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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오모 광장을 인간 눈밭으로...비바람 속 1만8000명과 70살 생일 파티한 몽클레르 [더 하이엔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만8000명이 두오모 광장을 장악했다."
지난 9월 24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럭셔리 패션 브랜드 몽클레르가 이탈리아 밀라노의 두오모 광장(Piazza del Duomo)에서 창립 70주년을 기념한 패션쇼를 연 것을 보고 외신들이 쏟아낸 기사다. 이날 이를 보기 위해 밀라노 대성당 앞 광장에 모인 사람들의 수만 무려 1만8000명. 한국 앰버서더인 배우 이성경, 가수 황민현을 포함해 배우 앤 해서웨이, 팝스타 퍼렐 윌리엄스, 테니스 여제 마리아 샤라포바 등 세계의 스타들이 이곳에 모였다.

이탈리아 럭셔리 패션 브랜드 몽클레르가 지난 9월 24일(현지시간) 밀라노 두오모 광장에서 70주년 기념 행사를 열었다. 사진 몽클레르

이탈리아 럭셔리 패션 브랜드 몽클레르가 지난 9월 24일(현지시간) 밀라노 두오모 광장에서 70주년 기념 행사를 열었다. 사진 몽클레르

모인 사람의 수나 면면도 놀랍지만 700명의 무용수, 200명의 뮤지션, 100명의 합창단, 952명의 모델 등 2000명에 가까운 퍼포머가 밀라노 대성당 앞에서 만든 퍼포먼스는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비바람이 몰아치는 날씨에 야외 행사가 이루어졌지만, 오히려 '몽클레르다운' 쇼가 됐다. 최악의 날씨를 견뎌내는 옷을 만드는 브랜드의 가장 기본적인 정체성이 오히려 더 잘 드러났다.

마야70 재킷 등 머리부터 발끝까지 하얗게 옷을 입은 퍼포머들. 사진 몽클레르

마야70 재킷 등 머리부터 발끝까지 하얗게 옷을 입은 퍼포머들. 사진 몽클레르

밀라노 대성당 앞 광장에 설치한 대형 무대가 눈밭처럼 하얗게 물들었다. 사진 몽클레르

밀라노 대성당 앞 광장에 설치한 대형 무대가 눈밭처럼 하얗게 물들었다. 사진 몽클레르

시작은 한 명의 발레리나가 열었다. 합창단원 1명의 아카펠라가 시작되자 무대에 등장한 유럽 3대 오페라 하우스로 꼽히는 밀라노의 '테아스트로 알라 스칼라’의 수석 발레리나 비르나 토피다. 그의 움직임을 시작으로 1952명의 예술가가 무대에 올랐는데, 모두 몽클레르의 대표 제품 중 하나인 ‘마야 70’ 재킷을 입고 노래를 부르고 춤추고 움직이며 광장을 하얗게 물들였다. 이번 퍼포먼스는 유명 안무가 사덱 버라바가 감독을 맡았다. 현대무용을 독특한 방식으로 재해석해 인간의 신체가 다다를 수 있는 기하학적 한계를 보여주고자 했다. 버라바는 직접 무대에 올라 무용수들과 함께 춤추기도 했다. 이런 대형 공연을 기획한 것은 브랜드가 추구하는 ‘비범한 정신’을 그대로 보여주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시각적이고 육체적인 매력이 돋보이는 공연을 선택했다.

'밀라노 테아스트로 알라 스칼라’의 수석 발레리나 비르나 토피가 독무로 무대를 시작했다. 사진 몽클레르

'밀라노 테아스트로 알라 스칼라’의 수석 발레리나 비르나 토피가 독무로 무대를 시작했다. 사진 몽클레르

세계에서 모인 몽클레르의 앰배서더들. 사진 몽클레르

세계에서 모인 몽클레르의 앰배서더들. 사진 몽클레르

지금 몽클레르는 상승세다. 지난해 스톤 아일랜드를 인수해 화제를 모으더니, 올해는 이미 상반기에 전년 대비 48% 증가한 9억1800만 유로(약 1조2760억원)를 기록했다. 겨울용품이 주력상품인 것을 생각하면 올해 큰 이변이 없는 한 지난해 매출을 넘어설 전망이다. 행사 전 레모 루피니 몽클레르 CEO 겸 회장은 영국 패션매체 비즈니스 오브 패션(BOF)와의 인터뷰에서 “이후 신발 및 산악 스포츠 장비와 같은 잠재력 높은 분야에 투자해 성장을 계속할 계획”이라며 “업계 선례를 만든 인기 협업 시리즈인 ‘지니어스’를 진화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지니어스는 외부 디자이너와의 파트너십을 맺고 그들의 천재성을 브랜드에 녹여 보여주고 있는 컬렉션이자 방식이다. 한 명의 유명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두기보다 여러 사람과의 협업을 통해 더 다채롭고 새로운 제품을 보여주는 것인데, 지난해 9월 밀라노 패션위크를 마지막으로 70주년 행사를 위해 잠시 멈췄다가 내년 2월 재정비해 다시 시작한다.

이번 행사를 시작으로 몽클레르는 아카이브부터 지금까지 브랜드의 역사적 순간을 기념하는 글로벌 미디어 캠페인 ‘엑스트라오디너리 포에버 캠페인’을 전개할 예정이다. 눈 덮인 K2에서부터 그레노블 동계 올림픽 등 16개의 순간으로 구성한 모자이크 이미지를 통해, 브랜드의 과거 현재 미래의 이야기를 표현한다.
캠페인은 전 세계에 옥외 광고 및 디지털 채널을 통해 공개하고, 동시에 오프라인 행사도 이어간다. 밀라노에선 코르소 가리발디 거리를 하나의 갤러리로 만들어 캠페인을 선보이고, 전 세계를 순회하는 몰입형 전시도 개최한다. 10월 5일 뉴욕 하이라인에서 시작해 영국 런던, 일본 도쿄를 거쳐 11월 18일 서울에 온다.
두오모 행사가 끝난 후 루피니 회장은 “나는 이번 두오모 광장에서 브랜드가 그리고자 하는 미래를 뚜렷하게 볼 수 있었다. 전통과 혁신 같은 브랜드의 주요한 토대가 되는 요소들이, 브랜드를 상징하는 마야 재킷을 통해 통합됐다. 춤의 새로운 영역을 탐구한 유례없는 공연은 한 치의 오차도 없는 정확함과 독특함이 돋보였다. 마지막으로 가장 자랑스러운 것은, 모든 세대가 한 데 모여 우리의 공동체에서 발산되는 엄청난 에너지를 함께 느꼈다는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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