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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온, 호주에서 리튬 50만t 수급 MOU “IRA 대응 차원”

중앙일보

입력

지난 28일(현지시간) 호주 퍼스시에서 류진숙 SK온 전략 담당(오른쪽 셋째)과 론 미첼 글로벌 리튬 매니징 디렉터(넷째)가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있다. 사진 글로벌리튬

지난 28일(현지시간) 호주 퍼스시에서 류진숙 SK온 전략 담당(오른쪽 셋째)과 론 미첼 글로벌 리튬 매니징 디렉터(넷째)가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있다. 사진 글로벌리튬

SK온이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과 급증하는 전기차 배터리 수요에 대응해 배터리 핵심 소재 공급망을 강화한다고 29일 밝혔다. SK온은 지난 28일(현지시간) 호주 퍼스시에서 배터리 원료 업체인 글로벌리튬과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SK온 관계자는 “글로벌리튬이 소유·개발 중인 광산에서 생산되는 리튬 정광(스포듀민)을 장기간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다”며 “글로벌리튬이 추진 중인 생산 프로젝트에 지분을 매입할 기회도 얻게 됐다”고 전했다. 글로벌리튬 측도 MOU 사실을 알리면서 “SK온은 포드·현대차·폴크스바겐 등 완성차 업체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업체”라고 소개했다.

리튬 가격 1년 전보다 t당 7000만원 올라  

이번 MOU는 미국 IRA 시행에 따라 7500달러(약 1080만원) 규모 세제 혜택이 주어지는 북미산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IRA는 전기차 배터리에 북미산 광물 비율을 높이도록 요구하고 있다. 호주와 같이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에서 나온 광물도 북미산과 같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SK온은 글로벌리튬과 함께 광물 채굴과 리튬 중간재 생산 등 추가 사업 기회를 모색할 예정이다. 2018년 설립된 글로벌리튬은 호주 증권거래소에 상장됐으며, 현재 호주 내 2개 광산에서 리튬정광 채굴 사업을 하고 있다. 이 광산들의 리튬 매장량은 총 50만t으로 추정된다. 전기차 1000만 대 규모에 들어가는 양이다.

호주 배터리 원료 업체 글로벌리튬이 보유한 광산. 노란색으로 표기된 두 광산에서 리튬 채굴 사업을 하고 있다. 사진 글로벌리튬

호주 배터리 원료 업체 글로벌리튬이 보유한 광산. 노란색으로 표기된 두 광산에서 리튬 채굴 사업을 하고 있다. 사진 글로벌리튬

‘하얀 석유’로도 불리는 리튬은 배터리 양극재의 필수 원재료로,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해 가격이 치솟고 있다. 지난해 9월 t당 2만 달러(약 2877만원) 수준이었던 리튬 가격은 올해 9월 6만7000달러를 넘어섰다. 호주는 세계 최대 리튬 생산국이자 니켈‧코발트 등 다른 배터리 핵심 광물 주요 생산국으로도 자리 잡고 있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도 IRA에 대응하기 위해 캐나다의 배터리 원료 업체와 리튬과 코발트 공급 MOU를 지난 22일 체결했다. 현지 업체 엘렉트라로부터 내년부터 3년간 황산코발트 7000t을 공급받기로 했다. 또 2025년부터 5년간 아발론이 생산하는 수산화리튬 5만5000t을, 10년간 스노우레이크가 생산하는 수산화리튬 20만t을 받을 수 있다.

SK온도 호주 외 캐나다·브라질·아르헨티나 등에서 원료 확보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독일 무역보험기관과 한국 무역보험공사 등을 통해 약 2조7000억원 규모 투자 재원을 마련했다. 현재 니켈·코발트·망간(NCM) 계열 배터리를 생산 중이며, 올해 니켈 비중을 약 90%까지 높인 NCM9 배터리를 양산하고 있다.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기관인 SNE리서치 집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세계 최대 배터리 기업인 중국 CATL이 약 18조7000억원으로 전체 시장의 30%를 차지하며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약 8조원에 14%의 점유율로 2위, 삼성SDI(4조1000억원·7%)와 SK온(2조8000억원·5%)은 각각 4위와 6위를 차지했다. 류진숙 SK온 전략담당은 “이번 협약은 SK온의 글로벌 생산력과 지속 가능한 성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양사는 공급망 확대를 위한 추가 사업 기회를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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