도 가을의 색이 물씬 느껴져요.

이 나뭇잎들은 이제 낙엽 인간으로 변신합니다. 도토리 눈, 솔방울 입을 달고서요. 그때 어디선가 바람이 불어옵니다. 낙엽 인간은 그 바람을 타고 여행을 떠나요. 정처 없이 떠나는 여행길에서 온갖 친구들을 만나죠. 닭, 거위, 호박, 칠면조, 감자, 당근…역시 모두 낙엽으로 만들어졌어요. 단풍잎은 거위 발이었다가, 닭의 얼굴이 되기도 하죠.

바람 타고 떠나는 낙엽 인간의 여행은 언제까지 계속되는 걸까요? 누구를 만나서 끝내 어디로 가게 되는 걸까요? 답은 책 밖에 있습니다. 산책길, 나들이 길에 다양한 종류의 낙엽을 직접 주워 보세요. 낙엽 인간에게 내가 만든 가을 세상을 소개해주는 겁니다.

낱낱의 책장에도 주목해보세요. 다양한 모습의 나뭇잎처럼 책장의 생김새도 가지각색이거든요. 어느 쪽은 완만한 언덕 같고, 또 어느 쪽은 뾰족 뾰족 나무가 솟은 산을 닮았어요. 출렁이는 강물 같은 페이지도 있죠. 다양한 책장들이 한데 겹쳐진 모습은 저 멀리 펼쳐진 가을 풍경을 떠올리게 해요. 이제 두 눈으로, 손 끝으로 가을 여행을 떠날 차례입니다.

 📌이런 아이에게 추천해요
-바깥 나들이, 자연물 체험을 좋아하는 아이

📌이런 이야기를 나눠보세요
-낙엽 인간은 여행 중에 어디를 가보고 싶어했을 것 같아? 여러 친구들을 만나면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이런 활동을 해보세요
-낙엽을 주워 나만의 낙엽 인간과 친구들을 만들어봐요.낙엽을 모은 뒤 두꺼운 책 사이에 끼워 말려보아요. 이후 낙엽을 그대로 활용해도 되고 가위로 오려서 꾸며봐도 좋아요. 도토리, 밤, 솔방울 등을 곁들여도 좋습니다.
-낙엽을 비슷한 색끼리 분류해보고, 낙엽(가을)의 색을 물감으로 직접 만들어 봅시다.
[예시]낙엽에 깃든 가을의 색을 수채화, 아크릴 물감 등으로 그렸습니다.

ⓒ김설아

ⓒ김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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