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XX는 없었다"는 與행동대장...'식물초선' 거부한 박·배·유 명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식물 초선에서 행동 대장으로의 변신인가.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민의힘 초선들의 움직임이 주목받고 있다.

사진 박수영 페이스북 캡처

사진 박수영 페이스북 캡처

특히 친윤계 지역구 초선 3인방으로 꼽히는 박수영ㆍ배현진ㆍ유상범 의원은 최근 윤 대통령을 둘러싼 논란을 반박하는 제일선에 서 있다. 박수영 의원은 논란이 불거진 직후인 23일 잡음을 제거한 윤 대통령의 음성파일을 페이스북에 올린 뒤 이를 “국회에서 이 사람들이 아 승인 안 해주면 쪽팔려서 어떡하나”로 해석했다. 논란이 된 ‘바이든’이라는 단어도 없었고, ‘이 XX’라는 비속어 대신 ‘이 사람들이’라고 말했다는 취지다.

배현진ㆍ유상범 의원도 같은 음성파일을 페이스북에 올린 뒤 비속어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배 의원은 24일 올린 글에서 윤 대통령의 발언을 “국회의원 이 사람들이 승인 안 해주고 아 말리믄(면) 쪽팔려서 어떡하나”라고 해석했다. ‘바이든’ 대신 ‘말리믄’이라는 단어가 들어갔다는 주장이다. 유 의원은  “국회의원 이 사람들이 아 승인 안해주면 쪽팔려서 어떡하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SNS 댓글에까지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배 의원은 25일 페이스북에 베이징올림픽 당시 중국 측이 문재인 정부에 '한복은 한반도의 것이며 또 중국 조선족의 것’이라고 설명했는데, 문 정부가 이를 숨겼다는 취지의 기사를 올리며 “외교참사라고 사과해야 할 거짓말은 바로 이런 것”이라고 썼다. 이에 한 네티즌이 “꼭 할 말 없으면 전 정부 탓을 한다”고 댓글을 달자 배 의원은 “전 정부 탓은 문재인 정부가 5년 간 한 것이고, 이건 지난해 국정에 대한 감사 예고 내용”이라며 “감상에 젖지 마시고 팩트만 보시면 마음이 편해지실 것”이라고 반박했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25일 페이스북에 베이징올림픽 당시 문재인 정부가 '한복은 한반도와 중국 조선족의 것'이라는 중국 측의 주장을 숨겼다는 취지의 보도를 공유했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 페이스북 캡처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25일 페이스북에 베이징올림픽 당시 문재인 정부가 '한복은 한반도와 중국 조선족의 것'이라는 중국 측의 주장을 숨겼다는 취지의 보도를 공유했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 페이스북 캡처

박 의원도 음성파일을 올린 글에 한 네티즌이 “리터치(재가공)한 음성을 근거로 좌파가 ‘XX’라고 듣는다는 건 굉장히 모욕적”이라고 댓글을 달자 “좌파신가요? 그럼 떠나세요”라고 답글을 달았다.

이들 초선 3인방은 이준석 전 대표를 둘러싼 갈등 국면에서도 이른바 ‘행동대장’의 역할을 자처하면서 ‘신윤핵관(윤석열 핵심관계자)’으로 떠올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앞서 배 의원은 7월 29일 최고위원 가운데 가장 먼저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당의 비상대책위원회 전환을 이끌었다. 박 의원 역시 배 의원의 사퇴와 동시에 초선의원들 사이에서 비대위 전환을 촉구하는 연판장을 돌리며 동참을 촉구했다. 한 초선 의원은 “당시 박 의원이 연판장 참여를 안 할 수 없도록 강하게 설득했다”고 전했다.

유 의원 역시 최근까지 당 윤리위원회에 유일한 현역의원으로 참여하며 이 전 대표에 대한 징계 국면을 이끌었다. 다만 유 의원은 19일 정진석 비대위원장과 나눈 휴대전화 문자메시지가 사진기자단에 포착되며 논란이 일자 윤리위원직을 사퇴했다.

21대 국회 초기에 자기 주장이 없어 ‘식물 초선’이란 비판을 들었던 초선 의원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데 대해선 상반된 평가가 나온다. 중진 의원들의 눈치를 보지 않고 할 말을 하는 데엔 일부 긍정적 평가도 있지만, 대통령실의 공식 해명까지 넘어서는 주장을 선제적으로 펴며 총대를 메는 데 대한 곱지 않은 시선이 있다.

‘비윤계’로 분류되는 한 의원은 이날 중앙일보 통화에서 초선 의원 3인방을 겨냥해 “이들의 주장에 전면적으로 동의하는 의원들은 별로 없을 것"이라고 했고, 또 다른 초선 의원은 "대통령실에서도 이미 ‘이 XX’라는 발언은 인정했는데, 논점을 자꾸 그쪽으로 가져가는 건 맞지 않다”고 했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선 “아첨꾼들, 권력의 맹종파”(26일 이상민 의원 라디오 인터뷰)라고 이들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