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REPORT
한국의 방위산업이 승승장구하고 있다. 올해 초 이집트와 아랍에미리트(UAE)에 이어 최근엔 폴란드와 87억6000만 달러(약 12조3000억원)에 달하는 무기 수출 계약을 체결하는 등 치열한 국제 경쟁을 뚫고 잇따라 굵직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수출 품목엔 K2 전차와 K9 자주포, FA-50 경공격기, 천궁-II 요격미사일 등 주요 전략무기가 모두 포함됐다. 무기 선진국에 결코 뒤지지 않는 기술력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 경쟁력과 빠른 납품 능력 등이 더해지면서 국제 무기 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게 됐다는 분석이다.
K-방산의 힘은 수치로도 입증되고 있다. 지난해 한국의 방산 수출액은 72억5000만 달러(약 10조원·수주 기준)로 전년(30억 달러)보다 두 배 이상 급증했다. 여기에 올해는 폴란드 수출에 더해 말레이시아·노르웨이·호주·이집트 등과의 협상도 한창 진행 중이어서 국산 무기 수출은 역대 최초로 연 100억 달러를 넘어 최대 150억 달러(약 21조원)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야말로 ‘진격의 K-방산’이다.
세계 4대 방산 대국도 가시권에 들어섰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2017~2021년 국제 방산 수출 시장에서 한국은 점유율 세계 8위(2.8%)를 기록했다. 하지만 1~3위인 미국·러시아·프랑스를 제외하고는 4~8위 격차가 크지 않아 현재 추진 중인 수출 계약들이 순조롭게 성사될 경우 조만간 세계 4위로 뛰어오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정부도 K-방산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총력 지원에 나섰다. 강은호 전 방위사업청장은 “최근의 수출 호조는 온갖 악조건 속에서도 방산 기업들이 끊임없이 기술 개발에 몰두한 결과”라며 “해외 시장의 평가도 매우 높은 만큼 이런 추세라면 연 200억 달러 수출도 멀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