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폰으로 은하수 찍는다? 117장에 담긴 ‘별의 순간’

  • 카드 발행 일시2022.10.11

은하수를 본 적 있나요?

오래전이었다면 몰라도
요즘엔 은하수를 보는 게 여간 쉽지 않습니다.

더구나 도심에서 보는 건 거의 불가능합니다.

원인은 공해와 빛 때문입니다.
공해로 인해 가려지고
빛으로 인해 흐려지기에 은하수를 볼 수 없는 겁니다.

그렇다고 하늘에 은하수가 없는 건 아닙니다.

그들은
그들의 시간에
그들의 방식으로 뜨고 집니다.
다만 우리 눈으로 볼 수 없을 뿐이죠.

십수 년 전 중국 윈난성에서 본 적 있습니다.
해발 4000m가 넘는 고산에서였습니다.
무수히 많은 별이 바로 눈앞에서 쏟아져 내릴 듯했습니다.
손 닿으면 잡힐 듯 선명했습니다.

그런데 그 광경을 카메라에 담지 못했습니다.
지독한 고산병에 정신을 잃었기 때문입니다.

몸이 산에 적응하도록 천천히 올라야 하거늘
차로 한 번에 산에 오른 탓이었습니다.
2000여㎞ 산길을 여드레 만에 주파해야 하니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자연은 문명의 이기라 하여 봐주는 법이 없습니다.

편한 만큼,
빠른 만큼,
내 몸이 책임을 져야 했습니다.

그 바람에 그 황홀한 풍경을 두고도 사진 한 장 못 찍은 겁니다.

그게 가슴에 맺힌 채 아렸습니다.
여태껏 그랬습니다.

낚시꾼에게 놓친 고기가 크듯
사진장이에겐 놓친 사진이 대작인 겁니다.
그러니 두고두고 아쉬운 겁니다.

다시 한번 제 눈으로 보고 싶었습니다.
‘은하수 촬영 명소’라는 제시어로 검색을 해봤습니다.

결과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촬영 명소가 너무나 많았기 때문입니다.
강릉 안반덕, 미시령옛길 울산바위, 평창 태기산, 완도 청산도,
합천 황매산, 의령 한우덕, 거제 신선도 등 수두룩했습니다.

이 장소의 공통점이라면
우선 은하수와 함께 사진 찍을 멋진 배경이 있다는 점이고요.
다음으론 빛 간섭을 받지 않는 어두운 곳이라는 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