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가양역 인근에서 실종됐던 남성 이모(25)씨로 추정되는 하반신 시신이 발견된 것과 관련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가 “확인 절차가 필요하겠지만, 범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긴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 24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 따르면 지난 10일 인천 강화도에서 이씨로 추정되는 하반신이 발견됐다. 지난달 7일 서울 강서구 9호선 가양역 4번 출구 인근에서 마지막 모습이 포착됐던 이후 약 한 달 만이다.
이수정 교수는 26일 KBS ‘용감한 라이브’에 출연해 “시신으로 발견됐다는 사실 자체로 범죄 피해를 염두에 두는 건 적절하지 않다”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신 훼손을 세세하게 분석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가족들의 말에 따르면 (실종자가) 극단적 선택을 할 이유가 없고, 새벽 2시 30분 쯤 여자친구와 통화한 기록도 있다”며 “여자친구도 특이한 정황 파악하지 못했다”며 극단적 선택의 가능성은 적다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본인 과실로 인한 추락 가능성도 생각해볼 수 있지만 당시엔 비가 오지 않았을 때”라며 “멀쩡한 성인 남성이 길을 가다가 추락할 가능성이 얼마나 있는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또 인근에서 함께 발견된 다른 남성의 시신에 대해서도 “같이 발견된 남성의 시신이 (사건 해결의) 단서가 될 수 있을까”라며 “발견 시점과 발견 장소가 비슷해 확인 절차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자연재해 때문에 시신이 훼손됐을 가능성도 있다”며 “시신이 흘러가다가 한강 그물 같은 것에 (걸려서), 부패가 많이 진행되면 분리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신이 어떤 형태로 훼손됐느냐 등은 국과수에서 확인할 듯”이라며 “인위적인 흔적이 남아있다면 범죄 사건이 되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엔 물 속에서 (시신이) 훼손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경찰이 이 사건을 단순 가출로 분리해 초동 수사가 늦었다는 지적에 대해 “성인 실종의 경우 가출로 간주를 많이 한다”며 “이 실종 남성은 20대 중반이기 때문에 수사 대상이 되진 못하고 처음부터 가출 처리가 된 듯 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문제는 가출 처리가 되면 위치 추적, 카드 사용 내역 등 개인 정보는 수사하기가 어려워진다”며 “동거 가족과 여자친구가 ‘가출할 이유가 없다’, ‘갑자기 전화기가 꺼졌다’ 등 이야기를 했는데 그런 것들을 수사했다면 더 명확하게 알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0일 인천해양경찰서는 인천시 강화군의 한 갯벌에서 낚시객이 20~30대 남성으로 보이는 신체의 일부를 발견해 119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하반신만 남은 시신은 상당 부분 부패한 상태였으며, 바지와 운동화를 착용하고 있었다.
이와 관련해 지난 24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 출연한 이 씨의 외사촌 A 씨는 “혹시나 싶어서 해양 경찰서에 전화해 이 씨인가 물어봤다. DNA 결과가 나올 때까지 누구인지 알 수 없다더라”라면서도 “발견된 옷은 동생 것이 맞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