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뭘 하든 만년 2등’…딜레마 빠진 중국 제2의 동영상 플랫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차이나랩

차이나랩’ 외 더 많은 상품도 함께 구독해보세요.

도 함께 구독하시겠어요?

[사진 胖鯨]

[사진 胖鯨]

중국 쇼트 폼(Short-Form)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기업, 바로 바이트댄스(Byte Dance·字節跳動)와 콰이서우(快手)다. 바이트댄스는 산하에 ‘틱톡(Tiktok·抖音)’을 두고 글로벌 쇼트 폼 시장을 평정하고 있다. 바이트댄스는 틱톡을 통해 지난해 150개국에서 19억 명의 월간 활성 사용자를 끌어모았고, 3678억 위안(약 81조 원)이라는 놀라운 매출을 기록했다.

콰이서우는 어떨까. 틱톡보다 1년 이른 2011년 설립됐지만 틱톡에 밀려 줄곧 2위에 머물고 있다. 콰이서우의 지난해 매출은 810억 8200만 위안 (약 16조 891억 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틱톡의 약 5분의 1 수준이다.

지난해 콰이서우는 출시 이래 10년 만에 홍콩 증시에 상장했다. 바이트댄스는 지난해부터 중국 증시와 미국 증시에 꾸준히 상장을 시도해 왔지만 여전히 진행 중이다. 콰이서우의 홍콩 증시 상장 당시 시장 전문가들은 중국 쇼트 폼 시장에서 콰이서우와 틱톡과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최근 콰이서우는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되레 딜레마에 빠지고 있다.  

콰이서우는 지난해부터 잦은 CEO 교체와 경쟁 심화, 유동성 압박 등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또 잇따른 중국 당국의 정보기술(IT) 분야 규제 강화로 실적 부진을 겪자 정리해고에 착수했다.

[사진 圖蟲創意]

[사진 圖蟲創意]

최근까지 콰이서우의 극심한 병목 현상은 이어지고 있다. 콰이서우의 올해 2분기 일일 이용자 수(DAU)는 3억 7400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0% 증가했지만 전월 대비로는 0.5% 증가에 그쳤다. 이용자의 하루 평균 이용 시간은 전 분기 128.1분보다 2.3% 줄어든 125.2분으로 집계됐다. 또 활성 이용자 1인당 온라인 마케팅 서비스 수입 평균은 31.7위안으로, 전년 동기 34위안보다 6.7% 감소해 2분기 연속 하락했다.

주식시장은 콰이서우의 현재 침체 현상을 잘 나타낸다. 지난 9월 23일 기준 콰이서우는 공모가 대비 42.4% 급락한 55.5 홍콩 달러에서 거래됐다. 이는 지난 2월 상장 이후 역대 최저 수준으로, 시가총액은 약 81.9% 증발했다.

콰이서우 재무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콰이서우는 각각 124억 2900만 위안(약 2조 4664억 원), 196억 5200만 위안(약 3조 8997억 원), 1166억 3500만 위안(약 23조 1450억 원)의 손실을 보았다. 2021년 매출은 810억 8200만 위안(약 16조 955억 원)으로 전년 대비 37.9% 증가했지만 순손실은 780억 7400만 위안(약 15조 4984억 원)으로 기록됐다.

‘노후화된’ 사업 전략, 이제는 변화 필요해

콰이서우는 현재 전자상거래 사업, 상업화 사업, 국제화 사업, 게임사업 등 4대 사업부를 운영하고 있다. 이 중 두각을 나타내는 사업은 전자상거래로, 지난해 전자상거래 거래액(GMV)은 6800억 위안(약 135조 원)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전자상거래 분야는 약진했다. 콰이서우 재무보고서에 따르면 2022 상반기 전자상거래 총 거래액은 3662억 위안(약 72조 7712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640억 위안보다 약 40% 급등했다.

그러나 콰이서우의 고질병 중 하나는 수익성 악화다. 올해 2분기의 경우 전자상거래를 포함한 기타 서비스 총수입(总收入)은 21억 위안으로, 전체 수입의 9.8%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 기타 서비스 수입 역시 약 20억 위안으로 집계되며 성장률 둔화세를 보인다.

[사진 콰이서우]

[사진 콰이서우]

전문가들은 콰이서우의 전략인 ‘라오티에경제(老铁经济)’가 실적 하락의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라오티에란 ‘친한 친구’라는 뜻으로, 콰이서우의 방송 진행자는 팔로워를 ‘라오티에’로 칭하며 친근감을 쌓고 커뮤니케이션을 한다. 이는 진행자와 팔로워 간의 친밀도와 충성도를 자연스레 높이며 ‘라오티에(팔로워)’는 단순히 방송을 하는 진행자를 믿고 응원하는 차원에서 제품을 구매하게 된다. 이런 라오티에 경제는 콰이서우에 놀라운 성장률을 안겨줬다.

지난해 말까지 콰이서우의 월간 활동 사용자 수는 5억 7800만 명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1일 평균 이용 시간 약 2시간을 달성했다. 지난해 4분기 총수입은 244억 3000만 위안(약 4조 851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해 시장 예상치 231억 위안을 상회했다. 특히 라오티에 경제가 빛을 발한 분야는 라이브 방송이었다. 라이브 방송 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11% 성장을 달성하며 예상을 뛰어넘는 성장세를 보였다.

콰이서우는 이처럼 사용자 관계망의 팔로워 확보로 몸집을 불려 나갔는데, 이제는 해당 전략이 한계점에 다다랐다는 평가다.

틱톡은 지난해부터 ‘흥미 커머스(興趣電商)’ 전략을 펼치고 있다. 콘텐츠를 통해 느끼는 흥미를 구매로 전환하는 것을 말하는데, 콘텐츠의 흥미가 곧 구매로 전환된다 하여 흥미 커머스는 ‘콘텐츠 커머스(內容電商)’, 혹은 ‘쇼핑식 커머스’라고도 불린다. 이처럼 틱톡이 내세운 ‘흥미 커머스’는 소비자의 능동적 소비 욕구를 파고든다.

콰이서우는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공식 통계에 따르면 콰이서우의 GMV는 대부분 ‘관심 페이지’의 개인 트래픽에서 비롯된다. 상당수의 사용자가 관심 있는 몇 명의 호스트만 신뢰하고 소비한다는 뜻이다. 이에 올해 상반기 콰이서우는 ‘콰이서우 가게(快手小店)' 를 론칭하고 '검색 상자', '좋아요 맞히기' 등의 카테고리를 신설했다. 또 쇼핑몰 코너의 소범위 테스트를 시작했으며, 최근 쇼핑몰 페이지를 오픈했다. 그러나 해당 서비스는 약세를 보이며 이 역시 틱톡에 뒤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진 셔터스톡]

[사진 셔터스톡]

한편 콰이서우는 올 2분기 첫 흑자를 냈다. 총 수익 427억 6200만 위안(약 8조 4844억 원)으로 전년 대비 18.26% 증가했다. 그러나 시장 반응은 냉담하다. 콰이서우가 이러한 초조한 상황에서 벗어나려면 꽤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평가다.

최근 콰이서우는 결자해지의 입장을 표했다. 콰이서우는 CEO 청이샤오(程一笑)가 의장을 맡는 비즈니스 생태 위원회를 설립한다고 밝혔다. 전자상거래, 라이브 방송, 지역 생활 및 구인·구직과 같은 수익 창출 비즈니스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전문가들은 이는 현금화할 가능성이 큰 업무를 통합하고 유동성이 낮은 사업을 정리하는 것이라고 진단한다.

또 해외 비즈니스를 부활시키고 별도의 국제 상업화 부서를 설립하며 해외 사업 확장에도 나서는 움직임이 포착됐다. 그동안 콰이서우는 네 차례 해외 진출을 시도했지만 순탄치만은 않았다.

지난 2018년 상반기, 콰이서우 앱(APP)은 러시아와 동남아시아 7개국의 구글 플레이 및 앱스토어 다운로드 목록 1위를 차지한 전력이 있다. 2021년 말 기준, 콰이서우의 해외 일일 활성 사용자 수는 1000만 명에서 6000만 명 정도로 증가했지만, 연초에 정한 1억 명의 목표에 다르기에는 역부족인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기준 틱톡의 글로벌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약 10억 명으로, 콰이서우는 또 2등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콰이서우가 딜레마를 해결하고 중국 제2의 쇼트 폼 플랫폼의 위상을 지켜낼 수 있을까. 콰이서우의 향방에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

차이나랩 김은수 에디터

[사진 차이나랩]

[사진 차이나랩]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