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고발사주 의혹' 김웅 무혐의…김건희 여사는 각하

중앙일보

입력 2022.09.29 17:52

업데이트 2022.09.29 19:06

국민의힘 김웅 의원이 지난 4월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검수완박' 법안을 처리하기 전 세번째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을 하는 모습. 김상선 기자

국민의힘 김웅 의원이 지난 4월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검수완박' 법안을 처리하기 전 세번째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을 하는 모습. 김상선 기자

검찰이 이른바 ‘고발사주’ 의혹과 관련해 김웅 국민의힘 의원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김건희 여사에 대해서도 “수사할 이유가 없다”며 각하 결정을 했다. 지난해 9월 조성은씨의 폭로에 기반한 인터넷 매체 뉴스버스 보도로 의혹이 불거진 이후 약 1년 만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와 검찰의 수사가 마무리된 것이다.

공수처 “김웅·손준성 공모관계”…검찰은 “인정 안 돼”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부장검사 이희동)는 고발사주 의혹과 관련해 김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형사절차전자화법 위반, 전자정부법 위반 혐의에 대해 전부 혐의없음으로 불기소 처분했다고 29일 밝혔다.

김 의원은 손준성(사법연수원 29기) 서울고검 송무부장(당시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과 2020년 4월 총선 직전 당시 여권에 부정적인 여론을 형성하기로 공모하고, 여권 인사에 대한 고발장과 실명 판결문을 주고받은 혐의를 받았다.

앞서 공수처는 지난 5월 4일 손 부장을 공직선거법 위반,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형사절차전자화법 위반,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김 의원에 대해선 “공직선거법 위반 부분에서 손준성 검사와의 공모관계가 인정된다”라면서도 “공수처법상 기소대상 범죄에 해당하지 않는다”라며 네 가지 혐의를 검찰에 이첩했다. 사건 당시 김 의원은 국민의힘의 전신인 미래통합당의 총선 후보자이긴 했지만, 의원이나 검사 등 고위공직자 신분은 아니었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공수처와 다른 판단을 내놓았다. 공수처는 고발장이 손 검사에서 김 의원으로 전달됐고, 김의원이 이를 조씨에게 줬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검찰은 손 검사에서 김 의원으로 고발장이 전달된 사실을 입증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봤다.

검찰은 “손 부장이 최초로 고발장을 발송한 이후 김 의원이 수신하는 과정에 제3자가 개입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라고 설명했다. 조씨가 메신저를 통해 받은 파일에 '손준성 보냄'이란 표시가 남아있다는 사실만으로는 김 의원이 손 검사로부터 직접 고발장 등 파일을 받았다고 단정하기 힘들다고 본 것이다.

공직선거법 위반도 혐의가 없다고 검찰은 판단했다. 김 의원은 고발장을 수신한 이후 조씨에게 전달했다. 그러나 조씨는 고발장을 미래통합당 법률지원단에 전달하지 않았고 실제 고발로도 이어지지 않았는데, 이를 선거(2020년 4·15 총선)에 영향을 미친 행위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김 의원이 조씨에게 고발장을 넘긴 행위만으로도 선거에 영향을 미친 행위라고 볼 수 있는 게 아니냐”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검찰은 “민간인이었던 김 의원이 역시 민간인 신분인 조씨에게 고발장을 주는 행위를 특별한 범죄로 볼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김 의원은 검찰 조사에서 “사건 당시 여러 제보가 있어서 제보를 받는 대로 조씨에게 넘겼고 그 이후에는 고발 여부에 대해선 신경 쓰지 않았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고발사주 의혹의 제보자인 조씨도 “특별히 고발장을 빨리 내야 한다는 마음이 없었고, 지난해 5월까지 가지고 있다가 뉴스버스 기자와 이야기하다가 그때 비로소 고발장이 생각 났다”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김 의원이 고발장을 조씨에게 전달한 것만 봐도 선거에 영향을 줄 의도가 없었던 것으로 검찰은 판단했다.

'고발 사주' 의혹 최초 제보자 조성은씨가 지난해 11월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에서 고소인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는 모습. 뉴스1

'고발 사주' 의혹 최초 제보자 조성은씨가 지난해 11월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에서 고소인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는 모습. 뉴스1

공수처, 전문가 ‘불기소 권고’에도 기소 강행했지만

검찰이 손 부장을 불기소하는 데에는 지난 4월 19일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공수처 공소심의위원회의 판단도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당시 공소심의위는 손 부장과 김 의원에 대해 두 명 모두 불기소할 것을 권고했다. 그러나 공수처는 손 부장 기소를 강행했고, 김 의원을 검찰에 넘겼다.

검찰은 손 부장 외에 함께 고발된 김 여사를 두고 “고발인의 진술 외에 별다른 증거도 없고 수사할 만한 단서도 발견하기 어려워 별도로 소환 조사 하지도 않았다”라며 각하 처분을 했다고 밝혔다.

고발사주 의혹 이후 “고발사주 의혹 제기 과정에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이 부적절하게 개입했다”라는 ‘제보사주’ 의혹이 불거지기도 했다. 제보사주 의혹 수사는 이달 초 검찰에 의해 전부 불기소로 매듭지어졌다.

앞서 공수처는 지난 6월 10일 박 전 원장의 국가정보원법 위반과 공직선거법 위반,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를 혐의없음으로 불기소 처분했다. 국민의힘이 공범으로 고발한 조씨와 전직 국정원 직원 A씨에 대해선 국가정보원법 위반 혐의를 불기소한 뒤 나머지 두 개 혐의는 검찰에 이첩했고, 검찰은 남은 혐의에 대해서도 혐의없음으로 불기소했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이 지난 8월 16일 오전 검찰의 압수수색을 마치고 여의도 자택을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이 지난 8월 16일 오전 검찰의 압수수색을 마치고 여의도 자택을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현장검증 실시

한편 이날 검찰은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과 관련해 피해자가 실종됐던 연평도 해역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현장 검증을 진행했다. 실종 시점인 2020년 9월 21일과 계절적 시기가 유사한 이 날을 현장 검증일로 결정했다는 설명이다. 현장 검증은 30일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Innovation La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