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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 최초 백두대간 완주' 남난희, 알베르 마운트어워드 수상 "남북 트레일 완성할것"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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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악인 남난희(왼쪽 둘째)가 24일(한국시간) 스위스 베른에 있는 스위스 알프스 박물관에서 2022 알베르 마운틴 시상식에서 수상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알베르 1세 기념재단

산악인 남난희(왼쪽 둘째)가 24일(한국시간) 스위스 베른에 있는 스위스 알프스 박물관에서 2022 알베르 마운틴 시상식에서 수상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알베르 1세 기념재단

여성 산악인 남난희(65)씨가 유럽의 권위 있는 산악상 중 하나인 ‘알베르 마운트 어워드’를 수상했다.

지난 23일(현지시간) 알베르 1세 기념재단은 1984년 한국 여성 산악인 최초로 백두대간 남쪽 구간을 완주한 남난희씨에 상을 수여했다고 밝혔다. 특히 38년 전 남쪽 구간을 완등한 남난희씨가 향후 백두산에서 지리산으로 이어지는 완전한 백두대간 종주인 ‘평화의 길(Peace Trail)’을 완성하려는 계획을 높이 샀다. 남씨는 23일 스위스 베른의 스위스 알프스 박물관에서 열린 2022 알베르 마운틴 시상식에 참석했다.

남난희씨는 1984년 1월 1일부터 백두대간 남쪽 구간을 혼자서 76일간 걸어 완주했다. 지금 백두대간 능선은 누구나 갈 수 있는 등산로가 됐지만, 당시엔 길이 없어 지도를 들고 개척해야 하는 험한 곳이었다. 백두대간은 백두산에서 지리산까지 이어지는 한반도의 산줄기로, 남쪽 구간은 설악산 능선에서 지리산 약 700㎞에 이른다.

재단 측은 당시 남씨가 남긴 기록을 눈여겨봤다. 베아트 헤클러 알베르1세 기념재단 공동대표는 “한반도 백두대간에 대한 사진 전시회를 기획하던 중 남씨가 남긴 기록을 보게 됐고, 당시 등산로 개척 중에도 꼼꼼하고 세심한 일지에 주목하게 됐다”고 말했다. 히말라야 등반의 역사를 연 앨버트 머메리(1855~1895년)가 “등반은 곧 기록”이라고 말한 것처럼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것 동시에 그것을 기록하는 것에 가치를 둔 셈이다.

산악인 남난희가 24일(한국시간) 스위스 베른에 있는 스위스 알프스 박물관에서 2022 알베르 마운틴 시상식에서 수상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알베르 1세 기념재단

산악인 남난희가 24일(한국시간) 스위스 베른에 있는 스위스 알프스 박물관에서 2022 알베르 마운틴 시상식에서 수상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알베르 1세 기념재단

남씨는 한국 여성 산악계에서 최초 발자국을 넓혀온 맏언니로 불린다. 백두대간 완주 후 1986년 여성으로선 세계 최초로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산군 강가푸르나(7455m)를 등정했다. 또 1989년 당시 ‘금녀의 벽’이라 불리는 설악산 토왕폭포 빙벽을 두 차례 올랐다. 등반가의 삶 이후엔 지리산학교 교장을 역임하며 치유를 위한 걷기 프로그램 하고 있다.

이인정 아시아산악연맹 회장은 “평생을 산에 대한 열정으로 살아온 산악인”이라며 “30여년 전 홀로 백두대간 완주에 나선 용기와 기록의 가치를 유럽의 산안익과 단체가 인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재단은 고산 등반의 가치 제고와 환경 등에 기여한 인물이나 단체에 이 상을 수여하고 있다. 앞서 재단은 평생 네팔 히말라야 등반 기록에 매진해온 엘리자베스 홀리(1923~2018년) 여사와 알프스 최초로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스위스국립공원 등에 상을 줬다. 아시아에선 일본의 암벽 등반가이자 사진가 시라하타 시로(2000년 수상), 인도의 탐험가 하리시 카파디아(2006년)에 이어 남씨가 3번째로 수상했다.

알베르 1세(1875~1934년)는 벨기에의 위대한 왕이자 뛰어난 클라이머로 칭송 받았다. 1907년 당시 왕자였던 그는 왕자비와 함께 스위스 엥가딘에 있는 피츠 카랄(3421m) 북동 능선을 세계 최초로 등정했다. 1909년 벨기에의 왕이 된 후 세계1차대전이 발발하자 그는 벨기에군 총사령관으로서 전쟁을 지휘했다. 전쟁 후에도 알프스의 여러 바위를 오르는 등 등반가로서 열정을 이어갔다.

그러나 1934년 벨기에 마르쉐 레담의 비외 봉 디외 암벽을 혼자 오르던 중 사고로 별세했다. 알베르 1세를 기리는 흔적은 알프스 곳곳에 남아 있다. 프랑스 몽블랑 트레킹 명소 중 하나인 알베르 산장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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