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이케아 가구가 당근마켓에 많은 건, 튼튼하다는 의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5면

도심형 거점 매장이자 온라인 주문 픽업 서비스를 하는 ‘이케아광주 ’ 내부. [사진 이케아코리아]

도심형 거점 매장이자 온라인 주문 픽업 서비스를 하는 ‘이케아광주 ’ 내부. [사진 이케아코리아]

“한국에서 당근마켓(중고거래 플랫폼)에 가장 자주 등장하는 가구가 이케아라고 하더군요. 정말 반가운 뉴스였어요.”

예스페르 브로딘(54) 잉카그룹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기자와 만나자마자 당근마켓 얘기를 꺼냈다. 잉카그룹은 잉바르 캄프라드가 1943년 스웨덴에서 창업한 세계 최대 가구·생활용품 브랜드인 이케아의 리테일 운영기업이다. 브로딘 CEO는 이케아 구매·생산 부서 등을 거쳐 2017년부터 잉카그룹 CEO를 맡고 있다. 이번에 4년 만에 방한해 중앙일보와 단독 인터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예스페르 브로딘

예스페르 브로딘

당근마켓이라니.
“중고거래가 활발할 만큼 제품이 튼튼하다는 의미 아니겠나. 앞으로도 조립이 쉬우면서도 견고해 재판매·재활용하기 좋은 가구를 만들겠다.”
중고 거래에 관심이 많은가.
“이케아 중고 가구를 매입해 재판매하는 ‘바이백 서비스’를 하고 있다. 네덜란드에 재활용 공장도 설립했다. 브랜드와 관계없이 버려진 매트리스를 수거해 폼과 금속 등 소재를 분리하고, 이케아 공급망에 재판매하는 공장이다.”
지속가능 경영과 관련성은.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은 잉카그룹의 최대 관심사다. 기후변화 대응에서 ‘리더’가 되지 않으면 시장에서 지위를 잃을 수 있다. 도덕적 책임감도 있지만, 소비자 요구가 폭발적이다. 잉바르 캄프라드 창업자는 생전에 ‘뭐든지 장기적으로 생각하라’고 조언했다. 얼마나 장기적이어야 하냐고 물었더니 200년이라고 답하더라. 지속가능성은 이케아의 영원한 테마다.”
200년 뒤를 내다보고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풍력단지와 태양광 발전에 30억 유로(약 4조2000억원)를 투자했다. 매장 옥상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 ‘전기 자급률 130%’를 달성했다. 배송 차량도 2025년까지 100% 전기차로 대체할 예정이다. 한국에선 기아와 협력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기준 한국 배송 차량의 30%가 전기차다.”

이케아는 한적한 교외에 지어진 거대한 ‘파란색 상자(blue box)’로 유명하다. 보통 3만3000㎡(약 1만 평) 이상의 넓은 부지에 집에 필요한 모든 제품을 판매한다. 하지만 ‘온라인 혁명’은 이런 이케아에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최근 이케아가 도심 거점 매장을 내고, 앱 주문 서비스를 시작한 이유다.

이제 매장이 아니라 앱에서도 이케아 가구를 판다.
“부임 직후 온라인 서비스를 시작해 ‘전례 없는 투자’를 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홈페이지 방문자 수 46억 명, 앱 다운로드 수 2390만 건을 달성했다.”
도심 거점 매장은 어떤가.
“한국의 경우 광주에 위치한 ‘도심 픽업 포인트’를 포함해 전 세계에 42개의 도심 접점 매장을 만들었다. 주방·침실만 보여주는 특정 테마로 구성하거나 픽업 서비스 등을 한다. 파리의 한 거점 매장은 하루 1만 명이 찾을 만큼 ‘핫플’이 됐다. 8개 매장은 폐쇄했다. 빨리 시도하고 실패하면 다른 걸 모색하는 시행착오를 즐긴다.”
한국 출장에서 가장 신경 쓰는 점은.
“(웃으면서) 체류 시간이 36시간이다. 미팅과 회의가 많았지만 한국 가정 방문도 빼놓지 않았다. 이케아의 핵심 경영 가치는 호기심이다. ‘집에서의 더 나은 생활’을 제안하려면 실제 사람들이 사는 모습을 봐야 한다. 한국은 스마트 홈의 테스트 시장이 될 것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