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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당 아니라 '영도당'...난해해도 알야할 중국정치 작동원리[BOOK]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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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통치 체제
조영남 지음
21세기북스

예영준 논설위원 yyjune@joongang.co.kr

중국을 이해하기란 대단히 힘든 일이다. 자유민주주의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방식, 즉 ‘당-국가(party-state) 시스템’으로 돌아가는 체제의 이질성과 의사결정 과정 대부분이 중난하이(中南海)의 높은 담장 안에서 이뤄지는 은밀성이 보태져 중국을 난해한 대상으로 만든다. 저자의 말을 빌리면 “중국의 정치학 교과서는 중국 정치의 실제 모습을 이해하는 데 도움은커녕 오히려 방해가 된다.”

그런데도 현실은 중국을 알아야 할 필요성, 중국 연구의 중요성이 날로 더 높아지고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런 문제의식 속에서 더 이상 미룰 수 없어, 대학원 시절부터 30년간 중국 정치 연구에 매진한 결과를 담았다는 게 이 책의 집필 동기다.

중국 통치의 핵심은 공산당의 영도(領導)다. 당이 먼저 만들어지고 혁명에 성공한 뒤 비로소 나라를 세웠다. 공산당은 단순한 ‘집권당’이 아니라 ‘영도당’이다. 당이 국가 기구만 장악하는 게 아니라 정치ㆍ경제는 물론 문화ㆍ예술의 영역까지 전 사회를 이끌어 나간다.

어떻게 이런 시스템이 작동하는지 저자는 인사ㆍ조직ㆍ사상ㆍ무력ㆍ경제 등 다섯 가지 통제 기제를 들어 설명한다. 가령 ‘당관간부(黨管幹部)’ 원칙에 따라 오직 공산당만이 국가공무원과 공기업, 사회조직의 간부에 대한 인사권을 갖고 다양한 당외(黨外)조직, 심지어 민간기업에까지 파견기구 격인 당조(黨組)나 당위원회를 통해 전 사회를 장악하는 등의 기제를 해설했다. 저자는 중국의 공산당 영도체제가 비민주적 권위주의이며 통제 기제가 취약성을 내포하고 있음을 꿰뚫고 있지만 이 책은 체제 비판 혹은 예찬의 어느 한쪽에서 쓴 책은 아니다.

과연 창당 100년을 넘긴 중국 공산당의 일당 통치는 언제까지 이어질까. 경제발전이 이뤄지면 중산층이 형성되고 그에 따라 정치 민주화가 이뤄진다는 서구의 역사적 경험이 중국에서도 실현될까. 저자는 이렇게 서술한다. “공산당의 통제 기제가 작동을 멈추고 영도 체제가 붕괴하면 중국에도 정치 민주화가 실현될 것이다. 다당제가 도입되고 정치세력간의 집권 경쟁이 가능해진다. 그런 날이 과연 올지, 온다면 언제 올지 알 수 없다.” 두 권 각각 518쪽, 834쪽 분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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