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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맹지’가 뭐예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4면

다음 중 ‘맹지’가 뜻하는 것은?

㉠ 건축물이나 시설물이 없는 대지

㉡ 길에서 잘 보이지 않는 땅

㉢ 도로와 맞닿은 부분이 없는 토지

토지와 관련한 기사를 보다 보면 ‘맹지’란 말이 종종 등장한다. ‘공공개발 때문에 맹지가 된 토지’ ‘맹지 구매 후 건축허가 받으려면?’ 등과 같은 것이다. 그러나 일반인 가운데는 ‘맹지’가 무엇을 뜻하는지 알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 건축물이나 시설물이 없는 대지’는 ‘나대지’를 가리키는 말이다. 나대지(裸垈地) 역시 어려운 말이므로 국토교통부와 한국도로공사는 국립국어원과의 협의를 거쳐 ‘빈터’라는 쉬운 말로 바꿔 사용하기로 했다.

‘㉡ 길에서 잘 보이지 않는 땅’은 맹지(盲地)의 한자를 유추해 그냥 만들어 본 말이다. ‘맹지’가 뜻하는 것은 ‘㉢ 도로와 맞닿은 부분이 없는 토지’다. 도로가 없어 건축허가를 받을 수 없기 때문에 건축물을 지을 수 없는 땅이다. 그런데 ‘맹지’를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찾아보면 아예 나오지도 않는다. 그것은 ‘맹지’가 일본식 표현이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국어원을 비롯, 국토부와 서울시 등 여러 정부기관이 ‘맹지’를 ‘길 없는 땅’으로 순화해 쓰기로 한 바 있다.

토지와 관련해선 ‘공람’이나 ‘공시’도 자주 듣는 용어다. 공람(供覽)은 여러 사람이 보는 것을 뜻하며 순화어는 ‘돌려봄’이다. 공시(公示)는 일정한 내용을 공개적으로 게시해 일반인에게 알리는 것이며 순화어는 ‘알림’이다. 건폐율(建蔽率)도 종종 듣는 말이다. 대지 면적에 대한 건물 바닥 면적의 비율을 가리키며 순화어는 ‘대지 건물 비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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