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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에서 디지털 청사진 쏘아올린 尹…“비속어 쓴 기억없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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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디지털 인재양성을 위해 정부의 모든 역량을 집중시키겠다.”

28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제8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주재한 윤석열 대통령은 “반도체, 양자 컴퓨팅, 메타버스와 같은 다양한 전략 분야에 집중투자해 초일류·초격차 기술을 확보해 나가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인공지능(AI) 경쟁력을 세계 3위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면서 “데이터 시장 규모도 지금의 2배인 50조원 이상으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이날 회의는 윤 대통령이 “새로운 디지털 질서를 주도하겠다”고 밝힌 ‘뉴욕 구상’을 구체적으로 실현하기 위한 후속 조치로 ‘대한민국 디지털 전략’을 마련하기 위해 개최됐다.

윤 대통령은 “디지털 기술은 인간의 자유를 확대하는 데 기여해야 한다”는 원칙 아래에 관련 분야를 차례로 언급했다. 먼저 “디지털 플랫폼 정부는 행정 서비스의 획기적 개선과 함께 우리 사회의 안전망을 더 촘촘하게 이어줄 것”이라며 “돌봄 로봇과 인공지능 전화 서비스는 혼자 계신 어르신들의 일상을 더욱 세심하게 챙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클라우드 기반 병원 정보 시스템과 인공지능 의료기술의 활용을 예로 들면서 “국민의 건강을 든든히 지킬 것”이라고 했다. 또 빅데이터를 두곤 “전국 상권을 정밀 분석해서 소상공인분들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발언하는 윤 대통령의 뒤로는 ‘디지털 대한민국, 내일을 빛내다’란 행사명이 플래카드로 걸려있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중앙일보 통화에서 “대한민국이 디지털 질서의 추격국가가 아닌 선도국가로 도약하기 위한 범정부 합동 전략을 수립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8일 오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제8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주재하기 앞서 AI 테크플러스 전시장을 찾아 조선사대부고 학생들이 실습시간에 개발한 커피 제작 로봇 팔을 시연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28일 오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제8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주재하기 앞서 AI 테크플러스 전시장을 찾아 조선사대부고 학생들이 실습시간에 개발한 커피 제작 로봇 팔을 시연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윤 대통령은 대선 공약이었던 광주 복합쇼핑몰 신설도 언급하며 아낌없는 지원을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이곳 광주는 일찌감치 인공지능 대표 도시로서 도약할 준비를 마친 곳”이라며 “명실상부한 한국의 실리콘밸리로 거듭나도록 제도적·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광주에 복합쇼핑몰이 들어선다고 하는데 인공지능을 비롯한 최첨단 디지털 기술이 적극 활용돼 세계적인 디지털 혁신의 명소가 될 수 있도록 광주시에서도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국가 디지털 정책을 이끌어 갈 5대 선도 전략으로 ▶세계 최고의 디지털 역량 ▶확장되는 디지털 경제 ▶포용하는 디지털 사회 ▶함께하는 디지털플랫폼정부 ▶혁신하는 디지털 문화가 발표됐다. 정부는 이를 통해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의 디지털 경쟁력 지수가 세계 3위로 도약하고, 세계지적재산기구(WIPO)의 글로벌혁신지수는 1위에 오를 수 있을 거로 기대하고 있다. 디지털 인재 100만명 보유, 전국 하천 AI 기반 홍수예보 시스템 구축, 무인 농업 활성화 등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회의에는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고진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장, 강기정 광주시장, SKT·네이버·카카오·삼성전자 등 대기업과 관련 중견·스타트업 기업 관계자, 삼성서울병원과 AI 사관학교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한편, 이날 오후 용산 청사로 돌아온 윤 대통령은 제임스 클레버리 영국 외무장관을 접견했다. 이 자리에서 클레버리 장관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국장에 참석해 조의를 표한 데 대해 영국 정부를 대표해 각별한 사의를 전한다”며 “한국 국민의 따뜻한 마음과 위로에 영국 국민이 크게 감동했다”고 말했다고 이재명 대통령실 부대변인이 전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한영 관계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공통의 가치를 토대로 꾸준히 발전해 왔다”며 “7차 핵실험 같은 북한 도발이 있을 경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영국이 국제사회의 단합되고 단호한 대응을 위해 적극적 역할을 해 달라”고 당부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8일 전남 광주 김대중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8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 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28일 전남 광주 김대중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8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 사진기자단

◇尹 “비속어 말한 기억 없다”= 윤 대통령이 지난주 뉴욕 방문 도중 불거진 ‘발언 논란’과 관련해 최근 참모들에게 “비속어 자체를 말한 기억이 없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했다. 지난주 미국 뉴욕 방문 도중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이 쪽팔려서 어떡하나”라는 보도가 나간 직후, 대통령실은 미국 현지에서 “‘바이든’이 아니라 ‘날리면’”이라고 해명했을 뿐 ‘이XX’에 대해선 부정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윤 대통령과 최근 소통한 한 여권 인사는 통화에서 “윤 대통령 본인은 ‘바이든’은 물론 ‘XX’라는 비속어도 사용한 기억이 없다고 하더라”라고 전했다. 

이런 상황이지만 일부 참모들 사이에선 “유감표명을 하는 게 낫다”는 의견도 있다. 익명을 원한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사견임을 전제로 “대통령이 무의식중에 논란의 발언을 했을 수도 있다”며 “바이든이라고 말한 것으로 단정적으로 보도가 나간 MBC 보도에 대해선 진상규명을 하되, 논란이 제기된 것 자체엔 대통령이 유감 표명을 하는 게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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