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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전직 美 정보요원 에드워드 스노든에 시민권 부여

중앙일보

입력

에드워드 스노든. AP=연합뉴스

에드워드 스노든. AP=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미국 정부의 무차별적 정보 수집에 대한 기밀을 폭로한 전 국가안전보장국(NSA) 직원 에드워드 스노든에 시민권을 부여했다.

26일(현지시간) AFP,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연방 헌법에 따라 1983년 미국 출생 에드워드 스노든을 러시아 연방 시민으로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정부는 이날 스노든과 함께 시민권을 획득한 57명의 명단을 정부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스노든은 2020년 러시아 영주권을 취득했다.

전직 중앙정보국(CIA) 직원 스노든은 2013년 6월 가디언을 통해 NSA가 전 세계인을 대상으로 도청 프로그램을 실행했다고 폭로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당시 부통령이었다.

폭로 이후 홍콩에 은신하던 스노든은 러시아를 거쳐 남미로 가려 했으나 미 당국의 여권 말소 조치로 모스크바 국제공항 환승 구역에 한 달간 발이 묶였다가 같은 해 8월 러시아로부터 1년 임시 거주를 허가받았다.

스노든은 2013년부터 미국 내 검찰 수사를 피해 러시아에 거주하고 있다. 그는 지난 2017년 곡예사 출신의 닌드세이밀스와 결혼해 러시아 영주권을 받았다.

그는 독일·폴란드 등 27개국에 망명을 요청했지만, 러시아를 제외한 모든 나라가 미국의 보복을 우려해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미국에선 스노든의 사면을 촉구하는 청원 운동이 벌어지고 있으나 미 정부는 그가 귀국해 국가기밀 폭로죄 등에 대해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자국에서 유죄 판결을 받으면 스노든은 최대 20년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 그는 2019년 9월 미 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공정한 재판을 받을 수 있다면 미국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밝혔다.

미 국무부는 스노든에 대한 미국의 입장은 바뀌지 않았다고 밝혔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달라진 것이 있다면 러시아 시민권 덕분에 그가 우크라이나 전쟁 참전을 위해 징집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스노든은 다른 미국인들처럼 재판을 받기 위해 미국으로 돌아와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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