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근, 2003년 박진 발언 가져와 거취 압박… 19년 전 김두관 해임 되갚았다

중앙일보

입력 2022.09.29 21:14

업데이트 2022.09.29 21:17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수용하라고 촉구했다. 또 “해임건의안 이송과 무관하게 거취를 정해주는 게 보다 바람직할 것”이라고 박 장관을 압박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박홍근 원내대표가 29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박진 외교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 투표를 마친 뒤 대화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박홍근 원내대표가 29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박진 외교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 투표를 마친 뒤 대화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박 원내대표는 29일 박 장관 해임건의안 가결 후 기자들과 만나 "향후 국회의장이 정부로 이송할 것이고, 최종적으로 인사권자인 대통령 판단이 남아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또 "대통령이 국민의 70% 가까운 분들이 순방 외교 잘못을 꾸짖고 있는 상황을 결코 가볍게 받아들여선 안 된다"며 "의회 민주주의를 전면 부정할 게 아니라면 건의 형식이라도 대의기관의 결정 사항을 반드시 수용해야 할 것이라고 말씀드린다"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박 장관이 과거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대변인 시절 김두관 행정자치부 장관 해임건의안 통과 당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 승리”, “대통령이 수용해 상생 정치를 보여 달라”는 등 발언을 했다고 거론했다.

그러면서 “본인 스스로 과거 해임건의안 관련 이런 언급을 했기 때문에, 대통령이 국회의 해임건의안 결과를 이송받는 것과 무관하게 거취를 정해주는 게보다 바람직하지않을까란 생각을 가진다”고 부연했다.

또 “당시 박 장관은 해임건의안이 국회에서 의결된 뒤 한 달 이상 처리하지 않고 검토하겠다는 것은 대통령의 월권이자 헌법 정신 위배라고 비판한 바 있다”며 “본인이 한 말을 되새겨 볼 때가 됐다”고 지적했다.

노무현 정부 때인 2003년 김두관 행정자치부 장관은 국회 해임건의안이 통과한 후 진통 끝에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노 대통령은 해임건의안을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정치적 공세가 거세지면서 자리를 지키지 못했다.

박 원내대표는 해임건의안 처리 과정에서 대통령실과 여당을 향한 설득 시도가 있었다는 점도 언급했다.

그는 “국회의장은 대통령의 진솔한 유감 표명, 외교부 장관의 대국민 사과와 함께 외교안보 라인의 책임 있는 인사에 대한 조치를 취한다면 해임건의안 철회를 설득해 보겠단 입장으로 끝까지 여당을 설득하고, 그 뜻을 대통령실에 전달해 달라고 요청한 걸로 안다”고 했다.

이어 “돌아온 건 묵묵부답”이라며 “대통령이 국민께 먼저 진솔히 해명하고 사과했다면, 성의 있는 인사 조치를 취했다면, 해임건의안을 추진하는 데 있어 고민 안 할 수 없는 지점이 있었을 것“이라며“국회의장 제안마저 헌신짝처럼 내던졌다”고 정부 여당에 책임을 물었다.

국회의장 사퇴 권고안을 내겠다는 국민의힘을 겨냥해서는 “애처로운 상황”이라며 “고마워하기는커녕 정당한 절차와 중재에 최선을 다한 국회의장에 대해 사퇴를 공모하겠단 게 고작 생각한 결과물이냐"라고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 상황은 전적으로 대통령이 시작하고 대통령이 빚은 것“이라며“장관 해임건의안에서 그치지 않고 향후 대통령이 국민에게 진실을 고백하고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할 때까지 계속 문제 제기하고 싸워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국회는 이날 오후 본회의를 열고 '국무위원 외교부 장관 박진 해임건의안'을 총투표수 170표 중 찬성 168표, 반대 1표, 기권 1표로 가결했다. 해임건의안은 여당인 국민의힘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야당 의원들의 단독 표결로 해임건의안이 처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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