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한동훈의 무기 뭘까...헌재서 "검수완박 위헌" 직접 변론

중앙일보

입력 2022.09.27 05:00

업데이트 2022.09.28 18:52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오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법'의 위헌성을 놓고 국회 대리인단과 격돌한다. 헌법재판소는 27일 오후 2시 대심판정에서 한동훈 장관과 검사 6명이 청구한 권한쟁의 심판 사건에 대한 공개변론을 연다. 한 장관은 이날 청구인 자격으로 직접 출석해 변론에 나선다.

한 장관 등 청구인 측은 부패·경제범죄 외에는 검사의 수사권을 박탈하는 개정 검찰청법·형사소송법의 내용과 입법 절차상 위헌성을 다툰다. 반면, 국회는 법제사법위와 본회의에서 국회법에 따른 심의·의결 절차를 거친 정당한 입법이라는 주장이다. 한 장관과 국회 측 대리인은 공개 변론 전후에도 브리핑을 갖고 요지를 재차 강조해 밝히겠다는 계획이다.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연합뉴스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연합뉴스

법무부 "헌법상 권한 제한" vs 국회 "수사권 조정일 뿐"

지난 4월 3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개정 검찰청법은 검사가 수사를 개시할 수 있는 범죄 범위를 기존 6대 범죄(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에서 ‘부패범죄와 경제범죄 등’으로 축소하는 내용을 담았다. 곧이어 지난 5월 3일 통과된 형사소송법에 따라 경찰이 송치한 사건에 대한 검사의 보완수사 범위 역시 '동일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로 제한됐다.

법무부와 검사들은 헌법상 보장된 검사의 수사권을 국회가 침해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헌법상 영장을 신청하는 주체가 검사로 명시돼 있고, 영장은 강제수사 활동에 대한 허가인 만큼 검사의 수사권은 헌법상 보장되는 권한이라는 것이다. 형사사건의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소추권 역시 우리 헌법이 검사 이외의 다른 기관을 전제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법무부 측은 개정법에 따르면 검사가 대부분 범죄 영역에서 범죄 단서를 발견하더라도 경찰 수사 없이는 소추권을 행사할 수 없고, 경찰의 부실수사나 위법수사가 의심되더라도 검사가 수사권을 발동하는 데에 제약이 생긴다고 강조한다. 또 "수사는 본질적으로 '사법작용'이어서, 치안 전문가인 경찰의 고유 영역이 아니기 때문에 법률 전문가인 검사가 수사 주재자로 나서야 한다"라고도 설명한다.

헌법상 권한이 '제한'됐다는 법무부 주장과 달리, 국회는 입법정책에 따라 수사권을 '조정'했을 뿐이라고 반박한다.

국회는 헌법에 검사의 수사권이나 소추권에 대한 아무런 규정이 없다는 점부터 든다. 헌법에 검사가 영장을 신청하는 주체로 명시돼 있다고 해도 이는 수사권을 전제로 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결국 검사의 수사권이나 기소권은 헌법상 권한이라기보다 검찰청법 등에 정해진 법률상 권한일 뿐이어서, 국회가 입법정책으로 충분히 조정할 수 있다고 봤다.

"꼼수 탈당 등 절차적 위헌" vs "충분한 숙의 거쳐"

법무부와 검사들은 "법안이 통과되는 입법 과정이 반헌법적이었다"며 절차적 문제도 지적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민형배 의원의 '위장 탈당'을 통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안건조정 절차를 무력화한 점, 본회의에서는 '회기 쪼개기'를 통해 무제한 토론 절차를 막은 점 등을 든다.

반면 국회는 "개정안 제안, 심의 및 표결 과정에서 헌법과 국회법을 모두 준수했다"며 "여야 간 충분한 협의와 숙의를 거쳐 법안이 의결됐다"고 주장한다. 또 "권한쟁의 심판에서 국회의 입법 절차상 하자는 절차적 권한을 침해당한 국회 내 기관이 주장할 수 있을 뿐, 국회 밖의 국가기관이 주장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헌법재판소 공개변론을 하루 앞둔 26일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앞에 검수완박 반대 및 한동훈 법무부 장관 응원 문구가 적힌 화환이 설치되고 있다.  응원 화환은 지난 25일 오후부터 설치 중에 있으며 현재 250여 개가 놓여진 것으로 확인됐다. 뉴스1

헌법재판소 공개변론을 하루 앞둔 26일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앞에 검수완박 반대 및 한동훈 법무부 장관 응원 문구가 적힌 화환이 설치되고 있다. 응원 화환은 지난 25일 오후부터 설치 중에 있으며 현재 250여 개가 놓여진 것으로 확인됐다. 뉴스1

경찰이 불송치한 사건에 대해 제3자인 고발인은 이의 신청을 할 수 없게 한 조항, 수사 검사와 기소 검사를 분리한 조항, ‘동일성’ 개념으로 별건 수사를 금지한 조항 등의 위헌 여부도 쟁점이 될 전망이다.

법무부와 검사들은 이 같은 조항으로 형사 사건 당사자들의 권리가 침해된다고 주장해왔다. 특히 이원석 검찰총장은 앞선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고발인 이의신청권이 삭제된 것에 대해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하는 범죄, 내부고발 등 공익신고 사건에 있어 국민의 재판절차 진술권이 침해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법무부 측은 또 "사건을 수사한 검사가 재판에는 참여하지 못한다면 온전한 소추권을 행사하지 못하는 것이고, 현장에서 혼선이 빚어질 가능성도 크다"고 주장한다.

반면 국회는 이 조항들로 인해 불합리한 차별이 생기거나 검사의 소추권이 침해된다고 보지 않는다. 개정법에서 검사가 경찰에게 재수사를 명할 수 있고, 시정조치를 취할 수 있는 제도가 있다는 것이다. 또 형사피의자나 피고인, 피해자의 권리가 침해된다는 주장은 이 사건에서 쟁점이 되는 '검사의 권한'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이미 시행령으로 검수원복" vs "최소한의 조치일 뿐"

지난달 4월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96회 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검수완박’ 법안의 한 축을 이루고 있는 검찰청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에 대한 수정안이 통과됐다. 뉴스1

지난달 4월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96회 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검수완박’ 법안의 한 축을 이루고 있는 검찰청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에 대한 수정안이 통과됐다. 뉴스1

국회는 또 한 장관이 검수완박법에 대응해 내놓은 ‘검수원복(검찰 수사권 원상복귀)’ 대통령령인 시행령에 대해서도 언급할 예정이다. 지난 10일 국무회의를 통과한 시행령에 따라 검찰이 직접 수사에 나설 수 있는 범위가 개정법보다 확대됐다. 국회는 "개정법의 입법목적과 위임범위에 반하는 시행령"이라며 "검사들의 권한이 확대된 상태"라고 본다.

반면 검찰은 시행령만으로는 돌이킬 수 없는 조항들이 법에 존재하는 만큼, 헌재로부터 검수완박 법의 무효를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난달 22일 한 장관은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국민을 범죄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필요한 내용의 시행령을 만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날 법무부 측 대리인으로는 강일원 전 헌법재판관(법무법인 케이원챔버)이 변론에 나선다. 국회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회장 출신인 장주영 변호사(법무법인 상록)와 헌재 연구관 출신 노희범 변호사를 선임했다.

통상 권한쟁의 사건 공개변론에는 참고인 없이 청구인과 피청구인이 출석해 이해관계를 다투지만, 헌재는 이번 사안의 성격을 고려해 양측에 참고인을 지정할 것을 요청했다. 이에 이인호 중앙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법무부 측 참고인으로, 이황희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국회 측 참고인으로 나와 의견을 밝힐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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