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정진석 “야당 망국적 입법독재…민생경제협의체 만들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4면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가운데)이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마친 뒤 의원들과 악수하고 있다. 정 위원장은 이날 연설에서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을 겨냥해 ‘국정 발목잡기’ 프레임을 들고나오며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김경록 기자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가운데)이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마친 뒤 의원들과 악수하고 있다. 정 위원장은 이날 연설에서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을 겨냥해 ‘국정 발목잡기’ 프레임을 들고나오며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김경록 기자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9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정상외교에 나선 대통령을 향해 마구잡이식 흠집내기를 넘어 저주와 증오를 퍼붓고 있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혼밥외교’에 순방 기자단 폭행까지 당했던 지난 정부의 외교참사는 까맣게 잊고, 터무니없는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건의안까지 내놓았다”며 “제3세계 국가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무책임한 국익 자해행위”라고도 했다.

정 위원장은 약 1만3800자의 연설문에서 2500여 자를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는 데 할애했다. 그는 민주당에 대해 “의회 권력을 휘두르며 사사건건 국정의 발목을 잡고 있다. 자신들을 보호하고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망국적 입법 독재를 서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이) 이재명 대표의 사법 절차를 방탄하는 데만 169석 야당의 힘을 몽땅 쓰고 있다”고도 했다. 대장동 사건, 백현동 사건, 성남FC, 변호사비 대납 등 이 대표 관련 의혹을 나열한 뒤 “(이 대표는) 돈 한 푼 받지 않았다며 사법당국의 수사가 억울하다고 한다”며 “그러면 박근혜 전 대통령은 돈 받아서 감옥에 보냈나”고 물었다.

민주당이 추진했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과 ‘감사완박’(감사권 완전 박탈)을 언급하며 “사법을 정치에 끌어들여 이를 막으려 든다면 국민께서 결코 용납하시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정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 집권기를 “잃어버린 5년”이라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후 민생과 경제를 살리기 위해 온 힘을 쏟고 있지만 잃어버린 5년의 그림자가 너무 어둡고 짙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늘어난 규제와 세금, 탈원전 정책, 확대된 국가채무 규모, 한·미 동맹 약화와 한·일 관계 악화 등을 문재인 정부의 실정으로 꼽았다. 정 위원장은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의 국정 전환은 결국 이러한 잘못을 바로잡는 데서 출발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정 위원장은 민주당의 전향적 태세 전환을 호소하면서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제가 기억하는 과거의 민주당은 결코 이런 모습이 아니었다”며 1998년 김대중 전 대통령의 일본 대중문화 개방 등을 예로 들었다. 정 위원장은 “그때도 진보 진영은 반일 감정을 부추기며 우리 문화가 일본에 잠식될 것이라고 주장했다”며 “하지만 24년이 지난 지금 오히려 K팝, K드라마를 비롯한 우리 대중문화가 일본을 뒤덮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노무현 전 대통령은 진보 단체들의 극렬한 반발에도 과감하게 한·미 FTA(자유무역협정)를 추진했고 이라크 파병, 제주 해군기지 건설에 이르기까지 국익을 위한 지도자의 용기 있는 결단을 보여줬다”며 “김대중 전 대통령은 임기 동안 세 아들 모두 검찰 조사를 받았지만 단 한 번도 사법을 정치의 영역에 끌어들이지 않았다”고 했다.

다만 정 위원장은 “정부와 여당이 아무리 일하고 싶어도 야당과의 협치 없이는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민생법안을 협의할 ‘여야 민생경제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정 위원장의 연설이 끝난 뒤 “국민의 고달픈 5년을 선언하는 연설 같았다”며 “모든 것을 다 전 정부와 야당, 언론 탓으로 돌리는, 무한책임을 진 집권여당 대표의 연설로 보기에는 너무 부족한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고 비판했다. 또 “아마 국민께서 ‘그 대통령에 그 정당이구나’고 느끼실 것 같다”는 평가도 했다. 안호영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국정을 어떻게 풀고,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겠다는 비전이 보이지 않는 답답한 연설”이라고 평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