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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만 주고 포탄숲에 버렸다"…러 예비군 총알받이설 현실됐다 [영상]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부분 동원령 발령 이후 징집된 예비군들이 속속 전장에 도착하고 있지만, 제대로 된 훈련이나 보급을 받지 못하면서 “총알받이로 버려졌다”는 반발이 나오고 있다고 27일(현지시간) 미국 군사 전문매체 워존이 전했다.

러시아의 부분 동원령에 따라 징집된 예비군들이 25일(현지시간) 러시아 크라스노다르에서 버스에 오르고 있다. AP=뉴시스

러시아의 부분 동원령에 따라 징집된 예비군들이 25일(현지시간) 러시아 크라스노다르에서 버스에 오르고 있다. AP=뉴시스

매체에 따르면 최근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러시아 정부에 대한 불만을 담은 징집병의 동영상들이 퍼지고 있다.

50만 회 이상 조회된 한 영상에선 두 명의 징집병이 등장한다. 이들은 “우린 박격포탄이 쏟아지는 숲속에 앉아 있다”며 “불과 10m 근방에서 폭탄이 터졌지만, 아무도 우리를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한 병사가 “(러시아 정부가) 총알받이처럼 우릴 숲으로 보냈고, 그곳에 버렸다”고 하자 다른 병사는 “쇼이구와 코나셴코에게 이 멍청한 군대가 만든 아수라장을 보여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이들은 “총 한 자루와 탄약 외에는 아무것도 가진 게 없다”며 “물과 음식, 전자장비 같은 건 전혀 받지 못했다”고 했다.

해당 병사가 언급한 이름은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과 이고리 코나셴코 러시아 국방부 대변인으로 보인다. 쇼이구 장관은 앞서 동원령을 발표하며 “이번에 동원할 예비군 규모는 30만 명이며, 이들은 우크라이나 파병 전에 군사 훈련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SNS에 돌고 있는 영상에선 이틀 뒤 헤르손 지역 전선에 투입될 예정이라는 병사가 나와 “어떠한 훈련도 받지 못했고, 보급품도 없다”며 불만을 제기했다.

2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국방부가 공개한 러시아군의 열악한 의료장비. 사진 우크라이나 국방부 페이스북 캡처

2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국방부가 공개한 러시아군의 열악한 의료장비. 사진 우크라이나 국방부 페이스북 캡처

우크라이나 현지 매체 우크라인스카 프라우다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국방부도 지난 25일 페이스북을 통해 “러시아 정부가 부족한 인력을 메꾸기 위해 징집병들을 훈련 없이 전선으로 보내고 있다”며 “이는 러시아군의 사기와 작전 수행 능력을 현저히 저하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징집병들은 제대로 된 건강 검진도 받지 못하고 있다.

워존에 따르면 군사 전문가들은 훈련되지 않고, 장비도 갖추지 못한 수십만의 예비군이 전장으로 향할 경우 개전 이후 지휘·보급에 어려움을 겪어 온 러시아군에 더 큰 문제를 불러올 것으로 보고 있다.

27일(현지시간) 크림반도 세바스토폴에서 징집된 예비군들이 작별식에 참석을 하고 있다. AFP=뉴스1

27일(현지시간) 크림반도 세바스토폴에서 징집된 예비군들이 작별식에 참석을 하고 있다. AFP=뉴스1

전 유럽 주둔 미 육군 사령관인 마크 허틀링 예비역 중장은 이날 ‘학살을 예고하는 푸틴의 동원령’이라는 제하의 워싱턴포스트(WP) 기고글을 통해 “미 육군의 기초훈련과 병과훈련을 지휘했던 나의 경험에 따르면 제대로 훈련되지 않은 병사를 전장에 보내는 건 학살과 다름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러시아에 직접 방문해 그들의 신병 훈련 체계도 살핀 적이 있다. 비전문적이었을 뿐더러, 군인의 가치관, 윤리관, 지상전 수칙 등의 미 육군이 가장 중시하는 기본 훈련을 발견하지 못했다. 지난 7개월 동안 러시아의 실패에 내가 놀라지 않은 이유”라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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