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머리로 끝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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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선취골이자 결승골을 넣은 손흥민을 팀동료들이 축하하고 있다. 왼쪽부터 손준호·손흥민·정우영·김문환. 손흥민은 코스타리카전에 이어 A매치 2경기 연속 골을 기록했다. 김현동 기자

선취골이자 결승골을 넣은 손흥민을 팀동료들이 축하하고 있다. 왼쪽부터 손준호·손흥민·정우영·김문환. 손흥민은 코스타리카전에 이어 A매치 2경기 연속 골을 기록했다. 김현동 기자

득점 없이 팽팽한 기 싸움이 이어지던 전반 35분. 역습 찬스에서 측면 수비수 김진수(30·전북)가 상대 왼쪽 측면을 허문 뒤 쏜 왼발슈팅을 골키퍼가 손끝으로 쳐냈다. 볼의 궤적을 확인한 손흥민(30·토트넘)이 위험 지역 정면에서 껑충 솟구쳐 올라 머리로 받아 넣었다. 관중석의 뜨거운 환호와 손흥민 특유의 사진 찍기 세리머니까지, 두 달 뒤 카타르월드컵 본선에서 꼭 다시 보고 싶은 장면이었다.

한국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이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카메룬과 가진 평가전에서 전반 35분 헤딩슛으로 결승골을 넣고 있다. 김현동 기자

한국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이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카메룬과 가진 평가전에서 전반 35분 헤딩슛으로 결승골을 넣고 있다. 김현동 기자

파울루 벤투(53·포르투갈)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이 아프리카의 강호 카메룬과의 A매치 평가전에서 1-0으로 이겼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8위 한국은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카메룬(38위)과의 맞대결에서 손흥민의 선제골을 끝까지 지켜 1-0으로 이겼다. 지난 23일 코스타리카전(2-2무) 결과를 포함해 9월 A매치 2연전을 1승1무로 마감했다.

‘최종 병기’ 손흥민의 진가를 거듭 확인할 수 있었던 경기였다. 그림 같은 오른발 프리킥으로 동점골을 터뜨린 코스타리카전에 이어 이날 카메룬전에선 정확한 헤딩 슛으로 A매치에서 2경기 연속으로 골 맛을 봤다.

득점으로 이어진 역습의 시발점도 손흥민이었다. 중원 지역에서 상대 볼을 가로챈 뒤 동료 공격수 황희찬(26·울버햄프턴)에게 공을 넘겨 속공 찬스의 문을 열었다. 손흥민은 공이 황희찬을 거쳐 김진수에게 전달되는 동안 신속하게 상대 위험지역으로 쇄도해 슈팅 지점을 확보했다.

벤투 감독(왼쪽) 옆에서 몸을 풀던 이강인. 스페인 리그 도움 1위인데도 벤투 감독은 2경기 연속 그를 외면했다. [뉴시스]

벤투 감독(왼쪽) 옆에서 몸을 풀던 이강인. 스페인 리그 도움 1위인데도 벤투 감독은 2경기 연속 그를 외면했다. [뉴시스]

카타르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해외파를 포함해 최정예로 치르는 마지막 A매치 평가전에서 벤투 감독은 손흥민과 정우영(23·프라이부르크)을 전방에 세우는 4-4-1-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전술적 뼈대를 익숙한 형태로 유지하면서 선수 구성에 변화를 줬다.

좌우 측면에 황희찬과 이재성(30·마인츠)을 배치하고 중원에는 황인범(26·올림피아코스)과 손준호(30·산둥 타이샨)를 나란히 세웠다. 디펜스 라인은 핵심 수비수 김민재(나폴리)의 중앙수비 파트너로 김영권(울산) 대신 권경원(감바 오사카)을 기용했다.

벤투 감독은 후반에도 포메이션의 큰 틀을 유지한 채 권창훈(28·김천), 나상호(26·서울), 황의조, 정우영(33·알사드) 등을 줄줄이 투입해 흐름의 변화를 꾀했다.

한준희 해설위원은 “빌드업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미드필더 손준호가 내려와 센터백 듀오와 함께 스리백 형태를 이루는 장면이 자연스러웠다”면서 “다만 손준호가 3선에서 홀로 상대 공격진을 상대해야 하는 장면이 나오지 않도록 신경 써야 한다. 월드컵 본선에선 동료 미드필더 황인범과 이재성이 적극적으로 도와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기대를 모았던 이강인(21·마요르카)은 끝내 벤투 감독의 호출을 받지 못했다. 올 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도움 1위(3개)를 기록하며 경쟁력을 입증했지만, 벤투 감독은 끝까지 그를 외면했다. 후반 35분 백승호(25·전북)가 투입되며 마지막 교체 카드를 소진하자 몸을 풀던 이강인은 굳은 표정으로 벤치로 향했다. 관중석을 가득 메운 5만9000여 축구 팬들이 한 목소리로 “이강인”을 연호했지만, 벤투 감독은 들은 체도 하지 않았다.

한준희 위원은 “이강인이 기존 선수들과 다른 유형의 플레이메이커라는 점은 맞지만, 전혀 기회를 얻지 못한 건 아쉬운 부분”이라면서 “월드컵 본선에서 절박한 순간에 써먹을 수 있는 카드를 외면한 결정을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9월 A매치 일정을 마무리한 벤투호는 내달 국내파 소집을 시작으로 월드컵 본선을 준비한다. 11월11일 월드컵 출정식을 겸해 국내파 중심의 A매치 평가전을 치르고, 하루 뒤 최종 엔트리 26명의 명단을 공개한다. 14일에는 카타르 현지로 건너가 마지막 담금질을 시작한다. 손흥민을 비롯한 해외파 멤버들은 소속 팀 일정을 소화한 뒤 카타르 현지에서 합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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