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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해진 OTT 시장…넷플릭스·디즈니+가 요금제 손 본 이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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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디즈니+ 국내 출시를 앞두고 디즈니가 진행한 미디어 데이. 사진 디즈니+

지난해 10월 디즈니+ 국내 출시를 앞두고 디즈니가 진행한 미디어 데이. 사진 디즈니+

제자리걸음 중인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업계의 고민이 깊어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폭증했던 이용률이 정체기에 접어들었고, 만족률은 떨어지는 추세다. OTT 시장이 포화 상태라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떠나는 이용자를 붙잡기 위한 사투가 이어진다.

이용률은 정체, 만족률은 하락

OTT 업계의 위기는 현재 진행형이다. 시장조사업체 컨슈머인사이트가 지난 26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에서 OTT를 유료로 이용한다고 응답한 사람은 61%였다. 같은 기관 조사에서 지난해 하반기 이용률이 59%였던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퇴보했다.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렸던 2020년 넷플릭스 이용자 수가 한 해 만에 64.2% 증가(닐슨코리아, 2020 하반기 미디어 리포트)했던 것과 비교하면 정체가 뚜렷하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유료 이용률 부동의 1위는 넷플릭스였다. 전체 응답자 중 37%가 최근 1개월 이내에 넷플릭스를 이용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16%로 2위에 오른 유튜브 프리미엄보다 2배 이상 높은 이용률을 기록했다. 국내 OTT인 티빙(12%), 웨이브(11%), 쿠팡플레이(9%)가 뒤를 이었고, 글로벌 OTT 디즈니+는 8%로 6위에 올랐다. 영화 전문 OTT 왓챠가 가장 적은 이용률(4%)을 보였다.

문제는 급락한 서비스 만족도다. 직전 조사와 비교했을 때 유튜브 프리미엄을 제외한 모든 OTT의 서비스 만족률이 떨어졌다. 넷플릭스는 60%에서 58%로 2%포인트 감소했고, 디즈니+ 만족률은 11%포인트(70%→59%)나 내렸다. 지난해 11월 국내 출범 직후 주요 통신사를 통해 진행한 무료 프로모션 등의 효과가 다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조사에서 디즈니+는 콘텐트, 사용성, 요금의 3개 평가 분야 중 요금 만족률이 72%에서 36%로 반 토막 난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요금 75% 깎은 디즈니

글로벌 OTT가 앞다투어 요금 할인 행사에 나선 배경이다. 디즈니+는 지난 8~20일 ‘디즈니+ 데이’를 맞아 한 달간 요금을 9900원에서 2500원으로 약 75% 할인해주는 행사를 진행했다. 효과는 즉각적이었다. 모바일 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이벤트 첫날인 8일에만 전날보다 4배 이상 많은 2만2949명의 이용자가 디즈니+ 애플리케이션(앱)을 신규 설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100만명에 가까운 이용자가 이탈한 넷플릭스도 팔을 걷어붙였다. 넷플릭스는 오는 11월 콘텐트 중간에 광고를 보면 요금을 깎아주는 저가 요금제를 선보일 예정이다. 외신을 통해 알려진 광고형 요금제 가격은 미국 기준 월 7~9달러(약 9900~1만2800원)로, 현재 기본요금인 9.99달러보다 저렴하다. 넷플릭스는 내년 3분기까지 전체 가입자 2억 2000만명 중 약 18%에 해당하는 4000만명이 이 요금제를 선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콘텐트가 국내 OTT 생존 전략

토종 OTT 서비스인 웨이브, 티빙, 왓챠, 쿠팡플레이 로고. 중앙포토

토종 OTT 서비스인 웨이브, 티빙, 왓챠, 쿠팡플레이 로고. 중앙포토

글로벌 OTT의 물량 공세에 토종 서비스도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다. 문제는 요금 정책에서 쓸 수 있는 카드가 많지 않다는 것이다. 주로 통신이나 IPTV 서비스와 결합해 요금을 깎아주고 있는 국내 OTT가 글로벌 기업과 같은 전략을 구사하긴 어려울 거란 전망이 우세하다. 법인 출범 이후 흑자를 낸 국내 OTT가 하나도 없는 상황에서 콘텐트와 마케팅에 쓸 최소한의 예산을 확보하려면 요금 인하는 불가능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한 OTT 기업 관계자는 “이미 국내 OTT 간 경쟁이 과열돼 사업을 유지하려면 추가적인 요금 할인은 어렵다”고 말했다.

규모에서 밀리는 국내 OTT가 콘텐트 품질로 승부를 봐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경희 컨슈머인사이트 본부장은 “(글로벌 플랫폼은) 요금 만족도가 좀 떨어져도 압도적인 콘텐트의 양과 질로 이를 상쇄하며 이용자를 끌어들였다”며 “국내 플랫폼은 기존의 요금 경쟁력을 지키면서 콘텐트 경쟁력 확보에 더욱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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