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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넌 빠져!” 선수에게 막말...술 취한 KLPGA 프로암 VIP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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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PGA 로고.

KLPGA 로고.

지난 22일 충북 청주의 세리니티 골프장에서 열린 KLPGA 투어 OK금융그룹 박세리 인비테이셔널 프로암 파티에서다. 한 VIP 참가자가 A선수에게 “야 넌 빠져, 넌 나오라고!”라며 소리를 쳤다.

A선수는 “저 나오란 말이에요?”라고 되물었다.
이 VIP는 “그래 너는 나오라고”라고 다시 말했다.
A선수는 “그럼 나는 이 행사에 필요 없는 사람인가 보네요”라며 파티장에서 나갔다.

이 VIP는 술에 취한 상태였으며 이전부터 A선수를 “야” “너” 등으로 불렀다. KLPGA의 스타 선수 중 하나인 A선수의 기분이 좋지 않은 상태였다고 한다. VIP가 A 선수에게 “너 잘 났다”라고 말했다는 전언도 있다.

그러다 VIP가 B선수 등에게 사진을 찍자고 해서 함께 포즈를 취했는데 A선수에게 “너는 빠져”라고 해 문제가 됐다.
이는 당시 프로암 파티의 헤드 테이블 근처에 있던 사람들의 전언이다.

OK 금융그룹 측은 이 VIP가 누군지 밝히지 않았다.

OK 금융그룹 측은 “사진 찍는 순서와 관련해 이번엔 다른 사람과 찍을 거니까 ‘너는 빠져 있어’ 정도의 말이었다. 말이 과한 부분이 있었지만 이에 대해 우리가 A선수에게 사과했고, A선수가 이해했다. 말을 한 분에게는 주의를 드렸다”고 해명했다.

KLPGA 투어 프로암에서는 여러 차례 문제가 생겼다. 과거에는 선수가 프로암 손님에게 신경 쓰지 않고 코스 공략 준비만 한다는 불만 제기가 많았다.

이를 막기 위해 KLPGA 투어는 선수의 전담 캐디를 프로암에 나오지 못하게 한다. 2009년 KLPGA 대회에 초청된 미셸 위는 “전담 캐디 없이 프로암하는 게 어디 있느냐”며 프로암을 보이콧했다.

프로암 불참 선수는 대회에 참가할 수 없다는 규정이 있지만 당시 주최 측은 미셸 위를 경기에 뛰게 했다. 미셸 위는 이후 KLPGA 대회에 참가하지 않았다.

KLPGA 투어는 프로암 참가자에게 레슨을 제대로 해주지 않는 등 불성실하게 대하면 벌금을 내는 제도도 있다.

반면 참가자 갑질도 있다. 선수에게 과다한 레슨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고 성희롱성 발언이나 신체 접촉을 하는 일도 더러 나온다. 선수들은 “카트 앞자리가 아니라 뒷자리 가운데에 앉으라고 하는 사람도 있는데 상당히 불쾌하다”고 말했다.

KLPGA 투어는 프로암을 점점 중시하고 있다. 대회 자체보다 프로암이 더 중요하다고 보기도 한다. 프로암 규모가 늘어 일부 대회는 80명이 참가하기도 하고 이틀 동안 대회를 열기도 한다. 프로암 드레스코드도 있으며 선수들은 만찬과 시상식이 끝날 때까지 귀가하지 못한다.

일부 선수들은 “프로암에 오시는 분들은 고맙지만 일부 참가자들 때문에 스트레스도 받는다. 프로암에서 나쁜 경험할 경우 경기에도 영향 받는다.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성호준 골프전문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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