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에 걸려온 "수육국밥 주문하려구요"…목소리는 떨고있었다

중앙일보

입력 2022.09.25 13:36

업데이트 2022.09.25 13:44

충남경찰청 전경. 중앙포토

충남경찰청 전경. 중앙포토

경찰이 112신고접수요원의 기지로 위기에 처한 데이트폭력 피해 여성을 신속히 구한 사례가 뒤늦게 전해져 화제다.

지난 20일 충남경찰청 112치안종합상황실로 “수육국밥 주문하려고요”라는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좁은 공간에서 경찰에 신고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던 20대 여성 A씨는 세종시의 한 원룸에서 남자친구 몰래 휴대전화로 112 버튼을 눌렀고 수화기에서 “긴급신고 112입니다”라는 여성경찰관의 음성이 들리자 떨리는 목소리로 “수육국밥 주문하려고요”라고 말했다.

당시 A씨는 이별 통보를 받은 남자친구 B씨로부터 폭행을 당하고 있었다.

전화를 받은 상황2팀 최명예 경사는 가늘게 떨리는 목소리로 수육국밥을 주문하겠다는 A씨의 전화에 위기 상황을 직감했다. 젊은 여성의 목소리가 나지막하면서도 미세한 떨림이 있었기 때문이다.

최 경사는 “혹시 위급상황인가요”라고 물었고 A씨가 “예”라고 대답하자 A씨를 안심시키고 위치 파악에 들어갔고 현장에 경찰이 투입되도록 조치했다.

신고 6분 만에 현장에 도착한 경찰관들은 남녀를 신속히 현장에서 분리하고, 위기상황에 처해있던 A씨을 구조했다.

기지를 발휘해 위기의 여성을 구해낸 주인공은 충남경찰청 112치안종합상황실 소속 최명예 경사로 자칫 오인신고나 장난전화로 치부할 수 있는 순간에 침착하게 대처해 데이트폭력 사건을 처리했다.

경찰 경력 10년 최 경사는 “밀려오는 신고 전화에 밤잠도 못 자고 때론 지칠 때도 있지만 위기에 처한 여성을 무사히 구조하게 돼 큰 보람과 긍지를 느낀다”고 말했다. A씨는 위기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해준 최 경사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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