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프주유소서 내 카드 넣었는데 사기꾼 됐다"…황당 결제오류

중앙일보

입력 2022.09.28 08:18

업데이트 2022.09.28 09:21

서울의 한 셀프주유소(사진은 기사 내 특정 내용과 직접적 연관이 없습니다). 연합뉴스

서울의 한 셀프주유소(사진은 기사 내 특정 내용과 직접적 연관이 없습니다). 연합뉴스

셀프주유소에서 기름을 넣다가 결제 오류로 억울하게 고소당하는 사례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경찰은 "타인이 주유기에 꽂아두고 간 카드를 빼낸 뒤 자신의 카드를 넣고 주유해도 원래 꽂혀있던 카드로 결제되는 경우가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28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난 6일 부천의 한 셀프주유소를 방문한 A씨는 주유하려던 중 주유기에 신용카드가 꽂혀 있는 것을 발견했다. 누군가 A씨에 앞서 기름을 넣은 뒤 카드와 영수증을 그대로 둔 채 가버린 것이었다.

A씨는 꽂혀있던 카드와 영수증을 빼내 주유소 직원에게 건네준 뒤 자신의 카드를 꽂고 기름을 넣었다.

그로부터 10여일 지난 18일 A씨는 경찰로부터 자신이 카드 도용 혐의로 고소당했다는 황당한 이야기를 들었다.

A씨가 셀프주유소에서 넣었던 8만원 어치의 기름이 A씨의 카드가 아닌 A씨가 빼냈던 타인의 카드로 결제되는 바람에 카드 주인이 A씨를 고소했다는 것이었다.

사기범으로 몰렸던 A씨는 경찰서를 몇 차례 오간 뒤 다행히 누명을 벗긴 했다. A씨가 꽂혀있던 카드를 빼낸 뒤 자신의 카드를 꽂고 주유하는 장면이 주유소 CCTV에 그대로 남아있던 덕분이다.

A씨는 "고소를 취하하지 않겠다고 고집했던 카드 주인도 결국 고의가 아니라 결제 오류라는 것을 인정하고 8만원을 돌려주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면서 "결과적으로 합의는 했지만, 경찰서를 오가며 마음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고 토로했다.

앞서 지난 6월 부산 기장군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잇따라 발생했다. 셀프주유소를 방문한 B씨가 주유기 금액 입력란에 8만원을 입력한 뒤 타인의 체크카드가 꽂혀있는 것을 발견했고, 이를 빼서 주유소 직원에게 준 뒤 자신의 카드를 넣고 주유했다가 사기 혐의로 고소를 당한 것.

부산기장경찰서 관계자는 "누군가 셀프주유기에 카드를 깜박 꽂아두고 간 경우 다음 방문자가 꽂혀있던 카드를 발견하기 전 이미 결제 수단 선택 화면에서 카드를 선택했다면 이후 자신의 카드로 바꿔 넣더라도 앞서 꽂혀있던 카드로 결제된다"면서 "이를 고의로 오인하고 고소하는 사례가 잇따라 선량한 국민이 수사를 받고 수사력이 낭비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부산기장경찰서는 이처럼 셀프주유소 결제 오류로 인해 억울하게 고소당하는 사례가 잇따르자 한국주유소협회에 셀프주유기 결제 시스템 보완이 필요하다는 내용의 협조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지난 2019년에는 셀프주유기 결제단계에서 다른 사람의 카드를 발견한 뒤 자신의 카드로 바꿔 넣고 주유한 한 회사원이 사기 및 절도 혐의로 기소됐다가 무죄 판결을 받기도 했다.

당시 재판부는 "셀프 주유기 조작 방법상 결제 절차 전에 신용카드를 바꿔 끼워도 원래 꽂혀 있었던 것으로 결제되기도 한다"는 사정을 들어 무죄로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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