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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중 화물열차 150일 만에 운행…北정치국서 농사실태 논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중국 단둥과 접경도시인 북한 평안북도 신의주를 오가는 화물열차가 26일 운행을 재개했다. 양국 간 화물열차 운행 재개는 단둥 지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지난 4월 29일 중단한 이후 150일 만이다.

북한 신의주와 중국 단둥을 운행하는 북중 화물열차가 26일 운행을 재개했다. 사진은 이날 오전 7시 43분께 화차를 실은 화물열차가 단둥에서 출발, 중조우의교를 건너 신의주로 넘어가는 모습. 연합뉴스

북한 신의주와 중국 단둥을 운행하는 북중 화물열차가 26일 운행을 재개했다. 사진은 이날 오전 7시 43분께 화차를 실은 화물열차가 단둥에서 출발, 중조우의교를 건너 신의주로 넘어가는 모습. 연합뉴스

정부 소식통은 이날 오전 7시 43분쯤 화차에 물자를 실은 열차가 단둥에서 중조우의교를 통해 신의주로 넘어가는 모습을 포착했다고 전했다. 조중훈 통일부 대변인도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중 간 화물열차 운행 재개와 관련하여 아직 북·중 양국에서 모두 공식 확인을 하지는 않았다"면서도 "여러 정황을 고려해 볼 때 금일 북·중 간 화물열차 운행이 재개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판단을 한 배경과 관련해 조 대변인은 "지난 8월 10일 북한 비상방역총회회의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비상방역전의 승리를 선포하고 최대 비상방역체계를 긴장·강화된 정상 방역체계로 전환을 선언한이후 북·중 간 열차 운행 재개 가능성이 계속 제기돼 왔다"면서 "이번 운행은 북·중 간의 협의가 마무리된 데 따른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향후 열차 운행의 지속 여부, 어떤 물자가 운반될지 여부 등에 대해서는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북·중 화물열차는 올해 1월 중순 코로나19 상황이 진정세를 보이자 1년 5개월 만에 운행을 시작했지만, 단둥 지역에서 코로나19가 재확산하면서 지난 4월 말부터 운행을 다시 중단한 상태였다. 양국 간 화물열차 운행이 정례화된다면 북한 당국은 국경봉쇄로 고갈된 자원을 들여오기 위한 창구로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북·중 간에는 지난해 수·출입 물자의 방역과 검역을 위한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기 때문이다.

북중 화물열차 운행 재개. 연합뉴스

북중 화물열차 운행 재개. 연합뉴스

안병민 북한경제포럼 회장은 "북한은 중국에서 물품을 들여오기 위해 신의주 인근의 의주공항(공군기지) 활주로에 소독 시설을 갖춘 건물을 건설하고, 철도를 연결했다"면서 "올해 초와 마찬가지로 코로나19 차단을 위해 의주공항 적재장에서 화물을 일정 기간 격리한 뒤 내륙으로 이송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 당 정치국 회의서 농사실태 논의

북한은 전날 노동당 정치국회의(8기 10차)를 열어 올해 농사실태를 점검했다고 관영 매체들이 26일 보도했다. 노동신문은 "정치국은 올해 농사실태를 점검하고 해당 농업정책들을 철저히 집행하기 위한 문제를 주요의정으로 토의하고 중요결정서를 채택했다"면서 "회의에서는 당면한 가을걷이와 탈곡에 모든 역량과 수단을 총동원, 총집중시키며 양곡수매와 공급사업을 개선하고 당과 국가의 양곡정책 집행을 저해하는 온갖 현상들과의 투쟁을 강도 높이 전개할 데 대하여 강조했다"고 전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이날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고, 조용원 조직비서가 김 위원장의 위임을 받아 사회를 맡았다. 북한이 노동당 전원회의를 개최하지 않는 기간 당의 모든 사업을 조직·지도하는 정치국 회의를 열어 농업 정책만 논의한 것을 두고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특히 '양곡정책 집행 저해 현상'을 언급한 것은 김 위원장이 지난 8일 최고인민회의(제14기 7차) 시정연설에서 제시한 과업을 관철하기 위한 후속 조치로 풀이된다.

북한이 25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8기 10차 정치국회의를 개최했다고 26일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이번 회의는 북한이 지난 6월 이후 처음으로 탄도미사일 발사 도발을 단행한 날에 진행됐다. 노동신문, 뉴스1

북한이 25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8기 10차 정치국회의를 개최했다고 26일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이번 회의는 북한이 지난 6월 이후 처음으로 탄도미사일 발사 도발을 단행한 날에 진행됐다. 노동신문, 뉴스1

김 위원장은 당시 연설에서 "5개년 계획 기간에 국가 알곡 생산 계획을 무조건 수행해 인민들에게 식량이 넉넉히 차례지도록 하자"고 촉구하면서 "농사를 안전하게 짓고 생산성을 높이며 알곡 생산구조를 바꾸고 양곡 수매와 식량 공급사업을 개선하는 것"을 주요 과업으로 제시한 바 있다.

오경섭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식량 상황이 어려워지면서 주민들이 당국의 양곡 수매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고, 다양한 방식으로 식량을 빼돌리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북한 당국이 양곡수매를 독려하고 있으나 식량문제는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은 전날 오전 평안북도 태천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1발을 발사했는데, 북한 매체들은 26일 관련 소식을 보도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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