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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의 내맘대로 회고록?…"尹총장은 인사실패…이재명 대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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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은 국가의 비전을 제시하지 못했고 그저 ‘정권교체’밖에 없었다.”

“이재명은 굉장히 좋은 후보였다, 정치권에 이재명처럼 살아온 사람이 어디 있느냐.”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1일 발간한 회고록 『꿈이 모여 역사가 되다』에서 이런 인물평을 남겼다. “개인적 감정을 최대한 절제했다”는 책 소개와 달리, 회고록에는 이처럼 정파적인 기술이 가득했다. 민주당의 과거 대선 승리는 “하늘의 뜻”이란 의미를 부여했고, 지난 3월 대선 패배는 “검찰ㆍ언론ㆍ관료집단의 카르텔” 탓으로 돌렸다.

이해찬 회고록.

이해찬 회고록.

“‘尹 검찰총장’은 대표적 인사 실패…이재명은 대단”

이 전 대표는 민주당이 패배한 지난 대선과 관련, “윤석열 쪽의 비리 의혹은 증거가 나와도 검찰이 수사를 하지 않고 언론은 외면해 버린 반면, 이 후보는 아무런 증거가 없어도 의혹을 부풀렸다”고 주장했다. 또 윤 대통령의 당선에 대해서도 “왜 국민은 이런 사람을 선택했을까”라고 자문한 뒤 “부동산이라는 물질적 욕망이 깔려 있고, 의식도 보수화됐다”는 결론을 내렸다.

나아가 그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2019년 ‘윤석열 검찰총장’을 임명한 것 부터가 “대표적인 인사실패 사례”라고 말했다. 당시 여당인 민주당은 이해찬 대표 체제였고, 당시 민주당은 “‘국민과 함께하는 검찰’로 거듭나게 할 적임자인 윤 총장 임명을 환영한다”는 논평도 냈다.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중앙포토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중앙포토

한동훈 법무장관도 비판 대상에서 빠지지 않았다. 이 전 대표는 민주당의 대선 패배 원인으로 ‘보수적 엘리트 카르텔’을 지목한 뒤, “한동훈 같은 인물이 카르텔의 중심에 서게 됐다. 강남 3구 출신, 특목고 출신, SKY 대학(서울대ㆍ고려대ㆍ연세대) 출신이 공무원 사회의 주류를 이루게 됐다”고 말했다.

반대로 이재명 대표는 극찬했다. 그는 이 대표에 대해 “소년공으로 공장 다닐 때 야학 다닐 시간도 없었는데, 그러면서도 한 단계씩 극복해 나간 의지가 놀랍다”며 “다시 서민들, 노동자들 곁으로 돌아와 정치인으로 성장한 것도 대단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당은 이재명 중심으로 갈 수 밖에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2020년 1월 1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에서 열린 민주당 신년인사회 날 이해찬 대표와 이재명 경기지사가 인사하는 모습. 김경록 기자

2020년 1월 1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에서 열린 민주당 신년인사회 날 이해찬 대표와 이재명 경기지사가 인사하는 모습. 김경록 기자

“위성정당 창당은 실리 찾은 일”

이 전 대표는 자신의 과거 결정을 대부분 정당화했다. 2020년 총선 당시 비례 위성정당을 ‘꼼수 창당’한 데 대해 그는 “욕을 좀 먹더라도 실리를 찾아야 하는 것 아닌가, 그렇게 마음을 바꿨었다”며 “원칙은 아니지만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일”이었다고 강변했다. 그러면서 당시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에게 “누가 좋아서 비례정당 하느냐. 그냥 가면 당이 깨진다”고 설득했던 일화도 공개했다.

과거 노무현 정부 때 책임총리로서 이끌었던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도 그는 “정교하지 못한 부분이 있긴 했다”는 정도로 언급했다. 오히려 그는 2005년 DTI(총부채상환비율) 규제를 처음 도입한 것을 언급하며 “그렇게 묶어 놓았기 때문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그나마 최악을 피했다”고 주장했다.

“文, 정책 약해…김종인 데려온 건 패착”

정치권 인물평도 진영에 따라 갈렸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정말 괜찮은 사람”이라고 평가했고, 박근혜 전 대통령엔 “국정 철학 자체가 없었다”고 했다. 다만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해선 “정책은 좀 약한 측면이 있었지만, 진정성은 확실했다”고 공과를 나눠 적었다. 특히 ‘최저임금 1만원’ 정책을 콕 집으며 “학자 몇 사람 주장으로 정책을 짜면 안 된다”고 말했다.

견원지간이었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한 평가는 당연히 박했다. 2016년 김 전 위원장이 민주당에 영입된 데 대해 그는 “김종인 같은 인물을 데려온 것은 패착이다. 당의 정체성이 약해지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2020년 6월 3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당대표 회의실에서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과 인사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2020년 6월 3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당대표 회의실에서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과 인사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또 김종인 체제에서 치러진 20대 총선에서 자신이 공천 탈락한 것과 관련해선 “(당시) 문재인 의원이 공천심의위원에게 ‘탈락시키면 안 된다’고 얘기했다”며 “그 위원이 김종인에게 전달을 했더니, (김종인이) ‘내가 알아서 하겠다’고 핀잔을 줬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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