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핵항모 훈련 중 미사일 쏜 북한 침묵 이유는?

중앙일보

입력 2022.09.29 13:58

북한 관영 매체들은 29일 전날 한·미 해상 연합훈련 등에 반발해 동해상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한 사실을 보도하지 않았다.

북한 국방과학원이 지난 1월 17일 평양 순안비행장에서 이동식발사차량(TEL)에 실린 전술유도탄(KN-24)을 발사하는 모습. 조선중앙TV 캡처, 연합뉴스

북한 국방과학원이 지난 1월 17일 평양 순안비행장에서 이동식발사차량(TEL)에 실린 전술유도탄(KN-24)을 발사하는 모습. 조선중앙TV 캡처, 연합뉴스

지난 5월 4일 평양 순안 일대에서 탄도 미사일을 발사한 사실을 미보도한 이후 침묵 기조를 이어가는 모양새다.

노동신문은 이날 1면 '농촌 진흥의 변혁적 실체들을 연이어 안아오는 당의 영도를 충성 다해 받들자'는 제하의 사설을 중심으로 식량·소비품의 생산성 향상을 독려하는 내용으로 채웠다.

북한의 이런 침묵 행보와 관련해 '전략적 모호성'을 극대화하려는 분석이 나온다. 박용한 한국국방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북한은 최근 전략 미사일 발사 정황을 드러내면서도 결과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는 모습"이라며 "이런 '전략적 모호성'을 극대화하면서 한·미 당국의 탐지 능력이나 대응 전략을 살피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지난달 19일 본인 명의의 담화에서 북한이 지난달 17일 순항 미사일을 발사한 장소가 한국이 발표한 남포특별시 온천군이 아닌 평안남도 안주시였다고 주장했다. 당시 전문가들은 한·미 정보당국의 대북 정보판단이 허술하다는 것을 지적하는 동시에 남측에 논란의 불씨를 지피려는 의도라고 평가했다.

이 밖에도 신형 전술무기의 제원·성능을 공개하지 않는 것이 주목도와 압박감을 높이는 데 효과적이라고 판단했을 가능성과 함께 정상적인 국방력 강화 계획에 따라 실시한 성능시험이란 점을 강조하려는 의도란 해석이 있다.

한·미 연합해상훈련 첫날인 26일 부산 남구 해군작전기지에서 미해군의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함(CVN-76)이 훈련을 위해 출항하고 있다. 뉴스1

한·미 연합해상훈련 첫날인 26일 부산 남구 해군작전기지에서 미해군의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함(CVN-76)이 훈련을 위해 출항하고 있다. 뉴스1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는 미국 핵 추진 항공모함이 참가한 한·미 해상연합훈련을 진행하는 도중에 이뤄졌다. 미 전략자산이 전개해 있는 해상을 향해 북한이 무력시위를 벌인 것은 처음이다. 북한이 앞으로 미국의 전략자산 한반도 전개에 과민반응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는 분석이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이젠 핵무력 사용조건 논리를 기초로 북한의 군사도발 의도를 읽어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핵무력 법령의 관련 조항에 따른 행동절차에 돌입할 수 있다는 경고 차원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8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언급한 "미국의 적대시 정책과 군사적 공갈이 가중될수록 그를 억제하기 위한 우리의 힘도 정비례하여 계속 강화될 것"이라는 경고를 실천에 옮기는 것이란 설명이다.

특히 북한은 30일로 예정된 한·미·일 연합군사훈련이 자신들의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명분 삼아 국방력 강화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익명을 원한 북핵 전문가는 "김정은은 미사일 기술을 발전시켜 미국과 체제보장·핵보유국 인정 등의 협상을 벌이려는 장기전략을 가졌다"면서 "이 때문에 계속해서 전술핵을 장착할 수 있는 미사일 개발에 더욱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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