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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수세서 공세 전환 “비속어 논란은 제2 광우병 조작 선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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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국민의힘은 25일 윤석열 대통령의 순방 과정에서 불거진 비속어 논란 등을 두고 반격에 나섰다. 논란 초기 언급을 자제하거나 “국익을 생각해 달라”며 다소 수세적 입장을 보였지만, 주말을 기점으로 강공으로 전환했다. 이날 권성동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MBC를 저격했다. 권 의원은 “(2008년) 광우병 조작 선동 당시 MBC는 명백한 거짓말로 나라를 뒤집어 놨다”며 “야당과 좌파 언론이 이번 윤 대통령 순방을 제2의 광우병 조작 선동의 기회로 이용하고자 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박진 외교부 장관이 ‘야당을 잘 설득해 예산을 통과시키겠다’고 했는데 이 부분은 보도하지 않았다”며 “애초에 ‘미국’이나 ‘바이든’을 자막으로 쓸 이유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앞서 MBC는 윤 대통령 발언을 두고 지난 22일 “(미국) 국회에서 이 ××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은 쪽팔려서 어떡하나”라는 자막을 달았다. 특히 ‘바이든’이라는 대목은 대통령실이 ‘날리면’이라고 반박하는 등 정확한 청취가 어려웠지만, MBC는 이를 단정하면서 논란 확산을 주도했다. 당권 주자인 나경원 전 의원은 “MBC는 의도된 왜곡, 조작에 따른 국익 훼손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고, 김기현 의원도 “조작된 광우병 사태를 다시 획책하려는 무리가 스멀스멀 나타나고 있다”며 “정파적 이익에만 몰두해 가짜뉴스를 확대 재생산하는 작태가 치졸한 파파라치 같다”고 비난했다.

이날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은 ‘가짜뉴스’를 언급했다. 김 실장은 서울 종로구 총리 공관에서 열린 제4차 고위당정협의회 모두발언에서 “경제가 어려워지면 꼭 나타나는 현상이 있는데 첫째로 경제 범죄가 늘고, 둘째는 가짜뉴스가 급증했다”며 “가짜뉴스는 국민을 분열시키고 정부 신뢰도를 떨어뜨려 가뜩이나 어려운 민생을 더 힘들게 한다”고 말했다.

“불의를 방관하는 것은 불의”라는 글을 올린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향해서도 여당은 공격에 나섰다. 권성동 의원은 “이 대표님 정계 은퇴 선언입니까?”라고 비꼬았고, 김기현 의원은 “이 대표의 불의를 철저히 수사해 심판하는 것이 윤 정부의 역사적 숙명”이라고 했다.

여권이 대대적인 반격에 나선 것은 10월 국감 등을 앞두고 더는 밀리면 안 된다는 위기감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당 관계자는 “가뜩이나 민주당이 ‘김건희 특검법’ 강행 등을 예고하고 있는데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면 정기국회 내내 뒷걸음질할 것이라는 우려가 컸다”고 했다. 다만 유승민 전 의원은 이 같은 당내 기류를 두고 “막말보다 더 나쁜 게 거짓말”이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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