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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금 인상도 막혔는데…금융상품 투자 사립대들, 183억 손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해 적립금을 금융상품에 투자한 사립대들이 총 183억원의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작년 자본시장 상황의 악화로 수익률이 급락했다.

서울 시내 사립대의 강의실 모습. 뉴스1

서울 시내 사립대의 강의실 모습. 뉴스1

25일 도종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교육부로부터 받은 4년제 사립대학 적립금 금융상품 투자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적립금을 사용해 금융상품에 투자한 사립대는 42곳이었다.

교육부 자료에 따르면 금융상품에 투자한 사립대 42곳 중 25곳이 손실을 기록했다. 이들 25개 대학의 손실액은 270억 원에 이르렀다. 42개 대학 전체 손익은 183억 원 적자였다.

대학의 금융상품 투자 규모는 2019년 1조3495억 원에서 지난해 1조4642억 원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반면 수익률은 2019년 0.9%, 2020년 2.5%를 기록하다 지난해 -1.3%로 급락했다.

투자원금이 1억 원 이상인 사립대 중 수익률이 가장 낮은 곳은 영남대로, 지난해 5억4193만 원의 투자원금 중 남은 평가액은 1878만 원으로 -96.5%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경남대(-64.5%), 경동대(-53%), 우송대(-14.6%), 대구가톨릭대(-11.7%)도 10%가 넘는 손실을 보였다.

100억 원 이상 투자한 대학들은 손실률이 낮은 편이었으나 손실 금액은 수십억 원에 이르는 경우가 많았다. 동덕여대(수익률 -3.3%)는 1045억 원을 투자해 34억 원의 손실을 봤다. 1773억 원을 투자한 연세대(수익률 -2.1%), 3002억 원을 투자한 이화여대(-1.7%)는 각각 37억원과 52억 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100억 원 이상 투자한 대학 중 수익을 낸 대학은 서강대·포항공대·용인대·홍익대 4곳에 그쳤다.

등록금 동결 등으로 수입원이 준 대학들은 적립금으로 금융상품에 투자할 수 있는 법적 한도(50%)를 늘려달라는 입장이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지난달 국회 교육위원회에 증권 취득 한도를 적립금의 75%까지 상향해달라고 건의했다.

이에 대해 도종환 의원은 "교육부와 대교협은 대학 재정 확보를 위한 노력과 함께 금융상품 투자에 대한 관리·감독 방안 역시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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