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기계적 원인이냐 실화냐…7명 사망 참사, 현대아울렛 감식 시작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26일 발생한 대전 현대프리미엄 아울렛 화재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경찰과 소방,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합동 감식에 나섰다.

27일 오전 대전시 유성구 현대 프리미엄 아울렛 화재 현장에서 소방당국 관계자 등이 합동감식을 준비하고 있다. 나운채 기자

27일 오전 대전시 유성구 현대 프리미엄 아울렛 화재 현장에서 소방당국 관계자 등이 합동감식을 준비하고 있다. 나운채 기자

27일 대전경찰청과 대전소방본부에 따르면 20여 명으로 이뤄진 합동감식팀은 이날 오전 10시 대전시 유성구 현대아울렛 지하 1층 주차장에서 합동감식을 시작했다. 감식에는 한국전기안전공사 등 전문기관도 참여한다. 화재 직후 현대아울렛 측으로부터 폐쇄회로TV(CCTV) 영상을 통해 최초 발화지점을 확인한 경찰은 감식을 통해 ‘발화 원인’을 찾는데 수사력을 집중할 방침이다.

화물차 운전자 떠난 뒤 10초만에 발화

현장 CCTV 영상에서는 화재 발생 시간으로 추정되는 오전 7시34분쯤 한 남성이 하역장에 1t 화물차를 세운 다음 물건을 내렸다. 이어 4분 뒤인 오전 7시39분쯤 이 남성이 자동차 짐칸 문을 닫고 이동후 10초만에 차량 우측에서 불이나 인근으로 확산했다. 조사 결과 이 남성은 아울렛 한 매장에 물건(제품)을 전달하기 위해 지하주차장에 들어왔고 평소 승하차 작업이 이뤄지던 공간에 주차한 뒤 물건을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과 국과수는 오전 현장감식을 하면 발화지점과 원인이 어느 정도 윤곽이 잡힐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연기와 불꽃이 화물차에서 시작 것인지, 다른 곳에서 시작한 것인지는 정밀분석이 이뤄진 뒤에야 확인이 가능할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기계적 원인인지 실화(失火)인지에 대한 결론을 도출하는 데도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한다.

26일 화재가 발생한 대전 유성구 현대 프리미엄 아울렛에서 연기가 솟아나고 있다. [사진 대전소방본부]

26일 화재가 발생한 대전 유성구 현대 프리미엄 아울렛에서 연기가 솟아나고 있다. [사진 대전소방본부]

화재 현장에서 빠져나온 목격자가 “딱, 딱, 딱 하는 소리와 함께 검은 연기와 불꽃이 치솟았다”고 말한 점과 불길이 순식간에 지하주차장 전역으로 확산한 점으로 미뤄 인화성이 강한 물질에서 화재가 시작했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순식간에 연기 확산…인화성 강한 물질 가능성

경찰 관계자는 “현재로써는 사고 원인과 관련해 구체적인 내용이나 조사 결과를 확인해주기 어렵다”며 “합동감식이 이뤄지더라도 발화지점과 확산 경위 등을 특정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화재 원인 조사와 함께 당시 스프링클러와 제연설비 등이 작동했는지도 조사할 방침이다. 현대아울렛 측은 “119 구조대가 도착했을 때 지하 1층 바닥에 물이 있었다”며 정상 작동을 주장하고 있다.

이흥교 소방청장이 26일 대전 유성구 현대프리미엄아울렛 화재 현장에서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 뉴스1

이흥교 소방청장이 26일 대전 유성구 현대프리미엄아울렛 화재 현장에서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 뉴스1

현대아울렛 측이 지난 6월 소방점검 때 지적받은 내용을 제대로 조사 대상이다. 당시 지하 1층 주차장 화재 감지기 전선이 끊어졌거나 상태가 불량하고, 매장 주변 화재경보기 경종과 피난 유도등 등 교체가 필요하다는 등 24건이 지적됐다. 다만 스프링클러나 제연설비 등에서는 별다른 결함이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설계도 등 확보…압수수색도 검토

경찰은 현대아울렛 측으로부터 설계도 등 관련 자료를 제출받아 분석에 들어갔다. 7명이 숨지고 1명이 중상을 입는 듯 대형 인명피해가 발생한 만큼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업체 측에서) 임의 제출 형태로 자료를 넘겨받았지만, 필요에 따라서는 본사와 지점(대전 현대아울렛)을 압수 수색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27일 오전 대전시 유성구 현대 프리미엄 아울렛 화재 현장에서 소방당국 관계자 등이 합동감식을 준비하고 있다. 나운채 기자

27일 오전 대전시 유성구 현대 프리미엄 아울렛 화재 현장에서 소방당국 관계자 등이 합동감식을 준비하고 있다. 나운채 기자

한편 지난 26일 오전 7시45분쯤 발생한 화재로 7명이 숨지고 1명이 크게 다쳤다. 대전경찰청은 수사부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수사본부를 꾸렸다. 27일 오전 8시30분부터 사망자 7명을 대상으로 부검이 진행한 경찰은 장례식장과 병원에 전담 경찰관을 보내 심리상담 등 피해자 지원에도 나섰다.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