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탁 명목 10억원 수수”…檢, 민주당 전 사무부총장 구속영장

중앙일보

입력 2022.09.27 19:05

업데이트 2022.09.27 19:35

검찰이 이정근(60) 전 더불어민주당 사무부총장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 씨는 정관계 인사들과 친분을 앞세워 청탁을 해주겠다는 등 명목으로 10억여원을 수수했다는 혐의(알선수재 등)를 받는다. 이 씨 측은 급할 때 박 씨로부터 돈을 빌린 것은 맞지만, 그동안 계속 갚아왔으며 대가성은 없었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그러나 차명계좌를 통한 자금 거래, 청탁 언급 등 위법성을 의심하고 있다.

檢, “마스크 인·허가, 승진 알선 명목” 영장 기재

 이정근 전 더불어민주당 사무부총장이 지난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에 출석하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스1

이정근 전 더불어민주당 사무부총장이 지난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에 출석하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스1

27일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 김영철)는 이 전 사무부총장을 특정범죄가중법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 씨가 2019년 12월~2022년 1월 공무원이나 공공기관 임원 등에게 청탁해 정부지원금 배정, 마스크 사업 관련 인허가, 공공기관 납품 및 임직원 승진 등을 알선해 주겠다는 명목으로 사업가 박 모 씨로부터 수십 회에 걸쳐 약 9억 5000만원을 수수했다는 혐의가 영장에 적시됐다.

이 씨는 박 씨에게 청와대, 민주당 핵심 관계자들과의 친분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정범죄가중법 제3조(알선수재)에 따르면 공무원의 직무에 속한 사항을 알선하기 위해 금품이나 이익을 수수·요구 또는 약속한 사람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돼 있다.

검찰은 이 씨가 2020년 2~4월 박 씨로부터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비용 명목으로 수회에 걸쳐 3억3000만원을 수수한 것도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보고 영장에 기재했다. 검찰은 알선수재와 정치자금 명목으로 받은 돈 가운데 중복된 금액을 제외하면 이 씨가 총 10억1000만원을 수수했다고 보고 있다.

총선·지선 낙선한 李, 뒷배있나…“일방적 주장”

3·9 국회의원 서울 서초갑 재·보궐선거에 출마한 당시 이정근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지난 2월17일 서울 방배본동 인근에서 유세운동을 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뉴스1.

3·9 국회의원 서울 서초갑 재·보궐선거에 출마한 당시 이정근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지난 2월17일 서울 방배본동 인근에서 유세운동을 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뉴스1.

검찰은 앞서 이 씨의 집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돈 거래 배경에 불법 청탁과 차명 계좌 사용 등이 있었는지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 씨가 2016년 20대 총선, 2018년 제7회 지방선거, 2020년 21대 총선에서 서초구에 출마해 잇따라 낙선한 점을 고려하면 청탁을 들어줄 수 있는 다른 유력 정치인들이 이 씨의 뒤를 봐줬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주목하고 있다.

이 씨는 이 같은 의혹에 대해 “일방적 주장”이라고 일축하고 있다. 이 씨와의 돈거래는 있었지만 급하게 필요할 때 7억원을 빌렸고 이를 갚고 있는데 박 씨가 허위 주장을 퍼뜨리며 법적 분쟁을 일으켰다는 게 요지다. 또 이 같은 돈이 청탁과 관련이 없으며 불법자금 성격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 씨는 박 모씨를 언급하며 “수개월 째 민사소송을 진행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별도로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 이상현)는 지난 8일 이 전 부총장을 3·9 서초갑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와 관련해 선거운동원들에게 기준치 이상의 수당을 지급하고 이를 회계책임자에게 대납시킨 혐의(공직선거법·정치자금법 위반)로 재판에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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