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오늘부터 실외 마스크 해제, 경각심은 잊지 말아야

중앙일보

입력 2022.09.26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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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25일 오후 인천 문학동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 대 LG 트윈스의 경기를 찾은 관중들이 마스크를 쓰고 응원하고 있다. 26일부터는 스포츠 경기를 포함한 실외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가 모두 사라진다. 뉴시스

25일 오후 인천 문학동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 대 LG 트윈스의 경기를 찾은 관중들이 마스크를 쓰고 응원하고 있다. 26일부터는 스포츠 경기를 포함한 실외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가 모두 사라진다. 뉴시스

11월 이후 항체 방어력 약해져, 독감 유행도 우려

WHO 사무총장 “끝이 보인다고 해서 끝은 아냐”

오늘부터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완전히 사라진다. 2020년 10월 이후 2년 만이다. 이제 50인 이상 야외 공연과 집회, 스포츠 경기 관람 때도 마스크를 벗을 수 있다. 지긋지긋했던 펜데믹도 끝이 보인다. 실제로 25일 신규 확진자는 2만5792명으로 일요일 기준 11주 만에 최저를 기록하며 감소세다.

질병관리청 조사에 따르면 이미 전 국민의 97%가 코로나19 항체를 갖고 있다. 이 중 자연 감염에 의한 항체 양성률은 57%인데, 이는 누적 확진율(38%)보다 19%포인트나 높은 수치다. 코로나19에 걸리고도 정부 통계에 잡히지 않는 ‘숨은 확진자’가 1000만 명 가까이 된다는 이야기다.

앞서 우리보다 확진자 수의 정점을 빨리 찍었던 나라들은 마스크 등 방역 조치를 좀 더 일찍 해제했다. 확진자 수도 크게 줄어 코로나19 이전의 일상으로 한 걸음 더 다가갔다. 지난 18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팬데믹은 이제 끝났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그러나 섣부른 엔데믹 선언은 시민들의 경각심을 늦춰 재유행을 초래할 수 있다. 지난 22일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끝이 보인다고 해서 이미 끝났다는 뜻은 아니다”고 경고했다. “더 치명적인 변이가 발생할 가능성은 항상 존재”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11월 이후 한국에선 오는 봄에 오미크론 감염으로 형성된 항체의 방어력이 급격히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백신 접종 실적도 낮았기 때문에 확진자가 다시 증가하거나 중증화율이 높아질 수 있다. 겨울철 3밀(밀접·밀집·밀폐) 환경 조성으로 재확산 가능성도 크다. 새로운 변이의 출현 가능성도 있어 집단면역은 영구적이지 않다.

여기에 최근 독감의 급증세가 심상치 않다. 지난 2년간 잠잠했던 독감 환자가 부쩍 늘면서 ‘유행’ 기준치에 육박하고 있다. 그 때문에 많은 전문가가 올겨울 코로나19와 독감이 동시 유행하는 ‘트윈데믹’을 우려하고 있다. 독감과 코로나19는 초기 증상이 비슷해 큰 혼란이 생길 수 있다.

결국 이번 실외 마스크 해제 조치를 코로나19의 끝으로 여겨선 곤란하다는 이야기다. 밀집된 환경에선 여전히 마스크와 손 씻기 같은 자율방역이 필요하다. 언젠가는 우리도 실내 마스크까지 해제해야 하지만, 아직 섣부른 판단일 수 있다. 트윈데믹 우려가 큰 올겨울이 지난 후에 검토해도 늦지 않다.

이번 조치는 팬데믹의 끝이 아니라 일상 회복을 향해 나아가는 하나의 단계에 불과하다. 코로나19에 대한 경각심까지 잃어선 안 되는 이유다. 자신과 가족의 건강을 지키는 최고의 방역은 방심하지 않는 것이다. 끝날 때까지는 끝이 아니라는 사실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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