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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곡지구 개발이익 1조3000억원...임대주택 덕본 SH공사

중앙일보

입력

SH공사가 추진한 내곡지구 사업에서 개발이익이 1조원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서울 강남구 SH공사. 뉴스1

SH공사가 추진한 내곡지구 사업에서 개발이익이 1조원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서울 강남구 SH공사. 뉴스1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추진한 서울 서초구 내곡동 보금자리주택사업 개발이익이 1조3036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SH공사는 22일 “내곡지구 사업 전후 사업성을 비교한 결과 임대주택 자산 가치 상승 등으로 개발이익 규모가 커졌다"고 밝혔다. SH공사는 이곳에 장기전세주택(1028호)·공공임대주택(1110호) 등 2138가구를 지었다. 이 주택 자산가치는 공시가격 기준으로 1조2953억원에 달한다. SH공사가 소유한 전용 84㎡(25평) 아파트 가치가 가구당 약 18억원으로 급등한 게 자산가치 상승을 불러왔다고 한다.

내곡지구 전체를 건설하는데 투자한 돈이 2조355억원임을 고려하면 결과적으로 이익은 110억원이다. 이는 집값이 오른 것과 비교하면 ‘푼돈’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3.3㎡당 890만원에 내곡지구 택지를 조성했는데, 같은 면적의 땅값은 7950만원으로 뛰었다.

SH공사는 2012년 타당성 검토 당시 내곡지구 기대이익을 2465억원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보상비·간접비·금융비용 등이 증가하며 지출이 2156억원 더 늘었다. 만약 임대주택 가치가 폭등하지 않았다면 내곡지구 수익성은 기대이익의 0.45%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에서 아파트 가격이 폭등하면서 내곡지구 사업 수익성이 적자에서 조(兆) 단위 흑자로 바뀌었다.

“내곡지구 공공주택 개발이익 1조3000억원”

김헌동 서울주택도시공사 사장이 서초구 신원동 내곡지구 내 공원에서 내곡지구 분양 원가를 공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헌동 서울주택도시공사 사장이 서초구 신원동 내곡지구 내 공원에서 내곡지구 분양 원가를 공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SH공사가 높은 수익성을 거둔 배경엔 오세훈 서울시장의 정책도 한몫했다. 2009년 오세훈 시장은 공공개발사업시 공공임대주택 의무비율을 25%에서 50%로 올렸다. 내곡지구 전체 주택(4352호)에서 임대(2138호)가 차지하는 비율은 49.1%다.

만약 2014~2015년 SH공사가 분양한 주택(2214호)을 모두 임대했다면, SH공사 수익성은 더 높아졌을 수 있다. 토지는 SH공사가 소유하고 입주자에게 주택만 분양하는 건물분양주택(구 토지임대부주택) 방식을 도입했다면 개발이익이 더 높아진다는 것이 SH공사의 분석이다.

SH공사에 따르면, 내곡지구 분양주택을 건물분양주택으로 전환했을 때 개발이익은 공시가격 기준 2조3896억원이었다. 특히 용적률을 450%로 높일 경우, 공급 가능한 건물분양주택이 8960호로 늘어나면서 개발이익은 3조1628억원까지 증가했다. 내곡지구 용적률은 평균 200%였다.

SH공사 관계자는 "앞으로 개발사업 추진 시 시민을 위한 공공자산을 충분히 확보해 공공자산 가치를 높이고, 주택사업 또한 건물만 분양하는 방식으로 전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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