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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 3대가 한 무대에…‘바흐 장인’의 울림을 만난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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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바흐 스페셜리스트’로 불리는 피아니스트 예브게니 코롤리오프가 두 번째 내한 공연을 갖는다. 작곡가 리게티는 그의 음반을 “무인도에 가져갈 음반”이라고 극찬했다. [사진 서울시립교향악단]

‘바흐 스페셜리스트’로 불리는 피아니스트 예브게니 코롤리오프가 두 번째 내한 공연을 갖는다. 작곡가 리게티는 그의 음반을 “무인도에 가져갈 음반”이라고 극찬했다. [사진 서울시립교향악단]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1685~1750)는 ‘음악의 아버지’라 불린다. 그의 ‘평균율 클라비어곡집’을 ‘피아노의 구약성서’라고들 하고, 에트빈 피셔, 로잘린 투렉, 글렌 굴드, 안드라스 쉬프 등을 ‘바흐 스페셜리스트’로 꼽는다. 구 소련시절부터 내려오는 러시아의 바흐 대가들도 여럿이다. 예브게니 코롤리오프(73)도 바흐 연주로 찬사를 받아온 피아니스트다.

모스크바에서 태어난 코롤리오프는 일곱살 때 바흐의 작은 전주곡 C단조 BWV999에 매료된 뒤 평생을 바흐의 작품에 천착하게 됐다. 차이콥스키 음악원을 거쳐 1977년 클라라 하스킬 콩쿠르에서 우승했고, 1978년부터 2015년까지 함부르크 음대 교수로 재임했다.

코롤리오프는 15세 때 한 살 연상인 룹카 하지게오르지에바를 처음 만났다. 모스크바 음악원에 국비장학생으로 온 당시 유고, 현재 북마케도니아 출신 음악도는 이후 그의 아내가 됐다. 룹카와 1976년 ‘듀오 코롤리오프’를 결성해 40년 넘는 세월을 함께 연주했다.

2017년 룹카와 함께 첫 내한, 서울과 대전에서 바흐와 슈베르트의 작품들을 선보였던 코롤리오프가 5년 만에 한국을 찾는다. 23일 롯데콘서트홀, 24일 아트센터인천에서 서울시립교향악단과 바흐 협주곡을, 27일에는 아트센터인천에서 바흐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연주한다.

협주곡 연주는 룹카, 그리고 코롤리오프의 제자이자 2007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우승자인 안나 빈니츠카야도 함께한다. 포츠담 체임버 아카데미의 악장인 강수연이 객원악장 및 리더로 참가한다. 이들 네 사람은 2019년 알파 레이블에서 발매된 포츠담 체임버 아카데미의 바흐 음반 주인공들이다.

내한에 앞선 서면 인터뷰에서 코롤리오프는 “룹카와 안나는 뛰어난 음악성을 지닌 피아니스트들이고 멋진 실내악 동료들”이라고 소개했다.

이번이 두 번째 내한이고 두 번 모두 바흐가 중심이었지만 코롤리오프는 본인이 ‘바흐 스페셜리스트’라고 생각해본 적도 없고 그렇게 되고 싶지도 않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바흐를 연주할 때마다 세상과 삶이 의미 있다고 느낀다”면서 “한국 애호가들이 바흐를 특히 좋아하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연주의 원동력으로 “음악에 대한 끝없는 사랑”을 꼽았다. “언젠가 연주활동을 지속하기 힘든 때가 오더라도 집에서 나를 위해 늘 음악을 연주할 것”이라면서다.

23일 롯데콘서트홀 객석의 청중들은 공연 시작 전 무대 위에 포진한 석 대의 피아노를 만나게 된다. 첫 곡이 3대의 하프시코드 협주곡 BWV1063으로 제1피아니스트의 비중이 커서 코롤리오프의 기교를 맛볼 수 있다. 안나 빈니츠카야가 독주자로 나서는 BWV1056과 코롤리오프 부부가 협연하는 2대의 하프시코드를 위한 협주곡 BWV1060으로 1부를 마친다. 2부는 룹카와 안나가 협연하는 BWV1062로 시작하고 코롤리오프가 협연하는 BWV1058에 이어 바흐 전기 작가 필리프 슈피타가 “가장 인상적인 바흐 기악곡 중 하나”로 꼽은 3대의 하프시코드를 위한 협주곡 BWV1064로 공연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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