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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만? 이제 'X세대' 모바일에 돈 쓴다...1670만명 노린 버티컬 [팩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홍주영 라포랩스 대표(오른쪽)와 강원호 라포테이블 대표. 김현동 기자

홍주영 라포랩스 대표(오른쪽)와 강원호 라포테이블 대표. 김현동 기자

‘엄마 아빠가 로켓배송을 시키고, 마켓컬리로 장을 보기 시작했다.’
2020년 시작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모바일 시장에 변화가 일어났다. 이전까지는 잠잠하던 X세대(1965~1980년생을 가리키는 말)의 모바일 사용량이 크게 늘어난 것.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이 되면서 4050세대를 넘어 60대 노년층까지도 쿠팡·마켓컬리 등 커머스 앱을 이용한 쇼핑이 일상화됐다.

팩플 인터뷰

유니콘 스타트업(하이퍼커넥트)에 다니던 홍주영(33) 라포랩스 대표 눈에 이런 트렌드가 읽혔다. 그는 서울대 경영학과동기였던 최희민대표와 바로 의기투합, 2020년 5월 X세대 여성을 위한 패션 커머스 앱 ‘퀸잇’을 출시했다. 두 사람은 퀸잇 이전까지 세 번의 창업과 실패를 모두 함께 한 친구였다. 이번엔 달랐을까. 퀸잇은 출시 1년 만에 거래액 100억원, 2년만에 누적 다운로드수 400만건을 돌파하며 X세대 버티컬 커머스 플랫폼으로 부상했다. 여세를 몰아 올해는 농수산 직거래 커머스 앱 ‘팔도감’도 내놨다. “깐깐한 X세대에게 먹거리를 팔아보겠다”며 자회사 라포테이블을 설립한 것. 지난달 31일 홍주영 라포랩스 대표와 강원호(32) 라포테이블 대표를 서울 삼성동 사무실에서 만났다. 30대 초반인 두 대표가 보는 X세대 커머스 시장의 잠재력에 대해 들어봤다.

방치된 ‘X세대 커머스’를 공략하다

삼촌 이모뻘인 X세대를 어떻게 서비스 타깃으로 삼았나.
홍주영 대표(이하 홍) “최희민 대표는 토스에, 나는 하이퍼커넥트에 다니고 있었다. 두 회사 모두 MZ세대(1980년대~2000년대초 출생자) 타깃 비지니스를 하는 곳이다. 그런데 코로나19 이후 MZ세대의 모바일 성장률이 둔화되는 게 보였다. 반면 쿠팡을 안 쓰던 4050세대가 쿠팡에서 살다시피 하고, 4050세대의 모바일 사용률이 빠르게 오르는 걸 발견했다. 중·장년층을 노린 요양·취미 등 다양한 아이템을 살펴보다가 패션 앱으로 결정했다. 처음 사업을 구상할 때보다 타깃은 오히려 많이 젊어진 편이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대한민국의 X세대(1676만명)는 전체 인구 3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에, 경제력까지 갖춘 거대 소비자 집단이다. 그럼에도 이들을 주 타깃으로 하는 모바일 앱은 흔치 않다. 인기 패션 앱 순위(오픈서베이, 4월 조사)만 보더라도 1·2·3위에 오른 무신사·지그재그·에이블리는 모두 2030세대가 주축인 MZ를 타깃으로 한다. 이들보다 10살 이상 많은 소비자들에 주목한 퀸잇은 MAU(월간 활성 이용자 수) 185만명의 앱으로 성장했다. UI(사용자 인터페이스)가 편리한 데다, X세대가 좋아할 패션 브랜드를 대거 모아둔 전략이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X세대는 누구인가. 정확한 연령대는?  
홍 “4050세대의 중년층, 좀 더 넓게는 중장년층을 가리킨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중장년층’이라고 표현하면 언짢아하는 분들이 있다는 것도 사업 하면서 알았다. 중년층은 장년층과 묶이고 싶지 않고, 40대는 50대와 묶이는 걸 별로 안 좋아하기 때문이다. 우리의 타깃을 정확한 숫자로 콕 짚지는 않고 X세대라고 표현하는 이유다.”
해외에도 4050세대, 혹은 3049세대 타깃의 패션 커머스 앱이 있나.
홍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벤치마크로 삼는 글로벌 지표들도 세대 구분은 없다.”
처음부터 잘 될 거라고 예상했나.
홍 “우리가 30대 남자니까 X세대는 얼마나 패션에 관심이 많을지 잘 몰라서 반신반의했다. 그런데 X세대 여성들은 패션에 관심도 많고, 옷 사는 것도 굉장히 즐기더라. 패션에 대한 열정은 MZ세대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단, 소비 방식은 MZ세대와 좀 다른 것 같다. X세대는 강하게 선호하는 브랜드가 있다. 그리고 저렴한 옷보다는 품질이 얼마나 좋은지 더 따진다. 비슷한 나잇대의 사람들이 쓴 리뷰에도 영향을 많이 받는다.”
홍주영 라포랩스 대표는 "스타트업에 몸담고 있을 때 4 050세대의 모바일 사용률이 빠르게 오르는 걸 발견하면서 퀸잇의 사업을 구상할 수 있었다 "고 설명했다. 김현동 기자

홍주영 라포랩스 대표는 "스타트업에 몸담고 있을 때 4 050세대의 모바일 사용률이 빠르게 오르는 걸 발견하면서 퀸잇의 사업을 구상할 수 있었다 "고 설명했다. 김현동 기자

어떤 제품이 인기가 많은가.
홍 “기성 브랜드들이다. 쉬즈미스, 지센 등이 대표적이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주로 볼 수 있던 브랜드다. 가두점에서 잘 팔리던 브랜드들인데 이들도 디지털 전환을 두고 고민이 많은 상황이었다. 인터넷 백화점·홈쇼핑이나 패션플러스·하프클럽 같은 패션몰에 들어가는 게 전부였기 때문이다. 퀸잇에선 이들 브랜드가 주력이다.”
어떤 브랜드 제품을 확보해야 할지 중요할 텐데, 기준이 있나.
홍 “고민이 된다. 다양한 브랜드 제품을 열심히 모았는데, 최근엔 한계를 느꼈다. 이젠 우리가 직접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최근 자체 브랜드(PB) 제품도 만들고 있다. 다른 패션 브랜드와 합작 벤처로 새 브랜드를 만들기도 하고, 신진 패션 디자이너도 지원한다. 그분들은 옷만 생산하고 우리가 나머지 풀필먼트(통합 물류)를 대신해주는 식이다.”
4050세대 여성들을 위한 패션 커머스 앱 '퀸잇'은 출시 2년이 안돼 누적 다운로드 수 400만 건을 돌파했다. 중년층도 쉽게 쓸 수 있는 UI(사용자인터페이스)에 친근한 기성복 브랜드를 두루 모아둔 것이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퀸잇]

4050세대 여성들을 위한 패션 커머스 앱 '퀸잇'은 출시 2년이 안돼 누적 다운로드 수 400만 건을 돌파했다. 중년층도 쉽게 쓸 수 있는 UI(사용자인터페이스)에 친근한 기성복 브랜드를 두루 모아둔 것이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퀸잇]

패션 찍고 식품 찍고…

‘X세대를 위한 패션 사업’에서 자신감을 얻은 라포랩스는 올해 새로운 시장에 도전했다. 퀸잇 이용자들을 만나 X세대의 라이프스타일을 분석하다 보니 산지직송의 신선한 농수산물에 대한 소비자 니즈를 파악한 것. X세대가 주 고객인 홈쇼핑 업계에선 패션 시장을 연간 10조원으로, 식품을 연간 4조원 규모로 보고 있다. 이 시장을 노린 라포랩스 신사업팀은 지난 3월 농수산 직거래 플랫폼 ’팔도감’을 런칭했다. 강원호 대표는 6월 라포테이블이란 자회사를 설립해 팔도감을 키우는 중이다.

퀸잇 하나만 잘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닐 텐데, 식품 커머스까지?
홍 “퀸잇 시작하고 1년 정도 됐을 때였다. X세대 이용자들과 이야기해보니, 네이버 카페 등을 찾아다니며 품질 좋은 신선식품을 적극적으로 소비한다는 걸 알게 됐다. 우리는 커머스도 해봤고 X세대 타깃 마케팅도 잘 하는 회사니까 다른 사업을 해도 될 것 같더라. 기존 라포랩스 팀은 퀸잇에 집중하고 있으니 새 사업을 잘할 사람을 찾다가 대학 과 후배인 강원호 대표를 영입했다.”

홍주영 라포랩스 대표(왼쪽)와 강원호 라포테이블 대표가 지난달 서울 삼성동 사무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했다. 과 선후배 사이인 두 사람은 10년 넘게 창업과 관련한 아이디어를 주고받아왔다고 한다. 홍 대표는 팔도감 사업을 구상하면서 강 대표를 라포테이블로 영입했다. 김현동 기자

홍주영 라포랩스 대표(왼쪽)와 강원호 라포테이블 대표가 지난달 서울 삼성동 사무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했다. 과 선후배 사이인 두 사람은 10년 넘게 창업과 관련한 아이디어를 주고받아왔다고 한다. 홍 대표는 팔도감 사업을 구상하면서 강 대표를 라포테이블로 영입했다. 김현동 기자

당시 강 대표는 학부 졸업 후 경영 컨설턴트로 일하다 핀테크 스타트업 핀다에서 PO(프로덕트 오너)로 일하고 있었다. 그는 “PO로 일하면서 ‘오너십이 이런 것이구나’라는걸 느꼈고 ‘나중엔 내 팀, 내 조직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홍주영·최희민 대표에게 자주 얘기했었다”고 말했다.

홍 대표의 설득에 왜 넘어갔나.
강원호 대표(이하 강) “라포랩스의 비전에 설득됐다. X세대를 위한 종합 라이프스타일 커머스가 되려는 비전이 설득력이 있었다. 4050세대 시장 자체가 큰데, 식품 시장도 엄청 크지 않나. 라포랩스의 노하우를 활용해 X세대를 식품으로 타겟팅하면 승산이 있을 것 같았다.”
어떤 준비 과정을 거쳤나.
강 “팔도감 런칭 전 100명의 잠재 고객을 만났다. 컬리나 쿠팡 같은 편한 앱 말고도 네이버 카페·밴드에서 복잡하고 불편한 방식을 통해서라도 진짜 신선한 신선식품을 찾는 분들이 많았다. 혹시 네이버 밴드에서 농산물 사본 적 있으신가? 이건 정말 복잡한 정도가 아니라, ‘어려운’ UX를 가지고 있다. 판매자가 글을 올리고 거기에 우리가 ‘구매할래요’ 댓글을 달고, 입금을 하고, 확인을 받는 등 대략 7단계를 거쳐야 주문 한 건이 완료된다. IT 프로덕트의 강점을 살리면 이 고객들을 데리고 올 수 있겠더라.”
농수산물 직거래 플랫폼 '팔도감' 서비스 화면. 신선식품에 대한 X세대의 니즈를 공략했다. 상품의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물류창고를 거치지 않고 산지에서 직접 소비자에게 배송된다. [팔도감]

농수산물 직거래 플랫폼 '팔도감' 서비스 화면. 신선식품에 대한 X세대의 니즈를 공략했다. 상품의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물류창고를 거치지 않고 산지에서 직접 소비자에게 배송된다. [팔도감]

팔도감은 현재 각종 신선식품 600가지를 취급하고 있다. ‘연평도 암꽃게 100% 간장게장’, ’시원새콤한 수제 전라도 열무얼갈이김치’ 등이 인기다. 상품은 신선도 유지를 위해 물류 창고를 거치지 않고 산지에서 바로 소비자에게 배송된다.라포테이블은 자회사로 독립한지 한 달 만인 지난 7월 외부 투자도 유치했다. 소프트뱅크벤처스·베이스인베스트먼트 등이 35억원 규모로 라포테이블에 투자했다. 모회사 퀸잇의 성공 모델과 팔도감의 성장 가능성을 두루 인정받은 것.

팔도감도 퀸잇처럼 X세대 여성들을 타깃으로 하나.
강 “여성이 메인 타깃은 맞지만, 남성 소비자들도 팔도감을 많이 이용한다.”
라포랩스의 노하우를 어떻게 활용했나.
강 “퀸잇이라는 프로덕트 뼈대를 라포테이블에 그대로 가져왔다. 겉에 팔도감이라는 포장지만 씌운 것이다. 덕분에 준비한지 몇 달만에 서비스를 런칭할 수 있었다. 마케팅 전략도 마찬가지다. 퀸잇에서 얻은 비법들을 잘 활용 중이다. ‘친정 엄마 사드렸더니 좋아해요’는 X세대가 가장 좋아하는 문구 중 하나다. 퀸잇에선 ‘백화점 안 가요’라고 했다면 팔도감에선 ‘마트 안 가요’라고 쓴다.”
런칭후 반 년 정도 됐다. 구체적인 성과는?
강 “누적 재구매율이 50% 정도 된다. 처음에 샀던 사람이 10명이라고 가정하면 이 기간 동안 한 번 이상 다시 구매한 사람이 5명은 된다는 뜻이다. 한 번 구매한 고객들은 단골 고객이 되는 것 같다.”
품질 좋은 신선식품 찾는 소비자는 마켓컬리 같은 앱이 이미 꽉 잡고 있을 것 같은데.
강 “일부 고객층이 겹치긴 하겠지만 궁극적으로는 마켓컬리의 고객층과는 좀 다르다고 본다. 팔도감을 이용하는 분들은 퀸잇보다 나잇대가 더 높은 편이다. 60대도 많다. 이분들은 먹는 것에 일가견이 있다. 진짜 맛있는 게 뭔지 잘 아는 분들이다. 잘 팔리는 아이템 순위를 보면 마켓컬리와 차이가 난다. 마켓컬리에선 냉동식품이나 먹기 편한 샐러드, 요거트 등이 인기가 많다. 우리는 김치, 과일, 쌈 채소 등이 인기다.”
강원호 라포테이블 대표는 "맛과 품질에 대해서는 100%에 가까운 만족도를 유지하는 것이 우리의 과제"라고 설명했다. 김현동 기자

강원호 라포테이블 대표는 "맛과 품질에 대해서는 100%에 가까운 만족도를 유지하는 것이 우리의 과제"라고 설명했다. 김현동 기자

좋은 품질의 농수산물은 백화점 같은 대형 유통기업들이 입도선매할 것 같다.
강 “우리가 추구하는 건 백화점에 들어갈 정도로 퀄리티 좋은 제품을 마트 가격으로 판매하는 것이다. 직거래하면 가능하다. 유통 과정을 최소화하니까.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가격을 낮게 책정하려는 건 아니다. 품질에 맞는 가격도 중요하다.”
식품은 열 번 맛있어도 딱 한 번 맛없으면 사람들은 ‘맛없다’로 기억한다.
강 “맛과 품질 만족도를 어떻게 100%에 가깝게 유지할지가 숙제다. 우리도 같은 품목을 여러 업체에서 주문해서 맛과 포장 상태를 점검한다. 타깃 고객을 이해하기 위해 가족들에게 대신 평가를 부탁하기도 한다. 주 2회 상품위원회를 열어 까다롭게 입점 여부를 결정한다. 이번 여름 복숭아는 입점 문의가 정말 많았지만, 그중 몇 개만 들여와 판매했다.”

X세대 공부하는 MZ 스타트업

퀸잇, 팔도감 두 서비스 모두 X세대를 열심히 공부하고 알아가는 중이다. 주 1회 회사에서 진행하는 이용자 인터뷰가 대표적. 라포랩스는 이용자 인터뷰를 사내에 생중계 한다. 시간 되는 직원은 누구나 이용자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고, 전사 회의 때는 인터뷰 내용을 공유한다. MZ세대 창업자들이 매주 분석하는 X세대의 특징을 물었다.

X세대는 뭐가 다른가. 
홍 “패션은 구매 빈도가 매우 높았다. 평균적으로 한 달에 한 번은 구매를 한다. 평균이 이 정도니 단골 고객들은 훨씬 더 자주 구매한다. 평균 구매 금액은 비공개다. 그리고 브랜드 로열티가 굉장히 높다.” 
강 “팔도감에서 재구매율이 높은 이유도 같다. 구매한 식품에 대해 ‘괜찮다’는 판단이 들면 그 업체에 정착하는 경향이 강하더라. 식품은 패션보다 재구매율이 더 높다. 먹을 건 입는 것보다 더 자주 사게 되기 때문이다.”
홍 “이용 후기를 굉장히 잘 남기는 것도 X세대 이용자들의 특징이다. 후기를 남기면 리워드(보상)를 주는 제도 영향도 있겠지만, 리워드를 주지 않을 때도 이용자들이 후기를 잘 남기더라. 이용자 인터뷰 때 ‘왜 후기를 남기시냐’ 물어봤더니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어서’라는 선의를 가지고 있더라.”
강 “식품 역시 받아본 물건에 조금이라도 문제가 있으면 바로바로 후기를 남긴다. 우리도 이를 즉각 판매자들에게 전달한다. 그렇다 보니 우리가 시행착오를 하는 시간이 굉장히 짧고, 개선 속도가 빨라졌다.”

두 서비스 모두 한창 성장하는 중이다. 최근의 세계적인 불황과 경기 위축에 타격을 받지는 않는지 물었다.

홍 “라포랩스는 재무적으로 꽤 안정돼 있다. 적자 폭도 굉장히 적고, 곧 흑자전환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괜찮다. 물론 소비자의 수요가 줄어드는 것에 대해선 우리도 촉각을 세우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꽤 좋은 상품을 꽤 합리적으로 팔고 있다고 자부한다. 경기가 안 좋아질수록 소비자들이 우리 같은 플랫폼을 더 찾지 않을까 생각한다.”

강 “팔도감을 시작할 때 시장과 기회가 보였다. 이 기회를 선점해야겠다는 생각이 강했다. 오히려 이 시점을 놓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투자자들도 공감해줬다. 물론 서비스 규모가 커지면 현재 많은 스타트업들이 겪는 문제를 겪을 수도 있지만, 그건 그때 돼서 우리가 어떤 차별점을 가지고 고객과 투자자를 설득할지 그 문제를 풀면 되는 것이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회사를 키우는 건 ‘라포’ 

현재 서울 강남구 삼성동 라포랩스, 라포테이블 사무실에는 각각 130명, 16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다. 두 회사는 회사 이름에 라포(rapport·친밀한 상호 관계)라는 단어를 쓸 만큼,구성원들간의 상호 신뢰를 중요하게 여긴다.

스타트업마다 일하는 문화가 다르다. 두 회사는 어떤가. 
홍 “우리가 추구하는 일하는 문화는 ‘자유와 책임, 그리고 따뜻함’이다. 많이들 이야기하는 자유, 책임에 따뜻함을 추가했다. 나도 여러 번 창업해보고 스타트업도 많이 다녀봤지만, 사람이 최대한의 능력을 발휘하는 것은 심리적인 안전망이 갖춰져 있을 때 가능한 것이더라. 안전망이 어떻게 형성되는지 복기해보니 다양한 의사소통을 통해 ‘내가 이 조직에서 충분히 케어받고 있다’는 느낌이 들 때였다. 회사 입장에선 ‘당신이 말해도 누군가로부터 공격받지 않을 것’이란 신호를 직원들에게 계속 줘야 한다. 특별한 이슈가 없어도 1대1 미팅을 매주 하려는 이유다. 이런 기회 없이 불만이 쌓이다 보면, 그 불만이 명치를 넘어가고 결국 퇴사로 이어진다. 우리는 이를 조기에 해결하기 위해 계속 감지하려고 노력한다.”
직원 수 100명이 넘다 보니 이젠 서로 모르는 직원들도 많을 것 같다.
홍 "라포랩스도 라포테이블도 각각 사업팀과 제품팀을 따로 운영하고 있다. 채용도 따로 한다. 나는 제품팀을 담당하고 있어서, 사업팀 채용은 아예 보질 않는다. 사업팀은 최희민 대표의 영역이다."
회사 운영을 제품팀, 사업팀으로 철저히 분리한 이유는.
홍 “최 대표와는 10년간 많은 걸 함께 해온 친구다. 서로가 뭘 잘하는지 너무 잘 아니까, 각자에게 의사결정을 믿고 맡긴다. 이게 굉장히 효율적이다. 한 사람이 제품·사업을 다 하면 힘들 것이다. 또 반대로 두 명의 대표가 동일한 아젠다에 대해 같이 고민하는 건 시간 낭비고 의견 합치도 잘 되지 않을 것이다.”
라포랩스, 라포테이블의 목표는 무엇인가.
강 “X세대 고객들에게 팔도감이 좋은 먹거리를 엄선해서 소개해주는 것. 이용자들이 실패하지 않고 맛있는 걸 먹게 해주고 싶다.”
홍 “퀸잇의 목표는 X세대의 80% 이상이 퀸잇에서 옷을 사게 만드는 것이다. 그래도 꽤 많은 숫자를 확보한 것 같다. 라포랩스, 라포테이블은 앞으로 또 다른 신사업도 계속 할 수 있다. X세대를 위한 라이프스타일의 모든 것, 취향에 맞춘 모든 걸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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