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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 차관보 "최근 환율 급변동은 역외보다 국내 요인 영향"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이달 나타난 달러 대비 원화가치 급락(환율은 상승)의 배경에는 국내 요인의 영향이 더 컸다는 정부의 진단이 나왔다.

김성욱 기획재정부 국제경제관리관(차관보)은 28일 예정에 없던 기자간담회를 열고 “1997년 외환위기 때나 2008년 금융위기 때는 원화만 급격히 절하됐지만 지금은 다른 통화도 비슷하게 영향을 받고 있다”며 “우리 내부의 문제가 아닐까 하는 트라우마 때문에 국민께서 걱정을 하니 말씀을 계속 드리는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초부터 지속하고 있는 이른바 '킹달러' 현상에 따른 원화가치 하락은 “원인이 우리 내부보다 밖에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하지만 최근 환율의 급변동 상황에 대해서는 “8월엔 역외의 투기적 움직임으로 (환율이) 공격받은 것이 어느 정도는 맞지만 지금은 아니다”라며 “지금 우리 시장에 가장 영향을 미치는 것은 국내 주체“라고 지적했다. 이는 국내 수출입기업이나 개인투자자 등 경제주체가 달러를 사들이면서 시장에서 쏠림 현상이 나타났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김 관리관은 이에 대해 “시장에서 일부 심리의 쏠림이라는 것이 있고 전세계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면서 “사재기라는 식으로 비난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고 부연했다.

정부는 지금과 같은 시장 불안 상황이 이어지면 외환보유액을 활용해 시장에 개입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김 관리관은 ”외환 건전성과 관련해선 외환보유액이라는 최후의 보루를 두고 있고, 민간 대외자산도 어느 정도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어려운 상황이 오면 우리가 준비했던 것들을 토대로 대책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8월 기준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4364억달러다. 금융위기가 있었던 2008년 2012억달러와 비교하면 2배가 넘는다. 한국의 대외자산도 2008년말 5328억 달러에서 올해 2분기말 2조1235억달러로 크게 늘었다.

김 관리관은 ”일본도 24년 만에 시장 개입을 하는 등 각국의 외환당국이 매일 전쟁에 준하는 상황을 맞고 있다“면서 ”어려운 상황이 오더라도 지금까지 위기 대응을 해온 것들을 토대로 대응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피치, 한국 신용등급 유지 

한편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이날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로, 등급 전망은 ‘안정적’(stable)으로 각각 유지했다. 피치는 한국 신용등급 유지 결정에 대해 “북한 관련 지정학적 위험에도 대외건전성과 거시경제 성과가 견고하고, 수출 부문이 역동적인 점 등을 균형 있게 반영했다”며 “한국의 견조한 대외건전성은 현재의 불확실성에 대응해 나가기에 충분한 수준의 안전판을 제공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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