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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기반 소프트웨어, 공장 기계 고장도 미리 알려줘”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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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6호 15면

커지는 스마트팩토리 시장

22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있는 요즈마그룹코리아 에서 플래테인의 창업자 모셰 벤바스트(왼쪽)와 CEO 아브너 벤바스트가 제조업의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했다. 정준희 기자

22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있는 요즈마그룹코리아 에서 플래테인의 창업자 모셰 벤바스트(왼쪽)와 CEO 아브너 벤바스트가 제조업의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했다. 정준희 기자

경기 침체 우려가 세계를 덮쳤지만 외려 수요 급증의 기회를 맞은 산업 분야도 있다.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적용한 지능형 생산공장 ‘스마트팩토리’가 대표적이다. 제조업에서 스마트팩토리를 구축하면 실시간 공정 데이터 수집과 분석으로 공장 운영 시나리오별 최적의 솔루션을 확보, 생산비용은 줄이고 생산성은 끌어올릴 수 있다. 공급망 대란과 구인난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글로벌 제조 기업들이 스마트팩토리 확대에 힘쓰는 이유다.

시장 조사 업체 마켓츠앤드마켓츠에 따르면 2019년 1537억 달러(약 216조원)였던 세계 스마트팩토리 시장 규모는 2024년 2448억 달러(약 345조원)로 1.6배 성장할 전망이다. 같은 기간 국내 스마트팩토리 시장 규모도 89억 달러(약 13조원)에서 153억 달러(약 22조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스마트팩토리 구축엔 정밀하게 조직된 AI 기반 소프트웨어가 필수다. 22일 서울 강남의 요즈마그룹코리아 사무실에서 만난 이스라엘 업체 플래테인(Plataine)의 모셰 벤바스트 회장 겸 창립자와 아브너 벤바스트 최고경영자(CEO)는 이를 거듭 강조하며 최근 해외 동향을 전했다. 둘은 부자지간(父子之間)이다.

창업 배경은.
모셰 회장 “창업 전에는 미국 캘리포니아대 로스앤젤레스(UCLA)와 이스라엘 텔아비브대(TAU) 등에서 수학과 AI를 강의했다. 그러다 사업화의 필요성을 느껴 1997년 처음 클릭소프트웨어(ClickSoftware)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전기·전선 업체를 주요 고객사로 두고, 현장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수천 명의 기술자를 최적으로 배치할 수 있는 AI 기반 소프트웨어를 제공했다. 2000년 나스닥에 상장했고 2019년 세일즈포스에 인수될 만큼 세계 수백만 명의 기술자가 이용하는 회사로 성장했다. 이후 아들(아브너 CEO)이 AI 기술을 제조 분야에서 제공하자는 아이디어를 내서 2013년 플래테인을 설립하고 스마트팩토리 사업에 나섰다.”
경쟁도 치열한 분야인데 어떻게 차별화하나.
아브너 CEO “플래테인의 AI 기반 디지털 어시스턴트(Digital Assistants)는 경영진뿐 아니라 모든 일반 근로자들이 PC나 스마트폰, 태블릿 등 다양한 기기를 통해 손쉽게 사용할 수 있다. 규모가 큰 공장에선 매일 수백, 수천 대의 기계가 돌아간다. 주니어(저연차 직원)도 AI의 도움을 받아 어떤 기계를 쓸지, 작동을 언제 멈출지, 부품 교체가 필요한지 등을 사소한 것부터 일일이 결정할 수 있어야 공장이 제대로 돌아갈 수 있다. 플래테인의 AI는 충분히 축적해둔 데이터를 통해 여기에 기여하면서 공정 전반에 대한 권고 메시지를 전달한다. 문제가 생기기 전에 미리 해법을 제시하기도 한다. 예컨대 ‘기계 A’가 아닌 ‘기계 B’를 써야 하는 상황이라는 걸 알리는 식이다. 일하는 입장에서도 편할 수밖에 없다.”
모셰 “최종 의사 결정은 경영진이 하는데, 그 결정에 필요한 데이터는 자동화로 정리해준다. 수개월 내에 어떤 기계가 고장이 날 수 있는지 AI가 예측을 하면 경영진은 새 기계를 살지, 다른 하청 업체를 찾을지 등을 AI와 협업해서 결정할 수 있다. 이때 AI는 생산·영업·마케팅 등 다양한 부문 데이터를 통합해서 제시한다.”
그래픽=양유정 yang.yujeong@joongang.co.kr

그래픽=양유정 yang.yujeong@joongang.co.kr

사용 효과를 구체적 수치로 설명한다면.
아브너 “고객사들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3~6%의 생산성 향상, 3~8%의 생산비용 절감, 이를 통한 15~25%의 수익성 향상 효과가 따르는 것으로 파악된다. 고장이 난 기계 숫자는 최대 40%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됐다. 수치화할 수 없는 효과도 적잖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각국 공장에서 구인난이 심각해졌는데, AI를 활용하면 전문 인력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면서도 신뢰성 있는 결정을 빠르게 내릴 수 있다.”
고객사가 궁금하다.
아브너 “글로벌 양대 항공기 제조사인 보잉과 에어버스가 대표적인 고객이다. 코로나19가 진정되면서 여행 수요가 급증해 최근 두 기업의 항공기 생산량은 2배 가까이 늘었다. 그래서 두 기업에 부품을 납품하는 수천 개 업체도 바빠졌다. 이들이 스마트팩토리 가동에 어떤 불편도 겪지 않도록 지원하고 있다.”

플래테인은 이스라엘 외에도 미국과 유럽에 사무소를 뒀다. 두 사람은 한국 사무소를 열기 위해 이번에 방한했다. 앞으로 소프트웨어와 영업, 컨설팅 등 다양한 분야 인력을 채용해 국내 고객사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이스라엘의 스타트업 생태계와 한국을 잇는 가교 역할을 수행 중인 요즈마그룹코리아가 도움을 주고 있다.

이스라엘은 스타트업 천국으로 통한다. 요즘 분위기는 어떤가.
모셰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 속에 예년보다 투자에 신중해진 분위기다. 다만 산업 분야마다 차이가 있다. 팬데믹 이후 성장세가 둔화한 분야 이면에선 성장세가 가팔라진 분야가 있다. 그중 하나가 스마트팩토리다. 제조업의 위기가 외려 스마트팩토리 분야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강화로 이어지고 있다. 관련 스타트업이 계속 늘고 있고 플래테인의 주요 파트너 업체인 지멘스와 SAP 등도 여전히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AI 분야 인재 확보에 어려움을 겪진 않나.
아브너 “이스라엘엔 마이크로소프트·구글·아마존 등 ICT 공룡들이 진출해있고 삼성전자도 있다. 그만큼 첨단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열려있는 나라다. 플래테인은 이를 십분 활용하되 굉장히 까다롭게 채용하고 있다. 좋은 인재를 확보하려면 흥미로운 일자리 제공이 중요하다.”
모셰 “이스라엘의 대학들은 오래 전부터 지금껏 소프트웨어 분야 인재 요람으로 충실히 기능하고 있다. 내가 이스라엘에서 AI 강의를 시작한 게 1983년의 일이다. 대학들이 AI에 초점을 맞춘 게 그만큼 오래됐다. 대학들은 AI가 수학과 컴퓨터공학, 엔지니어링, 비즈니스 등 다양한 학문을 아우르는 분야라는 것을 잘 이해하고 있다. 그래서 최대한 세분화한 AI 관련 전공을 학생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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