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개혁’ 여론조사, 세대별 심층 분석했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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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위원회, 중앙일보를 말하다

중앙일보 독자위원회 9월 회의가 지난 27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중앙일보 사옥에서 김준영 위원장(성균관대 이사장)의 주재로 열렸다. 독자위원들은 한 달간 지면과 온라인에 보도된 중앙일보 콘텐트를 놓고 각자 견해를 기탄없이 밝혔다. 이들이 던진 예리한 비판과 통찰력 있는 조언의 목소리를 전한다.

이영주

이영주

▶이영주 전 서울대 인권센터 인권상담소장=16일자 3면 ‘이슈-신재생에너지의 역설’은 문재인 정부 때 태양광 사업으로 잘려나간 나무가 265만 그루이고 혈세의 쓰임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런데 기사가 사업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마치 태양광 자체에 다소 부정적인 이미지를 주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불편했다. 태양광이나 다른 재생에너지 활용의 불가피성을 염두에 두고 개선책은 무엇인지 살폈다면 더 좋았겠다.

신당역 역무원 피살 사건에 대한 여러 보도가 있었다. 무슨 이슈가 생길 때마다 거론되는 형사처벌 만능주의는 지양해야 된다고 본다. 스토킹 범죄의 특성에 맞춘 예방 조치, 제도 등이 제대로 활용됐는지 점검하는 기사가 있었으면 좋을 것 같다.

심재웅

심재웅

▶심재웅 숙명여대 교수=태풍 힌남노가 한반도에 오기 전 중앙일보는 다른 매체에 앞서 태풍의 위력과 예상 움직임, 사전 준비사항 등을 한 면에 걸쳐 상세히 소개했다. 국민의 피해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열심히 수행한 것으로 보여 좋았다.

여러 창간 기획물 중 관심 있게 본 건 26일자 ‘온난화가 빚은 금(金)전어’다. 기후변화가 주는 경고, 그리고 먹거리와 일생 생활에 직접 관련 있는 이야기를 자세히 전해줘서 의미와 임팩트가 컸다. 창간기획 한 번으로 끝나지 않고 지속적인 취재를 이어나가면 좋겠다.

정치 현안 기사가 여야 갈등, 대치 등을 계속 다루면 정치적 냉소주의를 키운다는 연구 결과가 많다. 반장급 기자들이 중요 정책이나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사안을 들여다보고 답을 찾아가는 형태의 보도를 한다면 좀 더 유익할 것 같다.

박인휘

박인휘

▶박인휘 이화여대 교수=9일자 추석 특집에서 ‘한가위 이슈’라는 제목으로 추석 이후 집값, 증시, 정국 전망 등 9개 섹션을 다뤘다. 연휴 기간 읽을거리를 제공해주었는데, 추석 때 그 기사들을 읽으면서 왜 소외계층을 위한 주제는 하나도 없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명절에 어려운 사람들의 소외감이 더 클 텐데 여기에 대한 관심이 왜 없었을까 하는 안타까움이었다. 3년 만에 맞이한 거리두기 없는 명절임을 감안해 조금 더 사회의 여러 곳을 비추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대통령 비속어 논란과 관련해 불필요한 논란이 확산된 데는 일정 부분 언론의 탓, 그리고 정치권의 탓이 있었다고 본다. 이번처럼 정답을 찾기 어려운 해프닝이 벌어질 때 언론이 제대로 가려내 주는 역할을 해야 할 것 같다.

김준영

김준영

▶김준영 성균관대 이사장=19일자 창간 기획으로 국민연금 개혁 관련 여론조사를 실었다. 다시 한번 연금개혁 문제의 중요성을 환기시킨 좋은 기획이었다. 다만 다음번 조사에서는 젊은 층과 노령층의 반응이 어떻게 다른지 세대별 조사를 깊이 있게 들어가 보는 시도가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16일자에 ‘169석 거야 독주’ 기사에서 노란봉투법·감사완박(감사원 독립 완전 박탈)법 등 여야 간 쟁점이 된 입법 현안에 대해 적극적인 보도를 했다. 위험성이 큰 입법에 대해서는 주요 내용과 문제점을 도표와 함께 부각시켜서 언론에서 더 강한 비판을 제기할 필요가 있지 않느냐는 생각이 든다. 입법 후 예상되는 문제점이나 후유증을 미리 예고하는 기회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홍지혜

홍지혜

▶홍지혜 오픈갤러리 디렉터=지난 2~5일 열린 세계적인 아트페어 ‘프리즈(Frieze) 서울 2022’는 7만 장의 티켓이 판매됐을 만큼 굉장히 큰 이벤트여서 풍성한 기사를 기대했는데, 본격적인 기사는 5일자가 돼서야 B6면에 보도됐다. 시점이 좀 늦은 감이 있다. 또 같은 날 2면에 ‘AI 화가의 우승…시대의 흐름인가, 예술의 사망인가’를 보도했는데, 프리즈라는 큰 행사를 놔두고 왜 AI 이야기를 2면에 실었을까 의아했다. 사람들 관심이 모아졌을 때 가려운 곳을 긁어주지 못하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15일자 2면 ‘내 관심사 몰래 수집했네…구글·페북에 1000억 과징금’ 기사를 읽고 정부의 결정이 반가웠고 개인정보 보호 관련 사안을 비중 있게 다룬 중앙일보의 결정도 좋았다는 생각을 했다.

김은미

김은미

▶김은미 서울대 교수=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과 중앙일보가 공동기획으로 ‘코로나 상처 딛고 아동·노령층부터 다시 살펴야’라는 제목의 기획 시리즈를 보도했다. 포스트 코로나 이슈를 꾸준히 다뤄주면서 이 문제에 대한 현실인식을 유지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기획물이 시기적절했고 반가왔다.

10일 보도된 ‘뉴스원샷-영국 새 총리의 스캔들 돌파력’은 젠더와 정치문화에 있어 여러 가지로 한국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가 많았던 기사다. 다만 반추해서 볼 수 있는 국내 사례 등에 대한 리서치가 첨부됐더라면 더 반향이 컸을 것 같아 아쉬웠다.

독자위원회

독자위원회

임유진

임유진

▶임유진 강원대 교수=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서거와 관련된 기사들이 많았다. 세계사에서 의미 있는 역할을 담당해왔다는 점에서 그에 대한 평가는 마땅히 이뤄져야 한다. 다만 중앙일보의 관련 기사는 다소 과도하다는 느낌이다. 장례식과 관련해 너무 자세한 내용들이 들어 있고 대부분 1~3면 주요 페이지에서 다뤘다. 또 여왕 평가의 이면에 영국의 식민통치 역사가 있다는 점 등 공과 사에 대한 평가가 균형 있게 이뤄져야 할 것이다.

‘노란봉투법’ 관련 기사가 이어지고 있다. 법안에 위헌 소지가 있지만, 중앙일보 기사들은 재계 측 주장만 반복하고 있다고 보인다. 보다 균형 잡힌 시각에서 입장을 정리해주는 기사가 도움을 줄 수 있다.

전병율

전병율

▶전병율 차의과대 보건산업대학원장=8월 25일자 1면 ‘이제 0.7명대, 세계 꼴찌 출산율 또 경신’ 기사와 17일자 중앙선데이 1·8·9면에 실린 ‘작년 결혼 19만건 사상 최저’ 기사 등은 저출산 문제의 심각성을 심층 분석해 시의적절했다.

16일자 ‘WHO 대유행 끝이 보인다’ 19일자 ‘실내 마스크는 당분간 써야’ 등 코로나19 기사가 두루 보도됐다. 치명률이 독감 수준으로 낮아지고 방역 규제가 대부분 철폐되는 상황에서 WHO 사무총장 발언 등을 전해 현 상황을 이해하는 데 많은 지침이 됐다. 오명돈 서울대 감염내과 교수 인터뷰는 정확한 상황판단이 들어 있고 일상생활 정상화에 역할을 할 기사라고 본다.

정진욱

정진욱

▶정진욱 시어스랩 대표=16일자 20면 ‘외국 섬과 협력이 인구대책? 지방소멸기금 실효성 논란’은 지방소멸대응기금이 단순히 ‘사업계획서 평가’로 기금을 배분할 게 아니라 실효성 있는 정책 중심으로 지원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문제점을 정확히 짚어 해결책까지 제시하는 미디어의 순기능을 충실히 이행했다.

21일자 중앙경제 1면 ‘조용한 사직 신드롬, 뉴노멀 되나’는 직원들의 업무스타일 변화 등과 관련해 기업들이 한 번쯤 생각해봐야 할 좋은 내용이라고 생각된다. 다만 엔데믹 시대에 대비하는 국내외 직장들의 구성원 업무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대응방안 등도 좀 더 다뤘으면 어땠을까 싶다.

지철호

지철호

▶지철호 고려대 특임교수=대형 태풍 힌남노와 관련해 사전 대비부터 진행 상황, 피해 상황 등을 빠짐없이 보도한 기사들이 많아 좋았다. 특히 산업 현장에도 태풍 피해가 컸다는 사실을 보도한 15일자 B2면 ‘산업부, 철강 수해복구 TF 가동’ 기사가 돋보였다.

1일자 1·3면에서 ‘론스타 사태 20년의 교훈’ 이슈를 기사화했고 2일자 16면에서 한국 정부 대리 변호사 인터뷰를 보도했다. 론스타 사태 이해를 돕기 위한 기사였으나, 이번 분쟁이 중재를 통한 결정이었다는 점을 감안해 중재의 의미, 중재인 선임, 중재 절차·방법·효과 등을 보도했더라면 독자들이 제대로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됐을 거라 생각해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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