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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호 찾아 "날 조사하라"…판 키운 전현희 요구 곧 진행된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감사원이 이르면 오늘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에 대한 조사를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 사진은 지난 23일 을지연습 사후 강평회의에서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을 찾아가 악수를 청하던 전 위원장의 모습. 뉴스1

감사원이 이르면 오늘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에 대한 조사를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 사진은 지난 23일 을지연습 사후 강평회의에서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을 찾아가 악수를 청하던 전 위원장의 모습. 뉴스1

“나를 조사하라.”

언론 인터뷰와 브리핑, 페이스북은 물론 유병호 사무총장을 찾아가 악수까지 건네며 자신에 대한 감사원 조사를 요구했던 전현희 권익위원장의 요구가 곧 받아들여질 전망이다.

국민권익위원회에 대한 특별감사를 진행 중인 감사원이 이르면 28일 전 위원장에 대한 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권익위원회에 대한 감사 종료(29일)를 하루 남겨둔 시점이라 서면 조사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통상 감사 중 기관장에 대한 조사는 드문 편이다. 하지만, 전 위원장에 대한 ‘제보’로 시작된 감사라 조사가 불가피하다는 게 감사원 내부의 시각이다.

판 키우며 조사 반기는 전현희

전 위원장은 자신에 대한 조사를 반기며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연일 감사원을 비판하며 오히려 판을 키우는 모습이다. 전 위원장은 지난 23일 서울정부청사에서 열린 을지연습 강평회의 뒤엔 감사와 관련해 “묵과할 수 없는 제보가 있다”고 밝힌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을 예고 없이 찾아가 악수를 건네며 “정정당당하게 나를 조사하라”고 말했다. 이에 유 사무총장은 “절차에 따라 진행할 것”이라 답했다고 한다.

당시 전 위원장이 떨어진 유 사무총장의 명패를 잡는 장면이 포착돼 여권에선 “준비한 연출이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왔다. 권익위 관계자는 “어떠한 사전 준비 없이 그저 악수하는 모습이 현장에 있던 기자에게 찍혔다”며 “명패를 떨어뜨린 것도 실수였을 뿐”이라고 했다. 전 위원장은 이후 유 사무총장과 자신이 악수하는 사진을 SNS에 올리며 “더는 권익위 직원을 괴롭히지 말라”는 글을 남겼다.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이 23일 을지연습 사후 강평회의에서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 자리로 찾아가 악수를 하고 떨어진 명패를 줍고 있다. 뉴스1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이 23일 을지연습 사후 강평회의에서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 자리로 찾아가 악수를 하고 떨어진 명패를 줍고 있다. 뉴스1

"감사원 빈손 조사" vs "전현희 주장 모순" 

권익위 내부에선 연일 목소리를 높이는 전 위원장을 둘러싼 엇갈린 시각이 부딪치고 있다. 한 권익위 관계자는 “두 달 동안 권익위를 탈탈 털은 감사원이 결국 ‘묵과할 수 없는 제보’를 입증하지 못했기 때문 아니겠냐”며 “전 위원장의 자신감도 여기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꼬집었다. 하지만 권익위 내부 게시판엔 전 위원장의 말과 행동에 모순이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내부 익명 게시판에 글을 남긴 한 직원은 “직원 걱정에 밤잠을 설치신다면 자신의 지시로 직원들이 했다고 하면 될 문제”라며 “직원이 위원장 지시라 진술한다면 그걸 감사원의 강압 때문이라 주장하는 모순은 어떻게 이해해야 하냐”고 했다. 전 위원장은 감사가 진행 중인 여러 민감한 현안과 관련해 “보고 과정에서 부당한 개입을 하지 않았고, 실무진의 판단을 존중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또한 전 위원장이 언론 브리핑에서 공개되지 않은 감사 내용을 선제적으로 밝히며 “조용히 끝날 일을 위원장이 키우고 있다”는 직원들의 불만도 곳곳에서 들렸다. 감사원 관계자는 전 위원장 조사와 관련해 “감사는 절차에 따라 진행된다는 것 외에 별도의 입장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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