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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전 기사 꺼낸 김두관 "박진에 그대로 돌려줬다, 감회 남달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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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 연합뉴스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 연합뉴스

박진 외교부 장관의 해임건의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자 지난 2003년 박 장관(당시 한나라당 대변인)이 촉구한 행정자치부 장관 해임건의안 가결로 직을 내려놨던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년 만에 그대로 돌려드렸다”며 사퇴를 촉구했다.

김 의원은 29일 박 장관의 해임건의안이 가결된 직후 페이스북에서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 외교는 난맥상 그 자체였다”며 “박 장관은 대통령을 보좌하고 외교를 책임지는 국무위원으로서, 제대로 보좌를 못 하고 국익을 책임지는 외교 실패에 대한 책임이 크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개인적으로 감회가 남다르다”며 지난 2003년 9월 4일 한나라당 측이 당시 행정자치부 장관이었던 자신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가결한 보도를 공유했다. 해임건의안은 그해 6월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의 미군장갑차 기습점거 사건과 관련해 행정당국이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데 대한 책임을 물으면서 불거졌다. 당시 한나라당 대변인이었던 박 장관은 “국민과 국회의 의사를 무시하는 헌법 유린과 월권 행위를 중단하고 행정자치부 장관을 즉각 해임해야 할 것”이라며 사퇴를 촉구했다. 해임건의안이 가결된 직후 김 의원은 스스로 직에서 물러났다.

김 의원은 “해임건의안이 통과되자 박 대변인은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의 승리’라고 논평을 했다”며 “당시 저의 해임은 누가 봐도 부당하고 정치적이었지만, 저나 노무현 대통령은 국회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박 장관께 그대로 돌려드리면서 인간적인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이것 또한 정치”라고 했다.

이어 “오늘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건의안 통과는 외교 실패와 무능함에 대한 국민의 엄중한 경고이자 회초리”라며 “대통령과 정부 여당은 겸허히 국민의 뜻으로 받들고 국정 정상화의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재석 의원 170명 중 찬성 168명, 반대 1명, 기권 1명으로 박 장관의 해임건의안이 가결됐다. 국민의힘은 이번 해임건의안에 반대하며 단체로 퇴장해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의원들만 표결에 참여했다. 국무위원에 대한 해임건의안이 가결된 건 지난 1987년 개헌 이후 4번째다.

박 장관은 해임건의안 통과 이후 입장문을 통해 “외교는 어떠한 경우에도 정쟁의 희생물이 되어서는 안된다”며 “흔들림 없이 맡은 바 소임에 최선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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