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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아울렛 스프링클러 논란...대전시 "수도 계량기 보면 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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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8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대전 현대 프리미엄 아울렛 화재사고 당시 스프링클러·소화전 등 소방설비 작동 여부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수도 검침으로도 추정이 가능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전경찰청 김항수 과학수사대장이 현대아울렛 지하주차장 현장감식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신진호 기자

대전경찰청 김항수 과학수사대장이 현대아울렛 지하주차장 현장감식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신진호 기자

대전시 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는 29일 "화재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막대한 양의 물을 사용했다면 (수도) 계량기 검침만으로도 소방설비 작동 여부를 알 수 있다"라며 “스프링클러와 소화전이 정상 작동했다면 계량기 수치가 평소보다 많이 올라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시 등에 따르면 대전 현대아울렛에는 수도계량기 2개가 설치돼 있다. 대전상수도사업본부가 대형 관로를 통해 공급하는 물은 현대아울렛 건물 주변에 설치된 계량기를 통해 내부로 들어간다. 물을 사용하는 만큼 계량기에 수치가 기록되고 이를 근거로 사용료를 부과한다. 스프링클러와 소화전을 작동할 때도 계량기를 통해 내부로 공급된 물을 사용한다.

대전시 "현대 측 법정대응 우려, 공개 어렵다"  

대전시와 상수도사업본부는 관련 자료를 확보하고 있지만, 공개는 어렵다고 한다. 현대아울렛 측이 “개인정보를 공개했다”며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을 우려해서다. 하지만 경찰 등 수사기관에서 자료를 요청할 경우 곧바로 제출이 가능하다고 한다.

지난 28일 대전경찰청 수사관들이 압수수색을 위해 대전 현대아울렛으로 들어가고 있다. 최종권 기자

지난 28일 대전경찰청 수사관들이 압수수색을 위해 대전 현대아울렛으로 들어가고 있다. 최종권 기자

대전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는 “언론보도와 (이장우) 대전시장 브리핑을 통해 소방시설 미작동 의혹 뉴스를 접했다”며 “지금 당장에라도 현재 (수도) 계량기 수치와 7~8월 수치를 공개할 수 있지만, 법적인 문제 때문에 곤란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경찰에서 빨리 관련 자료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지난 26일 화재 진화 때 현장에서 출동했던 119 진화대원이 “스프링클러와 옥내소화전이 작동하지 않았다”고 보고했다. 당시 소방관들은 “옥내소화전에 소방호스를 연결했는데 물이 나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밖에 있는 소방차에서 호수를 연결하는 바람에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게 이들의 얘기다. 다른 소방관들은 “스프링클러도 작동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28일 오후 이장우 대전시장이 현대아울렛 화재 사고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 대전시]

28일 오후 이장우 대전시장이 현대아울렛 화재 사고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 대전시]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의 합동감식 결과, 지하주차장 스프링클러는 화염으로 녹아내린 상태라 작동 여부는 확인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작동 여부를 방재실에서 자동으로 기록하는 만큼 언제 작동했는지, 정상 작동했는지 등은 관련 자료를 확보한 뒤 확인이 가능할 것으로 경찰은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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