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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등 매달려라" 살점 파이고 피…육군 충격 가혹행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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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예하 전방사단 간부 세 명이 병사에게 가혹행위를 했다는 폭로가 나왔다. (사진은 기사 내 특정 내용과 직접적 연관이 없습니다.) 사진 셔터스톡

육군 예하 전방사단 간부 세 명이 병사에게 가혹행위를 했다는 폭로가 나왔다. (사진은 기사 내 특정 내용과 직접적 연관이 없습니다.) 사진 셔터스톡

육군 예하 전방사단 일부 간부가 병사에게 오랜 시간 가로등에 매달리게 하는 등 가혹 행위를 했다는 내부 고발이 나왔다.

자신을 육군 예하 전방사단에서 복무하고 있는 병사라고 밝힌 A씨는 28일 군 제보 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육대전)에 “여기서 근무하는 간부님들을 제보하려고 한다”며 이 같은 사실을 폭로했다.

A씨는 “우리 중대 소속 B중사, C중사, D중사 세 명의 간부가 지난 4일 오후 6~8시 사이에 중대 한 용사에게 장난을 친다고 흡연장 뒤쪽 가로등에 매달리게 했다”고 밝혔다.

그는 “몸무게가 그렇게 가벼운 용사가 아니었기에 그 가로등에 매달려 있기에는 너무나 힘이 들었을 것”이라며 “내려오면 뭐라 하며 버티게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결국 그 용사는 끝까지 버티다 미끄러지며 손이 쇠로 돼 있는 가로등에 쓸렸고, 엄지손가락 바로 밑에 있는 살점이 약 2cm 넘게 파였으며 손에서는 엄청난 피가 쏟아졌다”고 주장했다.

A씨는 “B중사가 겨우 해준다는 조치가 청원휴가를 내보낸 것”이라며 “그 용사가 휴가를 나가 검사를 받아보니 엄지손가락 밑에 있는 신경을 다쳐 손에 감각이 없어졌고 6개월 정도는 지나야 손가락 신경이 돌아온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 용사는 아직도 손에 감각이 없어 고통을 받고 있고 일상생활도 힘들어한다”며 “현재 그 용사는 전역했다. (사고 당시) 전역하기 며칠 전 휴가를 다 소진하고 전역 전 대기를 앞둔 상황이었다”라고 했다.

그는 “이만큼 큰일을 저질러놓고 B중사, C중사, D중사 3명의 간부는 일이 커질까 온 소대를 돌아다니며 ‘저번에 일어난 일 다 알고 있지 않냐?’라는 말로 시작해 ‘미리 사과하는 거다’, ‘앞으로는 조심할게’ 등 (의 말을 하며) 입막음을 시켰다”고 했다.

A씨는 또 “특히 B중사는 평소에 소대별 용사를 지정해 수차례 괴롭혔다. 본인과 손을 잡게 해 크고 두꺼운 손으로 손을 뭉개듯이 세게 잡고 힘을 줬다”며 “그러면 손의 뼈 마디마디가 아프고 실제로 한 용사는 그걸 매일 당하다가 왼쪽 손뼈에 실금이 가고 며칠간 붓고 아파서 샤워도 제대로 못 하고 일상생활도 제대로 못 하는 걸 봤다”고 밝혔다.

아울러 “B중사는 평소에 장난도 심하고 아프다고 싫다고 표현을 하면 ‘표정이 왜 그러냐’며 눈치를 줬다”며 “또한 C중사는 평소에 B중사가 용사들을 폭행하는 것을 눈으로 똑똑히 보고 소대원들이 힘들어하는 걸 보고도 그냥 같이 웃고 넘겼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해 간부들이 저희들을 괴롭히지 않았으면 좋겠다. 도와 달라”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부대 측은 “먼저 마음의 상처를 입었을 장병들에게 진심 어린 위로의 말을 전한다”며 “부대는 지난 9월 초 해당 사안을 식별하고 조사를 했으며, 그 결과에 따라 법과 규정에 의거 조치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유사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간부 교육을 강화하는 등 보다 세심한 지휘 관심을 기울이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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