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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받는 나이, 70세로 올려야

중앙일보

입력 2022.09.26 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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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김원식 건국대 명예교수

김원식 건국대 명예교수

지난주 발표된 ‘2022 OECD 한국경제보고서’는 고령화에 따른 국민연금 개혁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연금 수급 연령을 2034년까지 68세로 높일 것을 제안했다. 그러나 우리나라 국민연금의 현실은 OECD 생각보다 심각하다. 국민연금이 보험료율이나 연금 수급액 등 제도적 문제뿐 아니라 출산율, 연금기금 수익률, 물가상승률 등 통제가 불가능한 외생적 요인으로 위기가 가중되고 있다. 지난해 0.81로 세계 최하위였던 한국의 합계출산율이 올해 2분기에는 0.75로 더 하락했다. 올해 상반기에만 국민연금기금은 국내와 해외 주식 수익률이 각각 마이너스 19%와 마이너스 12%로 하락하면서 기금 규모가 8%나 감소하였다. 국민연금 급여는 전년 물가상승률에 따라 조정되는데 올해 2.2%가 인상되었으나 내년에는 인상률이 2배 이상 될 전망이다. 또 불경기로 인한 소득 감소로 보험료 수입도 크게 줄 것이다. 이러한 요소는 지금 이 시각에도 국민연금 재정을 악화시키고 있다. 이는 MZ세대를 중심으로 강도 높은 연금 개혁 요구로 이어질 것이다.

저출산 여파 연금기금 고갈 위기
2030년까지 수급연령 올려가며
정년연장 등 고령자 일하게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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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도 도입 이후 네 차례에 걸친 국민연금 재정 재계산과 관련된 개혁 논의는 거의 모두 재정 안정을 위한 보험료율 인상이나 보장성 강화를 위한 급여 인상에 집중하며 합의될 수 없는 정치 쇼에 그쳤다. 앞으로 구성될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설령 국민적 합의로 보험료 인상이나 급여 인하가 결정된다고 해도 정치 상황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 더욱이 재정 안정을 위한 큰 폭의 보험료 인상은 근로자들의 근로 유인을 억제해 국민 경제에 부담이 된다. 보험료율을 두 배로 올려서 18%가 된다면 생활비가 크게 줄어 보험료의 성실한 납부도 기대하기 힘들다. 국민연금 개혁은 노동시장과 국민 경제에 대한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

평균수명이 수직 상승한 초고령사회에서 연금 수급 기간을 무작정 늘어나게 할 수는 없다. 제도가 도입된 1988년에는 평균수명이 70.7세여서 현재의 목표 수급 연령 65세 기준으로 5년 반만 연금을 지급하면 되었다. 그러나 지금은 평균수명이 84.1세니까 4배가 넘는 19년 동안 지급해야 한다. 게다가 청년들의 첫 취업 연령도 평균 30세로 계속 늘어 보험료 납입 기간은 감소해 왔다.

국민연금 위기를 불러올 외생적 요인을 고려할 때 연금 수급 연령을 먼저 상향 조정해야 한다. 준비 및 조정 기간을 단축하여 2025년부터 1년씩 연금 수급 연령을 70세로 상향하면 5년 후인 2030년에는 연간 4분의 1 이상의 급여 지출을 줄일 수 있다.

연금 수급 연령의 상향 조정으로 퇴직 후 연금 수급을 더 기다려야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65세 연금 수령을 기대했던 60대 전후 가입자들의 반발이 가장 클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인구 감소와 함께 노동인구도 감소하고 있다. 이제는 고령 근로자들을 통하여 부족한 노동력을 메꾸어 경제 선순환을 유도해야 한다.

정년 연장뿐 아니라 건강하고 일하기 원하는 고령자들을 위한 정년 폐지, 노인들이 차별받지 않는 성과급제도를 병행 도입해야 한다. 중·고령 근로자에 대하여는 고용보험을 통하여 사전적으로 근로 기간에 직업훈련의 강화 혹은 고령 친화적 직업으로의 전직훈련 등으로 대비하게 해야 한다. 아울러 연금 수급 연령에 이르기 전까지 부족한 생활비를 보충할 수 있도록 퇴직연금제도의 역할도 제고해야 한다.

청년들이 연금 수급 연령 상향을 반대할 수도 있으나, 현실적 MZ세대는 보험료를 더 내는 대안과 비교하여 당연히 올바른 선택을 할 것이다. 고령자들의 시장 참여 확대가 청년들에게는 생산성을 높여 임금 상승의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노인 고용과 청년 고용은 대체적이 아닌 보완적 관계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국민연금 개혁은 반드시 노동시장 정책 조정이나 국민연금기금을 운용하는 자본시장에 대해 치밀한 정책 조정이 따라야 혼선이 없다. 세금으로 취약계층을 보호하는 보건복지부가 이러한 기능을 담당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연금 개혁 문제를 정책적으로 조정할 수 있도록 소관 부처를 기획재정부로 이전하는 지배구조 혁신도 함께해야 한다.

※ 외부 필진 기고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김원식 건국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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