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전부터 좀비들은 칼 갈았다…무서워야 사는 '할로윈 전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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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로윈을 새로운 놀이문화로 받아들이는 MZ세대가 해마다 늘고 있다. 에버랜드는 9월 2일 이미 할로윈 축제를 시작했다. 사진 에버랜드

할로윈을 새로운 놀이문화로 받아들이는 MZ세대가 해마다 늘고 있다. 에버랜드는 9월 2일 이미 할로윈 축제를 시작했다. 사진 에버랜드

‘MZ세대의 명절’로 통하는 할로윈 시즌이 시작됐다. ‘축제 아닌 상술’이라는 부정적 시각도 있지만, ‘새로운 놀이문화’로 받아들이는 젊은 층은 해마다 확장되고 있다. 호텔·백화점·식음 업계 등에서 ‘할로윈 특수’를 노린 다양한 상품을 쏟아내고 있다. ‘할로윈 마케팅’이 가장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장소는 테마파크다. 롯데월드‧에버랜드‧레고랜드 등은 할로윈 데이(10월 31일)를 한 달 여 앞두고 진즉 축제를 시작했다. 코로나 여파로 지난 2년간은 행사를 대폭 축소해 진행했지만, 올해는 총력전 양상이다.

튀어야 산다

테마파크는 할로윈 테마로 연출한 다양한 공간과 공연, 분장실과 의상실 등 갖은 즐길 거리가 있어 MZ세대의 놀이터로 자리매김했다. 사진 롯데월드

테마파크는 할로윈 테마로 연출한 다양한 공간과 공연, 분장실과 의상실 등 갖은 즐길 거리가 있어 MZ세대의 놀이터로 자리매김했다. 사진 롯데월드

테마파크가 MZ세대를 위한 할로윈 놀이터로 자리매김한 배경은 명확하다. 할로윈 테마로 연출한 공간들, 다양한 공연과 이벤트, 분장실과 의상실 등 즐길 거리가 집약된 공간이어서다. 롯데월드에 따르면 할로윈 축제를 시작한 2016년 이후 동기간 입장객이 30% 이상 증가했다.

롯데월드와 에버랜드 양대 테마파크 모두 할로윈 시즌이면 환골탈태 수준으로 달라진다. 이를테면 롯데월드 매직 캐슬은 밤새 핏빛 조명을 뒤집어쓰고, 에버랜드 티익스프레스는 좀비를 피해 달리는 급행열차로 콘셉트를 바꾸는 식이다. 대표 캐릭터들도 할로윈 분장을 한 채 퍼레이드에 나선다. 해가 지면 좀비로 변장한 직원들이 파크 곳곳을 기웃거린다.

 할로윈 시즌 테마파크는 낮과 밤의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위 사진은 에버랜드의 할로윈 퍼레이드, 아래 사진은 롯데월드의 좀비 어택 공연. 사진 롯데월드

할로윈 시즌 테마파크는 낮과 밤의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위 사진은 에버랜드의 할로윈 퍼레이드, 아래 사진은 롯데월드의 좀비 어택 공연. 사진 롯데월드

공연도 무시무시하게 바뀐다. 에버랜드의 ‘크레이지 좀비헌트’, 롯데월드의 ‘좀비어택’ 모두 좀비로 분장한 댄서들의 실감 나는 퍼포먼스가 핵심이다. 롯데월드 관계자는 “실감나는 좀비 연기를 위해 한 달 전부터 불을 꺼놓고 연습해오고 있다”고 말한다.

남들보다 튀기 좋아하는 MZ세대에게 테마파크만큼 좋은 무대도 없다. 롯데월드와 에버랜드 모두 할로윈 시즌 전문 분장 팀을 동원해 손님을 맞는다. 여성은 핏빛 아이 메이크업을 강조하는 뱀파이어 스타일, 남성은 얼굴에 상처를 그리는 좀비 스타일이나 해골 변장법이 대세다. 의상 대여실과 기념품 가게도 할로윈 관련 소품을 대거 들인다. 에버랜드에 따르면 호박 소품을 단 머리띠와 모자, 망토 등의 판매율이 유독 높단다.

파크 내에 전문 분장실이 마련돼 있다. 30~40분이면 좀비나 뱀파이어로 변신할 수 있다. 사진 롯데월드

파크 내에 전문 분장실이 마련돼 있다. 30~40분이면 좀비나 뱀파이어로 변신할 수 있다. 사진 롯데월드

할로윈 시즌에는 먹거리도 달라진다. 롯데월드의 경우 해골 모양의 계란 프라이를 올린 김치볶음밥, 미라 모양의 핫도그를 내놓고 있다. 하루 평균 600개가 팔리는 최고 인기 아이템은 혈액백 모양의 투명 포장재에 핏빛 음료를 담아 파는 ‘블러드에이드’다.

무서워야 산다

에버랜드의 블러드시티. 열차 두 량을 이용해 좀비 창궐하는 가상도시를 만들었다. 사진 에버랜드

에버랜드의 블러드시티. 열차 두 량을 이용해 좀비 창궐하는 가상도시를 만들었다. 사진 에버랜드

축제는 이미 시작됐다. 에버랜드는 11월 20일까지 80일간, 롯데월드는 11월 13일까지 73일간 축제를 벌인다. 코로나 확산 전보다 규모가 더 커졌다.

양대 테마파크 모두 ‘좀비’를 앞세운 호러 콘텐트로 승부를 걸고 있다. 롯데월드는 야외에서만 축제를 벌여오다, 올가을 처음 실내까지 할로윈 테마 공간을 넓혔다. 좀비가 점령한 감옥을 탈출하는 콘셉트의 어트랙션 ‘좀비프리즌’이 대표 시설이다.

에버랜드는 기존 알파인 빌리지 전체를 ‘좀비가 창궐한 도시’라는 테마의 ‘블러드시티’로 단장했다. 탈선한 기차와 철로, 음산한 분위기의 터널 등 가위 공포영화 세트장 못지않은 스케일을 자랑한다. 열차 두 량을 좀비들에게 파괴된 공간으로 연출하는 데만 한 달여의 시간이 걸렸단다.

할로윈 스타일의 섬뜩한 인증 사진을 남기고 싶다면 좀비가 출몰하는 시간대를 알아두는 게 좋다. 롯데월드와 에버랜드 모두 야간 좀비 공연 후, 배우들이 관중 속으로 들어가 포토타임을 갖는다.

어린이 타깃의 레고랜드는 아기자기한 이벤트 중심으로 할로윈 축제를 짰다. 사진 레고랜드코리아

어린이 타깃의 레고랜드는 아기자기한 이벤트 중심으로 할로윈 축제를 짰다. 사진 레고랜드코리아

지난 5월 개장한 레고랜드도 첫 번째 할로윈 축제(10월31일까지)를 진행 중이다. 주 타깃이 만 2∼12세의 어린이인 만큼 스릴보다는 아기자기한 이벤트와 볼거리에 초점을 둔 것이 특징이다. 레고 브릭 6만여 개로 제작한 대형 호박 모형이 인기 포토존으로 통한다. 파크 내 다섯 곳의 ‘몬스터 하우스’에서 도장을 모두 받으면 다양한 레고 선물(매일 600명)을 받을 수 있다. 할로윈 코스튬으로 꾸민 어린이는 뷔페 레스토랑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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