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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유진, 중국 왕천싱 꺾고 세계 바둑여제 등극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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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28일 제5회 오청원배 세계여자바둑대회 결승에서 우승한 오유진 9단. [사진 한국기원]

28일 제5회 오청원배 세계여자바둑대회 결승에서 우승한 오유진 9단. [사진 한국기원]

한국의 오유진(24) 9단이 세계 최대 규모 여자 바둑대회인 오청원배에서 우승했다. 28일 서울과 중국 푸저우(福州)에서 온라인 대국으로 열린 제5회 오청원배 세계여자바둑대회 결승 3번기 2국에서 오유진 9단은 중국의 왕천싱(王晨星·31) 5단에게 154수 만에 백 불계승을 거두며 종합 전적 2대 0으로 승리했다. 오유진 9단은 지난 27일 열린 결승 1국에서 125수 만에 흑 불계승을 거뒀다.

오청원배 우승으로 오유진 9단은 2016년 7회 궁륭산병성배 이후 6년 만에 두 번째로 세계대회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그때도 결승전 상대가 왕천싱 5단이었다. 오청원배 결승 이전 오유진 9단은 왕천싱 5단에게 상대 전적 8승 6패로 앞서 있었지만 최근 대결에선 3연패를 기록했다. 이번 대회 결승에선 1·2국 모두 중반까지 팽팽한 흐름이었으나 오유진 9단이 특유의 계산 능력을 앞세워 후반 운영에서 조금씩 앞서 나갔고 끝내 항복을 받아냈다. 우승 이후 인터뷰에서 오유진 9단은 “세계대회에서 6년 만에 우승해 너무 기쁘다. 컨디션이 좋지 않아 걱정했었는데 결승 대국은 내용으로도 괜찮았던 것 같다”며 “저에게 점수를 준다면, 이겼으니까 100점을 주겠다”고 말했다.

오청원배가 열리기 전 오유진 9단은 슬럼프에 빠져 있었다. 세계 최강 최정 9단에 이어 오랜 세월 국내 여자바둑 2인자로 군림했던 오유진 9단은 8월 국내 여자 랭킹에서 3위로 밀리더니 9월에는 4위까지 떨어졌다. 극적인 반전이 이뤄진 건 지난 25일 열린 오청원배 4강에서였다. 역대 전적 6승 30패로 압도적으로 밀렸던 최정 9단에게 6시간의 혈투 끝에 208수 만에 불계승을 이뤄냈다.

오유진 9단의 우승으로 한국은 오청원배 2연패와 동시에 대회 네 번째 우승컵을 차지해 주최국 중국의 1회 우승에 크게 앞서게 됐다. 한국은 김채영 7단이 초대 대회에서 우승했고, 최정 9단이 2회와 4회 대회에서 우승한 바 있다. 중국은 저우홍위 6단이 3회 대회에서 한차례 우승했다.

오청원배 세계여자바둑대회는 중국 위기(囲棋·바둑)협회와 푸저우시 인민정부가 공동 주관하며, 푸저우시 체육국·구러구인민정부 등이 공동 주최한다. 세계여자바둑대회에서 상금 규모가 가장 크며 이번 제5회 대회 우승 상금은 50만 위안(약 1억원), 준우승 상금 20만 위안(약 400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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