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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코로나 대응 역량 성숙…거리두기 없이 6차 유행 극복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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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이기일 보건복지부 제2차관

이기일 보건복지부 제2차관

국내에서 코로나19 첫 환자가 발생한 지 2년 8개월이 지났다. 그동안 국민들의 적극적인 방역 동참과 우수한 의료대응체계를 통해 6차례의 유행을 극복했다. 유행이 거듭될수록 우리의 대응 역량은 계속 진화했다. 과거와 달리 지금은 백신과 치료제가 충분하며 신속하게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는 의료 체계도 갖추었다.

이에 따라 이번 6차 유행은 추석 연휴가 있었음에도 사회적 거리두기 없이 대응하기로 했다. 이러한 결정은 우리 의료 역량에 대한 자신감과 국민들의 방역 동참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다만, 연휴 이후에는 확진자가 급증할 수 있어 정부는 사전에 철저히 준비했다.

우선, 누구나 가까운 병·의원에서 신속하게 검사와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전국에 호흡기환자 진료센터를 1만3000여 개 확보하고, 검사부터 치료제 처방을 한 번에 받을 수 있는 원스톱진료기관도 1만여개 확보했다. 또한 추석 연휴에도 원스톱 진료기관 6000여 개를 운영해 진료 공백을 방지했다.

고령자, 면역저하자 등 고위험군에 대해서는 패스트트랙 제도를 도입, 진단부터 치료제 처방이 하루에 가능하도록 했다. 또한 감염 취약시설은 면회, 외출을 제한적으로 허용해 집단 감염 차단에 집중했다. 그 결과, 5차 유행과 비교해 감염 취약시설 내 집단감염 발생 건은 273건에서 113건으로 절반 아래로 감소하고, 발생 1건당 평균 환자 수도 48.5명에서 20.3명으로 약 60% 감소했다.

아울러 일 최대 30만명 확진자 발생에도 대응이 가능하도록 선제적으로 병상을 확보하고, 소아 등 특수환자를 위한 전담 병상도 확충했다. 그 결과, 6차 유행 기간 동안 병상 가동률을 40~50%대로 유지하며, 병상 대기자도 한 명도 발생하지 않았다.

이번 6차 유행은 거리두기를 실시했던 전과 비교해도 확진자와 사망자 수가 많이 감소했다. 5차 유행 대비 주간 일평균 확진자는 40만명대에서 12만명대로 줄고, 주간 사망자 수도 1957명에서 414명으로 감소했다. 누적 치명률도 0.11%로 OECD 38개국 중 두 번째로 낮은 수준을 달성했다.

이번 6차 유행은 처음으로 거리두기 없이 극복해 국민의 피로감을 조금이나마 해소한 것 같아 다행이다. 그동안 일상생활과 경제활동의 제약을 감수하면서 방역에 적극적으로 동참해주신 국민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다만 아직 긴장을 늦추기엔 이르다. 고위험군은 여전히 치명률이 높으며, 새로운 변이 발생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유행이 다시 오더라도 정부는 국민의 일상이 중단되지 않도록 총력을 다할 것이다.

이기일 보건복지부 제2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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