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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숏폼왕’ 틱톡 쫓는 유튜브의 필살기....“광고 수익 45% 줄게” [팩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닐 모한 유튜브 최고제품책임자가 2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메이드 온 유튜브' 행사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 구글]

닐 모한 유튜브 최고제품책임자가 2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메이드 온 유튜브' 행사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 구글]

세계 최대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가 내년부터 15초 안팎의 짧은 동영상 ‘쇼츠’에 광고를 도입하고 그 수익을 창작자(크리에이터)와 나누겠다고 발표했다. 지난 2007년 유튜브를 급성장시켰던 그 정책을 다시 꺼내든 것. 유튜브는 이번 당근으로 틱톡을 꺾고 숏폼(짧은 동영상) 시장의 승자가 될 수 있을까.

무슨 일이야

유튜브는 2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에 위치한 구글 스프루스 구스 오피스에서 ‘메이드 온 유튜브’ 행사를 개최했다. 핵심 주제는 창작자를 위한 신규 수익 창출 방안.

우선 내년 초부터 쇼츠 영상과 영상 사이 광고를 도입하고 이를 통해 발생하는 수익의 45%를 창작자에게 지급한다. 전체 쇼츠 조회 수에서 해당 제작자의 영상이 차지하는 비중에 따라 수익을 분배하는 방식. 구독자가 1000명 이상이면서 90일간 쇼츠 조회 수 1000만건을 넘긴 창작자는 ‘유튜브 파트너 프로그램(YPP)’에 가입해 광고 수익을 나눠 받을 수 있다. ‘슈퍼 땡스’ ‘슈퍼챗’ 등 기존 유튜브 제작자들에게 추가 수익을 안겨줬던 팬 후원 기능도 쇼츠에 도입된다.

닐 모한 유튜브 최고제품책임자(CPO)는 “숏폼 시장에서 조회 수에 따라 수익이 배분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광고 수익을 쇼츠 창작자에게 지급하고 쇼츠용 음악 저작권료 비용으로도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유튜브는 음악 저작권 문제로 수익을 올리지 못했던 기존 창작자를 위해 ‘크리에이터 뮤직’ 서비스도 소개했다. 유튜브 영상을 만들 때 팝·클래식 등 유명 음악에 대한 저작권료를 선불로 내거나, 추후 음악 저작권자와 동영상 수익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리요 코헨 유튜브 글로벌 뮤직 책임자는 “합리적인 가격에 고품질 음악 라이센스를 구입해 동영상에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게 왜 중요해

리요 코헨 유튜브 글로벌 뮤직 책임자가 2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메이드 온 유튜브' 행사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 구글]

리요 코헨 유튜브 글로벌 뮤직 책임자가 2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메이드 온 유튜브' 행사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 구글]

틱톡 꺾을 수 있나 : 지난 2020년 출범한 유튜브 쇼츠는 ‘숏폼 시장의 강자’ 틱톡의 대항마로 출범했다. 현재 쇼츠는 하루 조회 수 300억 회 이상, 월간 로그인 사용자 15억 명을 확보하며 순항 중이다. 틱톡의 지난해 월간 사용자 10억 명을 뛰어넘는 수치.

하지만 실제 앱 이용시간은 틱톡이 여전히 앞선다. 글로벌 모바일 앱시장 분석 사이트 ‘데이터.에이아이(data.ai)’에 따르면 틱톡 앱 이용자는 한 달 평균 23.6시간(올해 1분기 안드로이드 폰 기준, 중국 제외)을 머무른 반면 유튜브 앱 이용자는 19.4시간에 그쳤다.

지원금보단 수익 분배 : 이용자 수를 늘리려면 볼거리가 많아야 하기에 재주 많은 창작자를 플랫폼으로 유인하는 게 중요하다. 유튜브 쇼츠나 인스타그램 릴스 등 틱톡을 쫓는 후발주자들은 펀드를 조성해 일정 기준을 충족하는 인기 창작자들에게 지원금을 제공해왔다. 하지만 직접 수익 창출 기회가 아닌, 지원 방식으론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왔다.

그래서 유튜브가 이번에 꺼내든 카드가 광고 수익 분배다. 유튜브의 기존 수익 분배 조건은 구독자 수 1000명 이상, 시청시간 4000시간 이상이지만, 쇼츠 창작자에겐 시청시간 대신 조회 수 조건(90일간 1000만 회)을 적용한다. 유튜브 측은 영상 시간이 짧은 쇼츠 특성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어떻게 광고를 넣을까 

짧은 동영상에는 기존 광고 모델이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 숏폼 매체들의 오랜 고민이었다. 15초 짜리 영상을 보기 위해 5초짜리 광고를 봐야 하는 구조라면 이용자 이탈 가능성이 크기 때문. 이 때문에 숏폼 매체들은 창작자·이용자가 북적이는 시장을 키우면서 수익도 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왔다.

유튜브가 찾은 해법은 영상과 영상 사이 광고를 도입하는 것. 페이스북의 광고 방식과 유사하다. 이용자가 스크롤을 넘기며 짧은 동영상을 훑어볼 때 중간중간 광고를 끼워넣는 방식이다.

다른 데는 어때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최근 틱톡은 동영상 플랫폼 이용자와 광고주들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는 중이다. 지난 6월 미국에서 먼저 시작한 틱톡펄스는 10만 명 이상의 구독자를 보유한 창작자에게 광고 수익의 50%를 배분하고 광고가 들어가는 영상에 해당 브랜드를 표시할 수 있게 했다. ‘앞광고’를 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고 수익을 안겨주는 방식.

시장조사업체 e마케터와 인사이더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지난해 38억8000만 달러(약 5조4126억원)였던 틱톡의 광고 매출은 올해 116억4000만 달러(약 16조2378억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오는 2024년엔 광고 매출이 235억8000만 달러(약 32조8941억원)까지 늘어나 유튜브 광고 매출과 비슷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다른 숏폼 매체도 모두 광고를 도입하기로 결정한 상태. 틱톡의 광고 매출 성장세는 짧은 동영상이 빅테크의 새로운 돈벌이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특히 메타의 경우 지난 2월 애플의 개인정보 정책의 변화로 광고 매출이 올해 100억 달러 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힌 상황. 전체 매출액의 95%를 광고에 의존하는 메타로서는 숏폼 광고 시장이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다. 이미 메타는 지난해 6월 인스타그램 릴스에 광고를 넣겠다고 밝혔고 올해 4월 스냅챗도 숏폼 서비스 스포트라이트에 광고를 도입하기로 하고 테스트 중이다.

앞으로는

숏폼은 스마트폰에 최적화된 세로 형태 영상에 짧은 재생 시간이라는 장점이 있다. 창작자와 시청자 모두가 부담 없이 접근할 수 있는 방식. 게다가 광고주들이 잡고 싶어하는 Z세대가 숏폼을 선호하고 있어 커머스 시장에서도 주목도가 높다.

유튜브의 쇼츠 광고수익 배분 방식이 효과를 본다면 틱톡, 메타 등 경쟁사 역시 이 같은 방식을 고려할 가능성이 크다. 쇼츠 창작자를 끌어당기기 위한 유튜브의 새로운 광고 수익 배분 정책이 틱톡을 압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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