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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안규백, 한·미·일 대잠훈련 미리 공개…국방부 "매우 유감"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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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가 한국ㆍ미국ㆍ일본 3국 연합 대잠수함전 훈련의 일정과 내용을 야당 국회의원이 소셜미디어(SNS)에 사전 공개한 사실에 유감을 표명했다. 앞서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의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8일 페이스북에 “이달 30일 한ㆍ미ㆍ일 3국 해군이 동해상에서 연합훈련을 실시한다”는 글을 올렸다.

국방부는 29일 입장자료를 통해 “대잠전 훈련의 경우 상당 수준의 보안이 요구되는 훈련임을 고려해 사전 언론의 협조를 구해 발표시기를 조율했으나, 훈련 관련 일부 내용이 개인 SNS를 통해 공개된 점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ㆍ미 연합 해상훈련에 참가한 한ㆍ미 해군 함정들이 29일 동해 상에서 기동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 앞줄 다섯 척의 왼쪽부터 한국형구축함 광개토대왕함, 이지스구축함 서애류성룡함, 미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함, 미 이지스 순양함 첸슬러스빌함, 미 이지스구축함 벤폴드함. 해군

한ㆍ미 연합 해상훈련에 참가한 한ㆍ미 해군 함정들이 29일 동해 상에서 기동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 앞줄 다섯 척의 왼쪽부터 한국형구축함 광개토대왕함, 이지스구축함 서애류성룡함, 미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함, 미 이지스 순양함 첸슬러스빌함, 미 이지스구축함 벤폴드함. 해군

국방부는 “북한 핵ㆍ미사일 위협 대응을 위한 방어적 성격의 대잠전 훈련은 과거에도 이미 실시한 바 있는 한ㆍ미ㆍ일 3자간 훈련”이라며 ”이번 훈련은 북한 핵ㆍ미사일 대응을 위한 한ㆍ미ㆍ일 군사협력을 2017년 이전 수준으로 복원해 나가겠다는 국방부 조치의 일환”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은 미국ㆍ일본과 지난 2017년 4월 3일 제주 남쪽 한ㆍ일 중간수역 공해 상에서 대잠전 훈련을 벌였다.

국방부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 능력을 갖춘 북한 잠수함에 대한 탐색ㆍ식별과 추적 능력을 향상하기 위한 것”이라며 “훈련 지역은 북한 SLBM 위협과 잠수함의 주요 활동 예상해역을 고려해 동해 상의 공해구역을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안규백 의원이 “훈련 장소가 독도에서 불과 150여㎞ 떨어진 곳(동해 싱 공해)”이라고 쓴 데 대해 국방부가 반박하는 대목이다.

김승겸 합참의장과 폴 라캐머라 한ㆍ미연합사령관이 27일 동해 상에서 한ㆍ미 연합 해상훈련에 참가한 미국 해군의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함을 방문한 뒤 전투기의 착륙을 지켜보고 있다. 합동참모본부

김승겸 합참의장과 폴 라캐머라 한ㆍ미연합사령관이 27일 동해 상에서 한ㆍ미 연합 해상훈련에 참가한 미국 해군의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함을 방문한 뒤 전투기의 착륙을 지켜보고 있다. 합동참모본부

실제로 최근 동해에 맞닿은 북한 함경남도 신포의 조선소에서 신형 SLBM 잠수함 진수에 관련한 움직임이 나타나 한ㆍ미 당국이 감시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국방부는 “한ㆍ미ㆍ일은 긴밀한 협조를 통해 필요한 추가적 보안 조치를 강구하는 가운데 훈련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해군은 30일 동해에서의 3국 연합 대잠수함 훈련 시작을 이날 공식 발표했다. 이번 훈련엔 해군의 구축함 문무대왕함(4400t급)이 참가하며, 미국 측에선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함(CVN 76), 이지스 순양함 챈슬러스빌함, 이지스 구축함 배리함ㆍ벤폴드함 등으로 짜인 제5항모강습단이 나선다. 일본 측 참가 전력은 구축함인 아사히함(5100t급)이다.

3국 연합 훈련의 지휘관은 마이클 도넬리 미 제5항모강습단장(준장)이다. 훈련은 각국 참가전력이 잠수함을 탐색ㆍ식별ㆍ추적한 뒤 관련 정보를 상호 교환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앞서 미 항모를 포함한 한ㆍ미 해군은 26~29일 동해의 한국작전구역(KTO) 해상에서 연합훈련을 펼쳤다.

지난 6월 29일(현지 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이페마 국제회의장에서 한국의 윤석열 대통령(왼쪽부터),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 일본의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한ㆍ미ㆍ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지난 6월 29일(현지 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이페마 국제회의장에서 한국의 윤석열 대통령(왼쪽부터),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 일본의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한ㆍ미ㆍ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5년 만의 3국 연합 대잠전 훈련은 지난 6월 스페인 마드리드 나토(NATOㆍ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서 한ㆍ미ㆍ일 3국 정상이 따로 모여 북한 핵ㆍ미사일 대응을 위한 3국 간 안보협력 수준을 높여가는 방안에 대해서 긴밀히 협의해 나가기로 합의한 데 따른 조처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일본 해상자위대는 대잠전과 소해(기뢰 제거)전에선 아시아 최고의 실력을 갖췄다. 미국이 주도해서 한ㆍ일간 군사 교류를 늘려 북한 핵ㆍ미사일 대응능력을 키우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윤석열 정부가 국내 정치적 부담을 지면서까지 안보 사안을 위안부ㆍ징용 등 현안과 분리하려고 한다”며 “일본도 한국에 맞장구를 쳐줘야 한·미·일 협력이 지속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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