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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약도 대형만" 소비절벽 극심한데…특급호텔 웨딩은 완판

중앙일보

입력

27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채소 판매대. 연합뉴스

27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채소 판매대. 연합뉴스

엔데믹으로 상승세를 타던 소비 지출 심리가 추락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코로나19 발생 직후보다 더한 ‘소비 절벽’이 우려된다는 분석이다.

“소비 지출 심리 빙하기” 

28일 소비자리서치 기관 컨슈머인사이트는 매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주례 소비자 체감경제 조사’에서 분기별 추이를 비교한 결과 “소비 지출의 ‘2차 빙하기’가 우려된다”고 진단했다. 이 지수는 100보다 작으면 소비 지출 감소 전망이, 크면 증가 전망이 우세함을 뜻한다.

우선 의류비, 내구재 구매비, 외식비, 문화∙오락∙취미비, 여행비 등 5개 소비 지출 항목 추이를 본 결과 상승세를 이어가던 지출 의향이 3분기부터 급제동이 걸렸다. 여행비 지출 의향이 단 한 분기 만에 18포인트 급락한 것을 필두로 모든 항목이 10포인트 이상 떨어졌다. 물가 급등, 금리 인상, 부동산 가격 하락 등 경기침체가 본격화하며 80포인트 초반대로 하락했다.

소비 지출 전망 지수 추이. 자료 컨슈머인사이트

소비 지출 전망 지수 추이. 자료 컨슈머인사이트

3분기 기준 항목별 소비지출 전망지수는 외식비 84, 의류비와 문화∙오락∙취미비 각각 81, 여행비 80이었다. 내구재 구매비는 73까지 떨어져 지출 의향이 제일 낮았다.

컨슈머인사이트 측은 “최근 U자형 회복인 줄 알았던 소비지출 심리가 W자형 하락의 두 번째 롤러코스터를 탄 모양새”라며 “1차 바닥 요인이 코로나19였다면 이번 2차 하락 이유는 세계 경기 침체와 물가 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공포로, 더욱이 이번에는 지출 의향 하락 속도와 낙폭이 어느 때보다도 커 상승 반전이 쉽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대용량 생필품 거래액 121% 늘어  

이런 가운데 가성비(가격 대비 우수한 성능)를 따지는 ‘짠테크’(짜다+재테크) 소비 패턴도 뚜렷해지고 있다.

이날 위메프는 최근 한 달(8월 27일~9월 25일)간 주요 대용량 생필품 거래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1% 늘었다고 밝혔다.

대용량 치약(378%), 대용량 비누(69%), 대용량 세제(78%)·휴지(63%), 대용량 커피(215%)와 대용량 과자(31%) 등이다.

대용량 생필품 거래액 증가. 자료 위메프

대용량 생필품 거래액 증가. 자료 위메프

위메프 측은 “지난 몇 년간 자리매김했던 소포장 상품 구매 패턴이 대용량 상품 구매로 바뀐 것은 생필품 가격 인상에 더해 짠테크 절약형 소비 트렌드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이어 “대용량 상품을 선호하는 추세는 고물가, 경기 불황 등으로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외식비 부담이 커지며 한 끼를 대형마트에서 해결하는 이들도 많다. 롯데마트 델리코너 매출은 1~8월 20% 이상 신장했다. 샌드위치 판매 실적은 전년 대비 40% 이상 증가했고, 탕수육 등 가성비 중식 시리즈의 전월 대비 판매량은 4~7배 증가했다. 이에 롯데마트는 9000원대 양장피, 3000원대 샌드위치를 추가로 내놓고, 이마트는 풍미를 강화한 ‘생생치킨(9980원)’을 29일부터 선보이는 등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자들을 겨냥한 제품도 쏟아져 나오고 있다.

특급호텔 웨딩, 내년 상반기까지 예약 완료 

반면 럭셔리 부문 소비는 이어져 소비 양극화 현상이 여전하다.

코로나19로 각종 제약을 받았던 웨딩 시장이 다시 활성화하면서 서울 주요 특급호텔 웨딩은 내년 상반기까지 예약이 거의 완료됐다는 후문이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웨딩멤버스 신규 회원수는 올해 1~8월 전년 동기 대비 20% 신장했고 같은 기간 1인당 구매 금액도 같은 기간 30% 이상 증가했다.

롯데백화점 측은 “올해는 전체 구매 금액 중 해외 명품 상품군을 구매한 비중이 절반을 넘겼을 정도로 프리미엄 예물 및 혼수 상품들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밝혔다.

샴페인 등의 소비재 매출도 당장은 줄지 않고 있다. 와인 수입업체 아영FBC 관계자는 “특정 샴페인 매출이 전년 대비 180% 신장하는 등 고가 제품을 소비하는 층은 계속 있다”고 말했다.

여행 업계도 들썩이고 있다. 티몬이 1~25일 일본 주요 도시 항공권 데이터를 살펴본 결과 지난달 같은 기간(8월 1일~25일) 대비 항공권 매출이 약 73배 (7196%) 폭증했다. 해외 전체 항공권 매출도 2배 가량(92%)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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